Struengmann Family, mRNA 치료제 개발 의지보고 1800억 투자
시리즈B 마치고 '네온 인수' 바이오엔텍, 화이자와 손잡고 '빅뱅'
바이오엔텍, mRNA 백신개발 성공 발판으로 파이프라인 빌드업

① 애브비-앨러간
② BMS-Medarex
③ 바이오엔텍

바이오엔텍(BioNTech)과 화이자(Pfizer)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 '코머나티(Comirnaty)'를 공동 개발해 2020년 세상에 내놓았다. 2020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긴급사용승인(EUA)을 한데 이어, 지난해 최초로 8월 코로나19 백신으로  정식 승인했다.

바이오엔텍은 2008년 터키 출신 독일 이민자인 우구르 사힌(Ugur Sahin) 박사와 그의 아내 외즐렘 튀레지(Ozlem Tureci)가 독일 마인츠에서 설립한 생명공학 기업으로 암 백신(Cancer vaccine)과 감염성 질환(Infectious disease) 치료제 개발에 10년 이상 집중했는데, 설립 이후 2017년까지 펀드 레이징이 없었다.

 

바이오엔텍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어디서 자본금을 마련했을까?

바이오엔텍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Struengmann Family Office가 등장한다. 당시 우구르 사힌과 외즐렘 튀레지 부부는 이들 투자자에게 mRNA 치료제 개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투자자는 이들의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에 매료돼 1억50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투자했다.

약 10년 동안 연구개발(R&D)에 집중한 바이오엔텍은 2018년 2억7000만 달러(약 32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바이오엔텍은 mRNA 기술을 보유한 모더나(Moderna)와 같은 유형의 바이오텍으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A 투자 라운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리즈A에는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만 참여했지만, 2019년 시리즈B 투자 유치 때는 전 세계 투자 업체들로부터 자금을 확보했다. 바이오엔텍은 3억2500만 달러(약 3910억 원)를 투자 받아, 유럽 바이오텍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민간자본 조달에 성공했다. 참고로 시리즈B 투자를 진행할 때, 한국의 미래에셋대우도 1500만 달러(약 18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오엔텍은 홍콩 자본의 투자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시리즈B 라운드 당시 홍콩 투자자로부터 받기로 한 9700만 달러(약 1160억 원)는 IPO(기업공개) 파일링 기간인 2019년 9월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현재 홍콩 내 지정학적 분쟁과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홍콩 투자 불발은 2018년 강화된 CFIUS(외국인투자위원회)의 중국 자본의 미국 바이오텍 지분 투자에 대한 심의 때문으로 추정된다. 

 

네온테라퓨틱스 인수로 사업 확장에 나선 바이오엔텍

어려움은 있었지만, 바이오엔텍은 시리즈A,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2019년 10월 9일(미국 현지시간) 나스닥 상장(IPO)에 성공했다. 바이오엔텍은 4억5000만 달러(약 5420억 원) 이상 공모금액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상장 당시 나스닥의 생명공학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높은 공모금액을 원했던 바이오엔텍의 희망은 물 건너갔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엔텍의 공모 규모 금액은 1억5000만 달러(약 1750억 원)로 기대에 훨씬 못미쳤다.

바이오엔텍은 나스닥 상장 이후 네온테라퓨틱스(Neon Therapeutics) 인수를 추진한다. 바이오엔텍은 2020년 1월 16일(미국 현지시간) 신항원 기반 암백신 및 CAR-T 치료제 개발 기업인 네온테라퓨틱스를 약 6700만 달러(약 800억 원)에 인수했다. 2020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당시 인수 소식이 발표됐고,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바이오엔텍 관계자는 "미국 진출 및 면역 치료제 파이프라인 강화를 목적으로 인수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엔텍 측에 따르면, T세포, 신항원 암백신 치료제를 개발하는 네온테라퓨틱스의 기술 흡수 및 상호 협력을 통해 면역 치료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엔텍 타임라인 정리. 출처=IPMS 발표 자료
바이오엔텍 타임라인 정리. 출처=IPMS 발표 자료

 

바이오엔텍, 화이자와 한배를 타다 

2020년 1월 바이오엔텍과 화이자는 COVID-19 mRNA 백신 개발에 대한 논의를 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그러나 3월 상황이 반전돼 바이오엔텍은 화이자와 협력해 COVID-19 mRNA 백신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텍 대표는 당시 COVID-19 관련 신문 기사를 읽은 후 개인적인 조사 끝에 팬데믹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다.

우구르 사힌 대표는 mRNA 백신 개발 시도에 나섰지만, 10년 이상 회사에 몸담았던 주요 임원들은 mRNA 백신 개발에 반대했다. 그러나 우구르 사힌 대표는 3일 만에 회사 주요 임원진을 설득한 끝에 'Project Lightspeed'를 추진했다. 바이오엔텍은 기존의 임상 시험과 다른 길을 걷는다. 여러 개의 백신 후보물질(Candidate)을 만들어 전부 전임상 단계에 진입, 가장 좋은 물질을 발굴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같은 프로젝트로 인해 바이오엔텍과 화이자는 1년도 안 돼 COVID-19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2021년 바이오엔텍과 화이자는 3억 도즈 분량의 백신을 생산했으며, 360억 달러(약 43조3600억 원) 규모의 COVID-19 mRNA 백신 매출액을 달성했다. 바이오엔텍과 화이자는 절반씩 나눠 가진다.

현재 바이오엔텍은 코로나19 mRNA 백신을 포함해 세포치료제, 항체, 저분자의약품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임상 2상에 진입한 5개의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

★이 원고는 IPMS 제약바이오분과 소속 김중규 면역학 박사, 경혜원 위벤처스 수석팀장, 노성환 박사의 도움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IPMS 제약바이오 분과

IPMS 제약바이오분과 스터디는 학기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모든 회원들이 발표 및 토론에 참여하는 자발적 모임이다. 2017년 봄학기를 1학기로 시작해 2021년까지 10학기를 진행했다. 바이오텍 서적을 교재로 라이선싱, 파이낸싱, 규제 등 산업계 전반적 이슈 스터디로 출발해 면역 항암제 주요 기술과 라이선싱 계약, 해외 바이오텍의 M&A 사례 등을 주제로 확장하고 있다. 이 스터디에는 산업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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