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별로 K제약·바이오산업 분석한 묵현상 KDDF 단장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BIG5' 기업, R&D 투자 비용 1500억↑
동아ST, 일동제약, JW중외제약은 연구개발 자금 유입형 모델
동국제약, 제일약품, 보령제약은 파머징 진출 모델로 성과내
출구로 IPO만 떠올리는 바이오벤처, 라이선싱 모델 현실적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는 전략으로 플랫폼 기반 라이선싱 모델이 바람직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2021 바이오 혁신 성장대전'의 바이오 미래포럼에서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묵현상 단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약기업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묵 단장은 국내 제약사를 △선진시장 진출모델(그룹1) △연구개발 자금 유입 모델(그룹2) △파머징 진출 모델(그룹3)로 구분했다.

그룹1에 해당하는 제약사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등 모두 매출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의 R&D 투자 비용은 약 1500억 이상을 웃돈다.

그는 "그룹1에 해당하는 5개 기업은 투자금액이 높기 때문에 임상 3상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 일본 다케다제약과 미국 애보트는 합작투자를 통해 선진시장에 진출했다"며 "국내 기업들도 다케다처럼 공동개발을 통한 합작회사를 설립해 선진시장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국내외 바이오 벤처 물질을 라이선스 인(License In) 해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개발 자금 유입 모델(그룹2)에 해당하는 제약사로는 동아ST, 일동제약, JW중외제약이 있다. 그룹2에 해당하는 기업 모두 매출액이 약 6000억 원에 가깝지만, 연구개발 자금으로 투입한 비용은 1000억 원이 채 안 된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아이디언스를 설립, 약 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벤처 기업이라서 가능했던 일이었다. 자회사를 설립해 벤처캐피탈 자금을 유치하는 또다른 사례로 미국의 로이반트 사이언스(Roivant Sciences)를 들 수 있다. 

파머징 진출 모델(그룹3)도 눈에 띈다. 여기에 해당하는 기업이 동국제약, 제일약품, 보령제약이다. 이들 기업은 신약 개발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식되지만, 보령제약은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물이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다.

그는 "보령제약의 카나브는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 부문에서 약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카나브가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약효를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그룹4에 해당하는 중소 제약사는 저가의 제네릭을 생산해 시중에 판매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벤처 기업에 대해 그는 "벤처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자금을 이용해 어떤 시장으로 진출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플랫폼 기반 라이선싱 모델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그는 "국내 대다수 바이오 벤처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엑시트(Exit) 수단으로 IPO(기업공개)만 떠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연속되는 라이선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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