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급여확대 시점과 맞물려 재정분담 카드 추측
MSD, 15개 품목 최대 77%까지 자진인하

한국MSD가 DPP-4억제제 항당뇨병제 자누비아 등 15품목을 자진 약가인하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급여확대에 따른 재정분담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D는 자누비아와 에멘드캡슐, 테모달캡슐 등 15개 품목의 약가를 자진인하했다.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의 인하율은 6% 안팎이지만, 항구토제 에멘드캡슐 인하율은 35%, 항암제 테모달캡슐 인하율은 77%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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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 급여확대 앞두고 자누비아 등 약가인하

자누비아패밀리는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약 170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고, 에멘드캡슐은 약 120억원, 테모달캡슐은 약 180억원의 원외처방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총 2000억원에 달하는 제품들 약가를 자진해서 인하한 이유로 키트루다 급여확대에 따른 트레이드오프(Trade-Off)로 추측하고 있다. 

트레이드오프는 지난 2019년부터 언급되던 정부의 약품비 재정절감 방법 중 하나다. 특허만료 품목 등 기등재약의 약가를 조정해 절감한 재정을 고가 신약등재에 사용하는 것이다. 글로벌의약산업협회 등에서 신약의 빠른 급여등재를 위해 트레이드오프를 제안하기도 했다.

키트루다 4년만에 급여확대를 앞두고 있다. 폐암 1차치료에 급여가 적용되면 추가 소요재정이 약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재정분담안'을 두고 정부와 MSD간 협상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키트루다는 폐암 1차 치료 등 급여확대건으로 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을 마무리짓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르면 내달부터 키트루다를 폐암 1차 치료에 급여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누비아 약가인하시기가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MSD가 자누비아 등의 가격조정으로 신약인 키트루다에 투입되는 재정부담을 상쇄하는 트레이드오프 카드를 선택했다는 시선이다.    

오리지널 자누비아 약가인하에 제네릭 약가도 타격 

이 같은 상황에 다국적사는 물론 국내사들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MSD의 '자누비아'
한국MSD의 '자누비아'

앞으로 정부에서 급여등재를 위한 신약뿐 아니라 기등재약의 추가 약가인하를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국적사 마켓엑세스(MA) 담당자는 "고가의 신약을 가진 제약사들은 트레이드오프라는 협상 카드가 생긴 것이지만, 반대로보면 급여등재 대상 품목에 추가로 기등재약 가격조정 압박이 있을 수 있어 보인다"며 "회사마다 입장은 다를 것 같다"고 전했다. 

또다른 다국적사 관계자는 "자진인하 폭이 70%대라는 것이 급여등재 과정을 밟고 있는 회사나 급여등재를 해야하는 회사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사들은 자누비아의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 때문에 오리지널 자누비아의 약가인하로 제네릭 약가를 다시 산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 자누비아 약가인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으로 보인다"며 "키트루다 급여확대 재정분담뿐 아니라, 후발약 약가산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MSD측은 자누비아 등 자진약가인하 이유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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