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대 선경 교수, 보건의로 R&D 포럼서 ARPA-H 도입 주장
미국서는 신약개발 R&D 혁신위해 국방부 산하 DARPA 설립
영국은 미국 DARPA 기관 벤치마킹한 ARIA 출범 예정

미국 고위험·고수익 연구 모델인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국방고등연구사업청)를 모티브로 한국판 ARPA-H(의료고등연구계획국)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경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개최한 '보건의료 R&D 연합포럼'에서 "우리나라는 근 몇 년간 제약바이오의 급성장을 이뤘지만 전 국민들이 체감하는 바이오헬스 R&D 결과는 없다"며 "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ARPA-H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신약개발 및 바이오헬스 R&D 혁신을 위해 국방부 산하에 DARPA을 설립해 지원하고 있으며, 이 DARPA 바탕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고위험·고수익 연구 모델이 ARPA-H다.

선 교수는 ARPA-H 같은 국내 고위험·고수익 연구 모델 구축을 위해 △3대 미션분야 집중 △관료주의 타파할 혁신지향적 거버넌스 구축 △DARPA형 혁신에 적합한 인재 섭외와 문화 조성 △미션 지향적 혁신 관리체계 △보건의료 특성 반영한 혁신 관점의 통합 특별법 등 5가지를 제언했다. 

국내는 이제야 논의가 시작되고 있지만 영국은 DARPA를 벤치마킹한 ARIA(Advanced Research and Invention Agency)를 출범한다. 첫 4년간 8억 파운드(약 1조 2000억 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인재와 문화가 중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영국 정부는 5년 임기의 ARIA CEO로 미국 DARPA 부국장 Peter Highnam을 선정했다.

영국 과학부 장관인 George Freeman은 "그의 풍부한 경험은 영국에서 가장 획기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방향을 이끌고 영국을 선도적인 혁신 국가로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선택은 2020년 코로나19 발발로 인해 기존 연구비 지원기관이 위험을 감수할 만한 연구분야에 투자하기 어려운 체계라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현지 연구자들은 수차례 연구비 신청과 동료 검토(peer review) 과정은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과제 검토자가 기존 과학 또는 기술의 합의를 벗어나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의견을 공유했다.

선 교수는 "특별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재정 구조"라며 "이번 코로나19 백신개발지원 추진경과만 보더라도 다른 국가들은 생산에 돌입할 시기에 우리나라는 기업 선정 단계였다. 이같은 관료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라도 한국판 ARPA-H는 꼭 설립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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