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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 억제제 '린버크'의 아토피 치료제 가치

"중등증·중증 아토피 환자들은 그동안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가 없었다. 최근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리무맙),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라시티닙)등이 등장하면서, 기존 치료에 소외됐던 중등증·중증 아토피 환자들이 병원으로 오고 있다."

장용현 경북의대 피부과 교수는 9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린버크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장 교수와 이동훈 서울의대 피부과 교수의 발표를 통해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최신 지견을 살펴봤다. 이동훈 교수는 연구자로 린버크 임상시험에 참여하기도 했다.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린버크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장용현 경북의대 피부과 교수와 이동훈 서울의대 피부과 교수의 발표를 통해,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최신 지견을 살펴봤다.
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린버크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장용현 경북의대 피부과 교수와 이동훈 서울의대 피부과 교수의 발표를 통해, 중등증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최신 지견을 살펴봤다.

국내에만 약 100만 명의 환자가 있는 아토피피부염은 끊임없는 가려움·발진으로 피부 손상과 고통을 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수면을 방해해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상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질환이다.

실제로 하루 24시간 중 18시간 이상 가려움을 느끼는 환자가 42%에 달하고, 통증과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는 77%에 달한다. 이로 인해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서 노동 생산성의 하락 및 사회적 지위의 하락을 초래, 결과적으로 환자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악순환이 유발된다.

기존 국소·전신 스테로이드제 및 면역조절제 치료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장기간 사용 시 잠재적인 부작용 우려가 늘어난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해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넓어졌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로는 △사노피의 듀피젠트(두필루맙) △릴리의 올루미언트 △애브비의 린버크가 있다. 듀피젠트는 주사제이고, 올루미언트와 린버크는 경구제제다. 화이자 역시 JAK 억제제 계열의 경구제제 아브로시티닙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미 많은 환자에게 처방돼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듀피젠트와 경구제의 이점과 듀피젠트와 직접비교임상(head to head)을 통해 효능 우위를 점하려고 있는 JAK 억제제. 두 의료진은 린버크 등 JAK 억제제는 무엇보다 용량조절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장 교수는 "린버크는 15mg과 30mg으로 용량을 조절을 용이하게 할 수 있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린버크 임상을 주도한 이 교수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실제로 경구로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순응도와 효과 면에서 류미티스관절염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며 "특히 (복용 후) 1~2주 후에 예상한 반응보다 좋을 환자들도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주도한 두필루맙과 유파다시티닙 직접 비교(head-to-head) 연구 ‘Heads Up’을 살펴보면, 16주차 습진 중증도 평가지수(EASI 75) 달성률은 유파다시티닙 30mg 투여군이 71.0%, 두필루맙 300mg 투여군이 61.1%로 나타났다.

2주차 EASI 75 달성률은 유파다시티닙 30mg군이 43.7%, 두필루맙 300mg군이 17.4%였다. 치료 1주차, 4주차, 16주차에 유파다시티닙 30mg 투여군은 가려움증이 각각 31.4%, 59.5%, 66.9% 감소, 두필루맙 300mg 투여군은 8.8%, 31.7%, 49.0%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임상 지표에서 두필루맙 대비 더 좋은 효과를 보인 린버크 임상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물 투여 혹은 복용 후 24주가 지나면 효과가 비슷해 진다는 의견도 있다. 즉, 듀피젠트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 곡선을 그리는 반면, 린버크의 경우 초반에는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그 효과가 지속되지 못 한다고 보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이 교수는 "우리도 임상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듀피젠트의 효능이 올라가는 경향을 관찰했다"며 "린버크의 경우 초기 효과가 나와서 유지는 경향을 보여, 향후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입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장 교수는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 반응인 인터루킨(IL)-4와 IL-13을 타깃으로 하는 약물이고, 린버크는 이보다 더 많은 사이토카인 조절에 관여해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해 린버크의 효능이 시간이 지나도 유지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필루맙과 비교임상을 통해 효능 우위를 입증하고, 경구제의 이점이 있으나 JAK 억제제는 안전성 이슈가 뒤따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월 3일 '토파시티닙'(제품명 젤잔즈)과 바리시티닙, 유파다시티닙등 3개 성분 제제가 심장마비 등 중증 심장 관련 질환을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는 토파시티닙 성분의 안전성 관련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을 검토한 결과, 해당 제제 복용 시 심장마비나 뇌졸중, 암, 혈전, 사망 등의 위험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한, 토파시티닙과 동일한 기전을 가진 바리시티닙, 유파다시티닙 성분 제제의 경우도 유사한 위험을 수반할 것으로 간주했다.

이와 관련해 두 의료진은 아토피의 경우 류마티스관절염(RA)와 환자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아토피에도 안전성 이슈가 있을 것으로 단정하기에는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RA 환자들이 JAK 억제제를 복용했을 때 혈전 생성과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안전성 서한에 대한 것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RA 환자 군은 비교적 고령의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은 반면, 아토피 환자는 젊은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이 문제를 밝히기 위해서는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각 약제 별로 임상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기본적으로 약제 별로 기전의 차이가 있고, RA에서는 같은 계열(class) 약물로 봤지만, 전체 약제가 구조와 프로파일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혈전 생성과 암 발생 위험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 유심히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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