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유전변이 해석 기술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 AI로 기존 진단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30대 중반 호기롭게 창업했던 회사를 접어야 했다. 절치부심하며 1년 6개월 간 몸 담았던 마크로젠에서 그는 유전체 기반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로 또 한번 창업에 나선다. 주로 유전자 기반으로 진단이 이뤄지는 희귀질환에 초점을 둔 쓰리빌리언을 창업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금창원 대표를 만나 쓰리빌리언 창업 과정부터 IPO 이후 계획까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로 유전자를 기반으로 진단이 이뤄지는 희귀질환에 초점을 둔 쓰리빌리언을 창업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금창원 대표를 만나 쓰리빌리언 창업 과정부터 IPO 이후 계획까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로 유전자를 기반으로 진단이 이뤄지는 희귀질환에 초점을 둔 쓰리빌리언을 창업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는 금창원 대표를 만나 쓰리빌리언 창업 과정부터 IPO 이후 계획까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크로젠에서 초기투자를 받아 쓰리빌리언을 창업했다고 알고 있어요. 마크로젠에서 어떤 업무를 맡으셨어요?

마크로젠은 유전질환에 대한 신생아 스크리닝 검사, 보인자 검사를 할 수 있는 진단 서비스 및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 했습니다.

 

쓰리빌리언은 AI 기반 유전자 변이를 해석해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모델을 갖고 있잖아요. AI를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어떻게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한 환자의 20,000여개 전체 유전자에서 발견되는 유전 변이 중 유전 질병과 상관성이 알려진 변이는 전체의 5% 내외 입니다. 나머지 유전 변이들은 유전 질병과 상관성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유전자 기반으로 진단을 할 때, 발견되는 유전 변이들이 질병울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유전변이인지를 판별해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렇게 질병과 직접적으로 상관성에 대한 근거가 없는 유전자 변이를 해석하는 도구(tool)로써 AI가 효과적으로 활용됩니다.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학습시켜 질병과 상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유전변이들 까지 질병을 유발할 병원성이 있을지를 빠르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유전체 빅데이터와 AI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간 유전체는 30억개 DNA로 구성되어 있고, DNA 하나가 바뀌는 SNP 만 하더라도 90억개가 가능하고, InDel, 구조 변이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무한대 종류의 유전 변이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까지 유전변이와 질병의 상관성에 대해 알려진 변이는 겨우 100만개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기존 데이터를 기준으로만 진단을 하겠다고 한다면, 필요한 숫자의 데이터가 근시일 내에 채워지기 어렵습니다.

근거 없는 유전 변이를 해석할 수 있는 기술력이 유전 진단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일 수밖에 없고, 또한 AI 기술이 필요한 이유가 됩니다. 쓰리빌리언은 AI를 기반으로 어떤 유전 변이든 질병과 상관성을 해석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유전 질병 진단율을 높이는 기술을 확보한 것이죠.

 

쓰리빌리언이 AI를 활용해 어떻게 희귀질환 관련 유전자 변이를 해석하는지 좀더 상세히 알고 싶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유전체(genome)를 해독하는 과정입니다. 약 2만여개 모든 인간 유전자의 DNA 염기 서열을 읽어내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모든 유전자의 염기 서열 해독을 하고 나면 전처리 과정을 통해 표준 유전체 지도와 다르게 환자의 유전체에서 특이하게 발견되는 유전 변이를 가려내는 과정을 거쳐 전체 2만개의 유전자에서 약 10만개의 유전변이를 추려내게 됩니다.

발견된 10만여개의 유전 변이 각각은 유전자의 기능에 이상을 발생 시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성 변이( Pathogenic variant) 인지 판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때 쓰리빌리언이 구축한 인공지능 유전변이 해석 시스템이 활용 됩니다.

동시에 환자가 가지고 있는 증상이 알려진 7000여개의 유전 질병과 상관성이 있는지를 인공지능 시스템이 검정하게 되고, 최종적으로 환자에게서 병원성 유전변이가 발견되고, 해당 유전 변이가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의 증상이 환자의 증상과 일치하는 경우 해당 질병에 대한 원인 유전변이로 결과를 통보하게 됩니다.

변이 해석 부터 최종 진단에 이르는 변이 해석 과정은 평균적으로 20-4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쓰리빌리언에서는 인공지능 시스템의 도움으로 평균적으로 이 과정을 5분 내외로 완료해 내고 있습니다.

 

쓰리빌리언처럼 희귀질환에 초점을 맞춰 유전체 해석을 하는 기업이 또 있나요?

미국의 인비테(NVTA)와 독일의 센토진을 대표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인비테나 센토진은 우리나라의 녹십자 의료재단과 같은 곳인데요, 다양한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그 중 하나의 제품이 저희 제품과 같은 목적의 제품입니다. 쓰리빌리언은 희귀유전질병 진단 하나에만 포커스 하고 있고, 이 부분에 기술적 차별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려고 합니다.

아직 희귀유전질병 진단에 글로벌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는 주요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 쓰리빌리언이 이 분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쓰리빌리언은 진단과 디지털헬스케어가 접목된 회사인데,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I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창업해 초기 자본이 (다른 연구시설이 있어야 하는 회사 대비) 덜 들었습니다. 순차적으로 투자를 받아 실험실(Lab)을 구축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시리즈 A까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당시 쓰리빌리언을 믿고 투자해 준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 입니다. 시리즈 A 이후에는 약속한 마일스톤들을 잘 달성해 낸 덕에 순조롭게 투자를 받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4월 시리즈 C까지 약 290억원을 유치하셨네요.

사업 초기에 투자자를 사로잡을 wow factor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쓰리빌리언의 Wow factor 로 내세운 것이 '유전 질병 7000개를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었습니다.

"쓰리빌리언의 차별화 포인트는 '유전자 7000개를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 확보'였어요."
"쓰리빌리언의 차별화 포인트는 '유전자 7000개를 한번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였어요."

 

최근 상장 분위기가 경색됐다고 하는데도 기술성평가를 비교적 순조롭게 통과하셨네요. 비결이 있으신가요?

기술력에 대해 논문, 특허 등 근거들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인정 받을 수 있었고, 2021년 들어 분기별로 성장하고 있는 매출로 사업 성장 잠재력을 인정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이 주효 했다고 생각하는데, 최근의 흐름을 보면, 운도 많이 따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상장이 된다면, 조달된 자금으로 사업을 어떻게 확장해 나가실 건가요?

글로벌 인증이 곧 완료가 되는데 상장 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주요 국가에 브랜치를 설립하고, 각국의 보험 커버 제품으로 저희 제품을 공급하는데 역량이 집중할 계획이고,

희귀질환 진단을 기반으로 쌓인 데이터를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신약개발 사업을 본격화 하는데에도 많은 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주요 기술 개발을 통해 특허 출원을 여러건 완료한 상태고 앞으로 2년 안에 신약 파이프라인을 5개 이상 발굴하고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요?

이미 45개국 150개 기관에서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의 고객들이 제품 신뢰를 쌓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글로벌 각 기관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임상 검증 논문들을 꾸준히 출판했고, 또 직접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추진해 왔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시장은 미국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주요 보험사의 보험 커버 제품이 되어 많은 병원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유럽과 중동 시장 역시 미국과 희귀질환 환자 수가 비슷한 시장으로 주요하게 저희가 타겟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동은 근친혼 비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희귀 유전병 환자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글로벌 인증 후 이렇게 다양한 국가로 진출을 통해 빠른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진단 매출이 약 1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40~5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AI 기반 희귀질환 진단 개념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쓰리빌리언이 이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 경쟁력을 가지고 글로벌 주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고 봅니다. 아직 글로벌에서 주도하는 기업이 없는 희귀유전질병 진단 분야에서는 쓰리빌리언이 글로벌 선도 기업이 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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