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파킨슨병 발병 원인 연구결과 공개
에이비엘, 파킨슨병 후보물질 'ABL301' 기술이전

근본 치료법이 없는 파킨슨병 신약개발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은 지난달 5일 바이오융합연구부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건국대학교 생명공학과 최동국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파킨슨병의 발병과정과 예방·치료를 위한 전략과 방법을 체계화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중뇌의 흑색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소실돼 발생하는 신경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뇌졸중에 이은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힌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도 모르고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병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질환들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면서 전 세계 약 1000만명이 앓고 있는 파킨슨병은 제대로 된 신약이 필요한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연구진이 파킨슨병 발병 연결고리를 규명,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의 이상 증상으로 인해 올리고머(oligomer)와 같은 독성을 가진 단백질 응집체를 형성한다"며 "이러한 응집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는 물론, 뇌신경세포의 사멸을 초래해 파킨슨병을 일으킨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동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파시누클레인과 미토콘드리아의 상호작용 기전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신경변성질환의 이해와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법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파킨슨병 치료제 상황은 어떨까? 흥국증권의 제약바이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킨슨병의 표준 치료 약물은 1975년에 상업화된 레보도파·카비도파 복합제다. 50여년 간 여전히 표준 약물로 사용되고 있지만, 레보도파 복합제의 단점인 운동이상증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 시판되는 파킨슨병 치료제. 자료=분당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현재 시판되는 파킨슨병 치료제. 자료=분당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또한 다양한 파킨슨병 치료제가 시중에 나와있지만, 뚜렷한 효과가 있는 약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Datamonitor에 따르면, 전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규모는 2025년 67억 달러(약 8조43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빅파마들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애브비(AbbVie)다. 지난해 10월 애브비 측은 중증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약 후보물질 ABBV-951(Foslevodopa/Foscarbidopa) 임상 3상 시험에서 "경구용 레보도파·카비도파 약물에 비해 운동 변동 조절 능력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파킨슨병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에 대해 사노피와 10억6000만 달러(약 1조2720억 원) 규모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랩바디-B(Grabody-B)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CNS(중추신경계) 질환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의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 침투를 극대화시키는 IGF1R 타깃 BBB 셔틀 플랫폼"이라며 "ABL301은 이러한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파킨슨병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퇴행성 뇌질환 신약으로 BBB 셔틀 기반 플랫폼 기술과 이를 활용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중 ABL301은 사노피에 기술 이전돼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전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면역항암제 신약 그랩바디-T와 그랩바디-I를 기반으로 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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