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영향, 진료 영역은 원격협진 등 분야서 활용 전망

2022년 1월 새 해 주요 대형병원들의 신년사에는 공통적으로 의료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또한 지난 1월 20일에는 정부도 메타버스 신사업 선도전략을 발표하였고 이 전략에도 의료 분야가 포함 되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였고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거대 IT 테크 기업들에서도 메타버스 영역 확대를 위한 발표들을 계속하고 있다.

 

2022년 메타버스는 왜 핫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의료 분야에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을 이용한 치료와 교육 및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이용한 수술/시술 가이드는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시도된 영역이다.

다만 최근 HMD(Head Mounted Display), 햅틱 등 장비의 경량화와 가격인하, 컴퓨팅 및 네트워크 향상을 통하여 이전과 달리 특정 질환이 아닌 의료 전 분야에서의 시도와 가상현실 의료 플랫폼 구축을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하여 비대면 회의, 비대면 진료의 사용자 경험은 가상현실을 포함한 메타버스 단어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줄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에서 의료 메타버스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초월, 가상이라는 뜻의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인 것처럼 의료 메타버스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가상 세계 내의 의료 생태계, 의료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고 하는 개념의 정립도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은 용어 그대로 디지털 쌍둥이 개념으로 주로 공학 시뮬레이션에서 시도되었다.

정부 메타버스 신사업 선도 전략 중

의료에서는 실제 환자의 생물학적 정보, 활력 징후, 병력 등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일종의 가상 환자를 만들고 이를 이용하여 진단, 예측, 치료까지 활용하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아직 의료 분야의 메타버스는 이제 개념을 정립하고 시도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의료 영역을 의료인과 환자 교육, 진료, 연구로 나눠서 본다면 현재는 가상 현실 기반의 의료인과 환자 대상 교육이 제품화 형태로 나와 있고 가장 많은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뒤를 이어서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가상 환자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가상현실 기반 회사들과 협업을 통하여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및 메타버스 진료로의 확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의료인 교육에서 먼저 메타버스가 시도된 이유는 진료와 달리 의료법 등의 규제에서 자유로운 영역이고 이전에도 마네킹 등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교육,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시술, 수술 교육이 시도된 영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 19 팬데믹 때 의료인 대면 교육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상 현실 기반 교육의 필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2021년 9월에는 한국의 대형 병원들과 영국 병원들간 메타버스 내 교육 및 진료 등을 협업하고 논의하는 세계 의료 메타버스 협의체가 출범하였다. 한국에서는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을 주축으로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MDA)가 2021년 12월 출범 하였다. 출범식 때 게더 타운이라고 하는 범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여 의대생의 실습 교육과 비대면 진료 시연을 보여주었다. 2022년 1월에도 서울의대 교수들을 주축으로 의료 메타버스 연구회가 출범하는 등 지속적으로 학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메디칼 아이피, 애니메디 솔루션 등의 기존 3D 프린팅 업체들 뿐만 아니라 뉴베이스, 퍼펙트 스톰 등의 VR 업체들이 관련 제품들을 늘려 나가고 있다

제품들은 HMD를 이용한 가상현실 기반의 해부학 교육부터 간호 술기 교육, 시나리오 기반의 응급 상황 대처 시뮬레이션, 코로나 19 이후 사용성이 증가된 의료기기 작동 교육(고유량 산소 요법, 인공호흡기, 에크모(ECMO))까지 다양하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연구 영역은 디지털 트윈을 중심으로 한 가상 환자 개발과 이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기술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도 2022년 4월 경 디지털 트윈을 의료에 이용한 메디칼 트윈 기술 개발 사업을 공고할 예정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가상환자를 이용한 신약 개발 기간 단축 및 수술 및 시술 방법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코로나 19 팬데믹 때 제약사들 간 활발한 논의 및 시도되었던 분산형 임상(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도 메타버스 내에서 눈 여겨 볼 연구 관련 영역이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는 개념에서 확장하여 임상 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들의 디지털 트윈을 통하여 임상 시험의 결과들을 빠르게 예측하는 단계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분야는 2022년 1월 미국 FDA에서 임상연구 데이터의 디지털 기기를 통한 원격 수집이 가능하게 한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어 관련 논의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진료 영역은 의료법 등의 규제로 인해 가장 늦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는 영역이다. 실제 의료인-환자보다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병원 내 의료인 간의 원격 협진, 병원과 병원들의 의료인 간의 원격 협진, 해외 의료인 간의 협진이 먼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

주로 국내 병원의 해외 환자 유치 및 고난이도 수술 및 시술 교육 등이 이를 통하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허용되어 원격 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오히려 메타버스 가상 현실 공간을 이용하여 규제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모습 또한 보이고 있다.

규제의 제한이 있긴 하지만 식약처에서는 가상, 증강현실 의료기기들이 늘어나다 보니 2018년에 이어 2021년 4월에도 가상, 증강 현실 의료기기의 허가, 심사 가이드 라인 개정안을 발표하는 등 기술의 발전에도 같이 대응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료 메타버스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 보았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의료 교육 영역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부터 시작하여 연구, 진료 영역까지 전세계적 흐름에 뒤쳐지지 않게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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