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간암의 날
고광철 대한간암학회장 "1년 2번, 2가지 검진으로 예방"
여전히 높은 발병률... 절반 이상은 한, 중, 일에서 발생

"만성간질환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그 때문에 고위험군에서 1년에 2번, 간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 이 2가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매년 2월 2일은 '간암의 날'이다. 1년에 2번, 2가지 검진(간초음파검사,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으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대한간암학회'가 2017년 제정했다. 

대한간암학회는 간암의 진료와 연구에 매진하는 의사들의 학술단체로 1999년 설립됐다. 대한간암학회는 '간암 연구를 선도하고, 지식과 정보 교류의 장을 제공함으로써, 간암 정복을 위한 근거와 지침을 제시해 국민 건강에 앞장선다'는 사명 아래 간암에 대한 근거 중심의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간암의 표준화된 진료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광철 대한간암학회장(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히트뉴스와 만나 간암의 날 제정의 이유와 간암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하고 향후 간암 치료제 발전 가능성을 소개했다.  

고광철 대한간암학회장(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고광철 대한간암학회장(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 국가검진으로 예방 가능한 '간암'...적극적 참여 필요하다

지난해 7월부터 대한간암학회장이신데, 임기 중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간암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절반 이상의 환자가 우리나라, 중국, 일본에서 발생합니다. 국내에서 매년 발생하는 1만 5000건의 사례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미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됩니다. 따라서 간암은 아직도 발생률과 치사율 면에서 국민 보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이며 시급한 해결 과제입니다.

하지만 최근 혁신적인 전신치료제들이 속속 도입되면서 간암 치료에 큰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대한간암학회가 학제적 접근에 근거한 새로운 간암 치료 지침을 확립하는 한편, 이에 대한 연구자들의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리더 육성의 디딤돌이 되는 것이 이번 임기의 목표입니다.

 

1년에 2번 2가지 검사를 강조하셨는데 어떤 검사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예방 효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간암은 90% 이상이 B형간염, C형간염 및 간경변증과 같은 기저 간질환이 있는 분들에게서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분들을 소위 간암의 고위험군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무료검진사업으로 간암 고위험군 대상, 만 40세 이상부터 1년에 2번, 간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무료 검진사업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대한간암학회에서는 간암의 위험성과 무료검진사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고위험군에서 간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이를 통해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1년에 2번, 2가지 검사를 받자는 뜻에서 매년 2월 2일을 간암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간암의 날 준비하고 있는 행사나 캠페인이 있을까요? 

아쉽게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기존의 대면 행사는 불가피하게 중단됐습니다. 올해는 기념식과 공개강좌 대신 라디오 방송과 지면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뵐 예정입니다.

올해의 주제는 '바이러스 간염과 대사성 질환'입니다. 현대인의 병이라 불리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은 그 자체의 합병증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서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간암 사망률을 높인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게 대사성 질환 관리와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합니다.

 

간암은 타 암종 대비 연구가 아쉽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현재 간암 관련 주요 임상 또는 연구 중인 사례가 궁금합니다.

간암은 여전히 발생률이 높고 전체 암종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2위, 40~50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활발한 시기에 사망률 1위로 중증도가 높은 치명적인 암입니다. 말씀처럼 과거에 간암은 고아암으로 불렸는데, 간암 발생률이 비교적 낮은 선진국에서 간암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진행성 간암의 치료제인 전신항암제 분야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2008년에 소라페닙(제품 넥사바)이 진행성 간암의 1차 치료제로 처음 승인된 이래 한동안 소강상태이던 전신항암치료 분야에서 2017년 레고라페닙(제품 스티바가)을 필두로 연달아 분자표적치료제 및 면역관문억제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아테졸리주맙(제품 티쎈트릭), 베바시주맙(제품 아바스틴)의 병용요법은 소라페닙 대비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돼 새로운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아직도 간암 치료제 중 상당수가 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고가라는 이유로 간암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합니다.

 

이번 간암의 날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대부분의 간암은 만성간질환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기 때문에 만성간질환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간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성간질환의 주요 원인인 B형, C형 바이러스 간염, 간경변증의 관리와 함께 대사성 질환의 예방과 관리에도 소홀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2월 2일 간암의 날을 맞아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고위험군에서 1년에 2번, 간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 이 2가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2. 정체기 극복하고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간암 치료제 시장

최초 간암 치료제로 허가받은 바이엘 '넥사바'

바이엘, 넥사바
바이엘, 넥사바

국내에서 넥사바는 2008년 3월 간세포성암에 대한 효능효과로 허가받았다. 넥사바는 최초의 경구용 간암치료제로 간암 치료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 간암 이외 적응증으로 이전 cytokine 치료에 실패 경험이 있거나, 이러한 치료 요법이 적절치 않은 진행성 신장세포암, 방사성 요오드에 불응한 국소 재발성 또는 전이성의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 등이 있다.

현재 넥사바는 대규모 임상 및 다른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가 정리한 '2018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전신 항암 치료제 중에서 유일하게 A1 권고등급으로 포함돼 있으며 암 학계에서 활발히 인용되는 2019년 NCCN 가이드라인 version 2에서도 Child-Pugh Class A 환자 대상 Category 1으로 권고되고 있는 1차 전신 항암치료제이다.

진행성 간세포성암 환자에서 넥사바의 효과와 안전성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SHARP 연구에서 넥사바는 위약 대비 생존율을 44%까지 높이는 등 OS(전체생존기간) 및 TTP(증상 진행까지의 시간)의 유의한 개선을 입증했으며,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AP 임상에서도 위약 대비 생존율을 47%까지 연장시켜 지금까지도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10년 만에 등장한 1차 치료옵션 뉴페이스, 에자이 '렌비마'

렌비마(성분 렌바티닙)는 에자이가 자체 개발한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국내에서 2018년 8월 절제불가능한 간세포성암 환자의 1차 치료 효능효과로 허가받았다. 렌비마는 넥사바 외에 대안이 없던 진행성 간세포성암 1차 치료에 있어 10년만에 등장한 1차 치료옵션이다.

에자이, 렌비마
에자이, 렌비마

'2018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렌비마는 Child-Pugh class A의 간기능과 ECOG 0-1의 양호한 전신상태를 가지고 종양면적이 전체 간의 50% 미만인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국소 림프절, 폐 등의 간외전이가 있는 경우 △Vp3 이하 간문맥침범이 있는 경우 △또는 다른 치료법들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진행하는 경우 렌비마 치료를 A2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렌비마는 REFLECT 3상 임상연구를 통해 대조군인 소라페닙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의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mRECIST에 따른 독립적 눈가림 영상 판독 기준 약 41%의 반응률을 확인하면서 기존 10%대이던 간암의 치료 반응률을 3배 이상 끌어올린 치료제로 2021년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version 5에서 Child-Pugh Class A 환자 대상에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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