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ㆍ고품질ㆍ고속도" 세 마리 토끼 다 잡아

설립 10년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는 세계 무대에서 반도체처럼 초격차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 수탁개발생산조직)로 우뚝 서겠다 것이 목표이자 비전(vision)이다.

5~6공장 신축으로 현 최강자인 스위스의 '론자(Lonza)'를 제치고 세계 바이오의약품 생산물량의 50%를 차지하면 삼바의 꿈은 실현된다. 이렇게 되면 롤모델(role model)로 삼고 있는 세계 최고ㆍ최대의 반도체 CMO업체인 대만의 TSMC 기업가치(현재 500조원 내외)와 엇비슷한 정도가 될 것으로 삼바는 추산하고 있다. 

삼바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507억여 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64.2%나 뛰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조1237억 원에 달함으로써 올해 국내 제약업계 매출 선두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매출액 중 87%가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글로벌 빅파마들과 맞장 떠 올린 것이어서 더욱 값지게 보인다.

3분기 영업이익은 1674억여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196.1%나 늘어났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무려 37.1%로 산출됐다. 국내 제약업계 평균 수준이 7~8%밖에 되지 않는 상황인데 말이다.     

삼바가 10년 전 창립 시 밝힌 2020년 매출액 목표가 1조8000억 원이었던 점을 새삼 상기해 보면, 삼바의 미래를 꿰뚫어 보는 혜안의 정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삼바가 탄생된 2011년 전후 무렵,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다수 여론은 상당히 회의적이고 부정적이었다.

대부분이, △삼성이 뭐가 부족해서 왜 셀트리온을 따라 하나? △아무리 삼성이라 해도 바이오 분야에선 '초짜'가 아니냐? △가전제품과 휴대폰이나 반도체 등을 만들던 삼성전자가 전혀 다른 생태계에 속하는 바이오의약품을 제대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해서 너도나도 이 시장에 성급히 뛰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높은 개발비와 생산 역량 및 노하우 부재, 긴 기반시설 구축기간, 국제 허가 및 심사기준 등 미비, 그리고 국제 영업망 확보의 어려움 등 간과할 수 없는 현실적 난관이 클 것인데, 아무리 삼성전자라 해도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까? △미국의 화이자나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 등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바이오의약품 장벽이 그렇게 쉽게 뚫리겠느냐? 등등과 같은 의문과 우려였다. 

중소 바이오제약사들은 우수 전문 경력자들의 삼바 유출과 국내에 얼마 안 되는 바이오 관련 전문 인재들에 대한 삼바의 싹쓸이로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제네릭과 도입상품 등을 중심으로 매출액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던 대형 제약사들은 대부분 기대와 환영 일색이었다. 

그 이유가, 자신들의 주된 사업영역과 경쟁 관계가 없으며 세계 제약업계의 변방인 우리 한국을 글로벌 시장에 알 릴 수 있는 가교역할을 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것이, 모 유력 전문지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 알려졌다. 업계를 리드하는 대형 제약사라면 우리나라가 제약 변방에 있음을 오히려 부끄럽게 생각하고 당연히 자신들이 앞장서서 세계시장을 개척해야 될 텐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삼성 같은 대 재벌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바이오의약품 CDMO를 선택한 것은 그 분야가 가까운 미래에 아주 큰 불루오션(Blue Ocean)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을 텐데, 매출액 상위권 제약사들은 동아쏘시오를 제외하고는 그 방면에 별 관심들을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서 맨 처음 그 시장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 본 기업은, 삼성그룹보다도 근 10년이나 앞서 그 낌새를 감지한 셀트리온 뿐이었다. 

오늘을 보면, 삼바에 대한 저러한 의문과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인재 유출로 인해 중소바이오제약사들이 위기에 몰렸다는 공개적인 소식도 전해진 것이 없다.

바이오의약품 수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성공의 3대 핵심 요소는 '▷대규모 생산능력 ▷제품의 고품질(high quality) ▷수탁 서비스의 발 빠른 속도'라 할 수 있다. 삼바가 창업 고작 10년 만에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시장에서 선두 대열에 급부상할 수 있었던 데는 3가지 핵심 요소를 불과 몇 년 만에 다 잡은 '3박자 전략' 때문으로 분석된다.

2023년 4공장(25만6000L)이 완공되면 삼바의 바이오의약품 총 생산능력(capacity)은 단연 세계 최대 규모인 '62만L'가 된다.

삼바는 세계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자체 개발 세포주 '에스 초이스(S-CHOice)'와 CDO 플랫폼인 '에스 셀러레이트(S-Cellerate)'를 개발해 냄으로써, '품질과 속도'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이를 통해 삼바는 세계 CDMO 시장에서 초격차를 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삼바는 그동안 자체 세포주가 없어 타사의 세포주를 받아야 했지만 에스초이스 개발 성공으로 독자적인 CDMO 체계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세포주란 온도ㆍ습도ㆍ양분 등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주면 무한하게 증식하는 세포다. 세포주는 항체 의약품을 만드는데 기초적인 재료가 된다. 

삼바의 에스초이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세포주보다 빠른 속도로 훨씬 많이 번식하며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포 분열 시간도 기존 세포주는 24시간가량 걸리는데 에스초이스는 18~20시간으로 단축된다. 삼바가 최근 도입한 최신 세포 배양기 '비콘(Beacon®)'으로 배양하면 불과 3개월 만에 세포주를 개발해 낼 수 있다. 기존 세포주를 활용한 업계 평균 4개월보다 1개월이나 빠른 속도다.

에스초이스는 세포발현량도 타사 세포주 대비 두 배가량 높다. 에스초이스의 세포발현량은 개발 직후 기준 리터당 7그램 타이터(titer·배양액 속 항체량 수치화) 이상인 반면 대부분의 타사 세포주의 경우 상업 생산 시점 기준 리터당 약 3~4그램 타이터 수준에 불과하다.

에스초이스의 생존기간은 유가배양(流加培養, Fed-batch culture) 21일까지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업계 평균 14일보다 1.5배 더 길다. 세포주의 생존기간과 생존율이 길고 높을수록 대량생산에 투입될 고품질의 세포주를 보다 더 잘 선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생산성이 높아지게 된다.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는 CDO(수탁개발) 가속 플랫폼이다. 그동안 응축된 삼바의 노하우(Know-how)와 전문성 및 혁신기술 등이 집적된 CDO 플랫폼이다. 각 개발 단계별로 최적화ㆍ표준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험계획 신청(IND)까지 빠르면 9개월에 가능하다.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는 2가지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S-Cellerate to IND 플랫폼 서비스'다. 초기 세포주 개발, 생산 공정 및 분석법 개발, 비임상 및 임상 물질 생산, 임상시험계획신청(IND)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또 하나는 'S-Cellerate to BLA 플랫폼 서비스'다. 후기개발단계(late-stage)에서 공정특성확인(Process Characterization, PC) 및 공정성능 적격성평가를 거쳐 상업용 판매를 위한 품목허가신청에 이르는 플랫폼 서비스다.

이러한 삼바의 CDO 서비스는, 바이오제약사가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시료 생산, 상업 목적 대량 생산까지 삼바 한 곳에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받아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한국 바이오제약업계의 총대를 멘 삼바의 거침없는 질주가 국민 먹거리를 위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계획대로 삼바의 바이오의약품 CDMO 세계시장 점유율이 2030년 30%, 2035년 50%이상 성취될 것을 고대한다.

참고 자료
1.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컨퍼런스 'CPhI 2021' 2021.11.9.~11. 이탈리아 밀라노. 삼성바이오     로직스의 기자회견 자료
2. 세계 유망 바이오산업 컨퍼런스 '바이오 프로세스 인터내셔널 (BioProcessInternational,     BPI)' 2021.9.20.~23. 미국 보스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S-Cellerate' 관련 발표 자료
3.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에스초이스(S-CHOice) 공개 온라인 행사 자료
4. 히트뉴스 '빅3 바이오 3분기 실적~' 기사(2021.11.11.) 및 금감원DART 공시 자료
5. 삼성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6. 전문 저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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