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두통의 날
조수진 대한두통학회장 "병원 한번 방문하는 게 필요해"
"군발 두통 산소치료, 한중일 가운데 우리만 급여 안해"
CGRP 억제제, 앰겔러티·아조비 편두통 환자 가능성 될까

 

"두통도 병이다. 집에서 약 먹으면 낫는데 왜 병원에 가야하죠?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변화돼야 한다. 두통이 생기면 병원에 한번 방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첫 번째로 강조하고 싶다."

오는 23일은 '두통의 날'이다. 두통의 날은 대한두통학회가 두통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정보와 치료법을 전달하기 위해 지정했다. 대한두통학회는 해마다 이날을 맞아 두통 환자 수기를 작성하는 '두통이야기'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수작을 선정해 두통이란 질환의 실제 모습을 공유하고 있다.

대한두통학회는 2001년 설립돼 춘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환자 교육용 홈페이지를 별도로 운영하며 대국민 홍보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은 히트뉴스와 만나 올해 학회 계획과 두통 질환의 인식 개선 방향을 소개했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학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학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1.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두통에 대한 관심

두통은 약국에서 진통제 먹는 게 전부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가장 먼저 변화돼야 할 점은 '두통은 집에서 약 먹으면 낫는데 왜 병원을 가야 하죠'라는 생각입니다. '두통이 생기면 병원에 한번은 방문해야 한다'가 첫 번째 생각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두통학회가 처음으로 진행한 캠페인이 '두통도 병입니다'에요. 이어서 '한 달에 8번 아프면 만성 두통의 증후입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이렇게 두통을 병이라는 인식과 횟수를 제시해 최종적으로 두통도 병이니까 두통이 있으면 병원에 오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고통을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환자가 조기에 치료받아 두통 걱정없이 삶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올해 두통의 날 준비한 행사나 캠페인은 뭔가요?

편두통은 심하면서 흔한 두통, 긴장형 두통은 대부분 사람이 겪는 아주 흔한 두통, 마지막으로 군발 두통은 고통이 매우 큰 심각한 두통입니다. 이 3가지를 대표적 두통이라고 말합니다.

군발 두통의 경우 극심한 고통을 겪기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이 굉장히 낮습니다. 군발 두통에 효과적인 치료는 산소입니다. 100% 산소를 대략 10L 이상 흡입하면 두통이 15분 내에 좋아질 확률이 70~80%입니다.

하지만 이 치료는 우리나라에서 급여가 안 된 상황입니다. 국내 군발 두통환자는 2만여 명 수준으로 비교적 희귀하지만 희귀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보험 당국 기준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중에서 산소 치료가 급여가 아닌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8년째 계속 급여화를 시도 중입니다. 이번 선거 캠프에도 건의했고 이번 두통의 날을 맞아 더욱 홍보하려 합니다.

 

대한두통학회는 지난해 추계학술대회 때 '2021 편두통 진료지침'을 발표했는데, 무엇이 변화됐나요?

새 진료지침에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억제제 계열 약제들이 추가됐습니다. CGRP는 누구에게나 있는 정상적인 세포지만 이것이 편두통 환자에게 더 많고 또한 편두통 질환 악화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약제인 CGRP를 소개했습니다.

CGRP 개발 이전에는 정확히 편두통만을 위해 개발된 약이 없었습니다. CGRP 약제가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첫 치료제로 전 세계적으로 릴리 엠갤러티(성분 갈카네주맙), 한독테바 아조비(성분 프레마네주맙), 노바티스 에이모빅(성분 에레누맙), 룬드벡 바이엡티(성분 엡티네주맙) 등 4가지 약제가 승인됐고 국내에서는 이 중 앰겔러티와 아조비 이 두 약제가 승인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편두통만을 위한 예방 약제가 새로 생겼기 때문에 기존 약제들의 필요성하고 새로운 약제들의 장단점들을 포함해서 진료지침을 발간했습니다.

 

국내 약제는 허가만 받았고 급여는 안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통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편두통 환자는 삶의 부담이 큽니다. 국내 인구 중 7분의 1일이 편두통을 겪는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다만 편두통 환자가 겪는 발병의 주기나 고통의 크기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질병이 큰 환자는 정말 큰 고통을 호소합니다. 치료제가 없는 것보다 비싸더라도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현실을 본다면 편두통 환자를 위한 급여는 진행돼야 합니다.

물론 급여를 위해 편두통의 정확한 진단과 질병 부담의 측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위해 두통학회에서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진료 과정의 체계화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진단의 정확성과 질병 부담의 측정 두 가지 모두 수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진단은 보더라도 질병 부담을 측정할 수 있는 행위에 수가 작업이 선행돼야 제대로 된 급여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두통학회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을 통해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큰 진보가 있지 않아 앞으로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편두통 환자의 CGRP 급여등재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그 과정에서 편두통 환자에 대한 부담을 국민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또한 사회와 정부가 편두통의 질병 부담을 잘 이해해 편두통 환자의 무거운 삶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행동하는 학회가 되겠습니다.

#2. 편두통 환자의 새로운 가능성이 된 CGRP 약제

CGRP 약제의 포문연 릴리 '앰겔러티'

CGRP 치료제 '앰겔러티'
CGRP 치료제 '앰겔러티'

앰겔러티는 2019년 9월 성인에서 편두통의 예방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허가받았다. 또한 부하용량으로 240mg(120mg씩 2회 연속 피하 주사)을 1회 투여하고, 이후 월 1회 120 mg을 피하 주사하는 주사제다. 현재 앰겔러티는 영국,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OECD 국가에서 급여 등재돼 있다.

앰겔러티는 임상 연구들을 통해 '삽화편두통', 증상이 더 중한 '만성편두통', 기존 치료에 2-4번 실패한 '난치성 편두통' 환자에게서 월 평균 편두통 발생 일수 감소와 삶의 질 개선 등 효과를 입증했다.

연구 결과 앰겔러티 120mg군에서 월 편두통 발생일수를 평균 4.1일(p<0.0001) 감소시켰다. (위약군 1일 감소) 또한 이번 연구는 50%, 75%, 100% 반응율과 MSQ-RFR 평가척도 개선 등 주요 2차 평가 결과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두 번째 허가된 한독테바 '아조비'

아조비는 2021년 7월 앰겔러티와 같은 적응증으로 허가받았고 용법용량의 경우 앰겔러티와 달리 1회 225mg을 1개월 간격 또는 1회 675mg(225mg 3회 연속)을 3개월 간격으로 피하 주사한다.

아조비는 2000명 이상의 '삽화편두통' 및 '만성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HALO EM/CM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아조비는 분기별 및 월별 투여군 모두에서 월간 편두통 발생일수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또한 월간 평균 편두통 발생일 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 역시 위약군에서는 27.9%에 그쳤지만, 월 투여군에서 47.7%, 분기 투여군에서 44.4%로 더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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