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획 벤처의 안방마님을 만나다|
김상균 지놈앤컴퍼니 그룹장(CFO)

"바이오벤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돈을 효율적으로 잘 배분해, 사업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회계사로 게임회사 넥슨을 거쳐, 삼성화재 M&A 팀에서 일한 김상균 지놈앤컴퍼니 그룹장(CFO)은 국내에서 성장하는 산업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따라왔다. 바이오 산업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도 바이오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성장성에 주목해 3년 동안 코넥스와 코스닥 상장을 거치며 겪은 경험 속에 나온 그의 말들의 깊이는 달랐다. 

3년 동안 코넥스와 코스닥 상장을 거치며 겪은 경험 속에 나온 김상균 지놈앤컴퍼니 그룹장(CFO)의 말들의 깊이는 달랐다. 
3년 동안 코넥스와 코스닥 상장을 거치며 겪은 경험 속에 나온 김상균 지놈앤컴퍼니 그룹장(CFO)의 말들의 깊이는 달랐다. 

 

바이오 산업은 다른 산업군과 많이 다르잖아요. 가령 매출 구조 혹은 연구비 회계 처리 문제 등이 다를텐데요. 회계사 관점에서 바이오 산업의 재무관리는 어떤 요소가 중요한가요?

개발 기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게임 산업과 바이오가 일정 부분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일정 기간 투자만 이뤄지는 기간이 게임 업계에도 있거든요. 또 회사가 일정 부분 성장하면 직접 게임을 개발하기 보다 인수와 라이선스 인을 통해 게임을 퍼블리싱(publishing)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은 신약개발 기업으로 치자면, 글로벌제약회사에 해당하는 셈이죠.

결국 바이오 산업의 재무관리는 다른 산업 부분 스타트업 재무관리와 일정 부분 결이 같습니다. 대체적으로 게임 업계의 경우 개발자가, 바이오 업계는 연구자 출신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기업 재무 체계를 비롯해 회사의 틀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상당 부분 있습니다. 이런 틀을 만드는 것이 제 주요 역할 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사업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본 배분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보통 CFO가 보유 자본의 게이트키퍼로서만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이오벤처의 경우 자본을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말씀, 인상적입니다. 쓸데 없는 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투자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 사이서 균형을 잡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 저도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사실 처음 입사할 당시는 지금보다도 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기본적인 회계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서영진 부사장님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정교화 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습니다.

물론 벤처캐피털(VC)에 보고하기 위한 사업계획서가 마련돼 있긴 했지만, 회계장부와 잘 결합된 사업계획서를 구축해 향후 상장을 위해 필요한 지정감사에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박경미 부사장님이 합류하시면서, 연구원들도 회계 관점을 기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박 부사장님은 '세금계산서를 처리 못하는 연구원은 회사 연구원이 아니다'고 말씀하시며, 회계 시스템 구축에 함께 해 주셨습니다.

물론 사업계획서대로 100% 구현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사업계획서를 기준으로 그 다음년도 계획서에 반영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작업입니다. 향후 라이선스 아웃으로 저희가 매출이 발생하면 이에 대한 자원 배분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이전 연도 사업계획서를 토대로 어떻게 그 다음해 반영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자원 배분보다 취합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1년 단위로 파이프라인, 부서별 예산에 대한 의견을 취합합니다. 연구원 쪽에서 원하는 예산과 경영지원 쪽에서 생각하는 예산 배분 간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그룹장 회의를 통해 끊임없이 조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회계 시스템 구축에도 공을 들이셨다고 하셨는데요.

입사 첫날 서 부사장님과 함께 비용 처리 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 기준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틀을 만들 때, 규정을 지나치게 강조해 벤처 특유의 유연함과 자율성을 헤치는 것은 늘 경계합니다.

 

"서영진 부사장님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정교화 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습니다."
"서영진 부사장님과 함께 '사업계획서'를 정교화 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습니다."

 

 

3년동안 많은 것을 겪으셨잖아요.

상장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을 것 같아요.

상장 이전에는 '상장'에 집중이 많이 돼 있었습니다. 지정감사를 위한 회계 체계를 세우고, 회계 장부의 다양한 데이터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가령 비용분류 체계를 기준에 맞게 수정하고, 내역이나 거래처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데이터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회사답게 회계 체계를 세우는 작업에 주력했습니다.

입사 첫 해에 코넥스 준비했습니다. 코넥스 상장 당시는 '중소기업회계기준'에 맞춰 회계 기준에 맞춰 운영됐습니다. 우리나라 회계기준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상장법인 및 금융회사) △일반기업회계기준(외부감사대상 주식회사) △중소기업회계기준(외부감사 대상 이외의 주식회사)로 나뉩니다. 이를 상장을 준비하면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바뀌는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코넥스 상장 이후, 시리즈 C 펀딩을 하면서 신규 투자자도 많이 유입됐습니다. 이들의 요구를 조율하는 것도 주요 업무였습니다. 

 

상장 이후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가요?

결국 현 시점에서 지놈앤컴퍼니의 자산은 '사람'입니다. 이들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가 지놈앤컴퍼니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입니다. 이들의 역량을 극대화 하기 위한 인사 시스템과 복지 제도를 만드는 것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식사 제공을 비롯해 자기개발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향후 직원들의 복지 폭을 넓혀 갈 예정입니다. 이런 제도를 마련할 때 이른바 '보편적 복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직원들 모두에게 공통된 복지제도를 제공할지, 직원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맞춤형으로 제공할 지에 대해서 말이죠.

결국 복지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자신들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두에게 같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과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이런 간극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바이오벤처는 경영관리팀과 연구조직 간의 융화도 중요할 것 같아요.

두 조직간 업무 특성의 차이가 있고, 두 조직이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제가 몸담은 경영관리팀에 되도록이면 연구조직의 편의를 많이 봐 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현 시점에서 지놈앤컴퍼니의 연구 성과로 인해서 성장 궤도에 올라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물론 사업 안정기 접어들며 경영관리팀 쪽이 해야 할 일도 많아질 것입니다.

 

최근 지놈앤컴퍼니는 리스트랩스라는 마이크로바이옴 CDMO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유성열 사업개발 그룹장님께서 프로젝트매니저(PM)로서 M&A 기획부터 실행 전반을 운영하셨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서 주로 거래(deal)의 재무적 관점에서 deal의 구조를 짜는 것과 자본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인수에 차이가 있나요?

본질적으로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미국은 국제회계기준이 아니라, 자국 회계기준을 따라야 하므로, 인수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습니다. 또한 이사회 중심으로 주요 기업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차이도 있습니다.

 

지놈앤컴퍼니에서 향후 CFO로서 어떤 역할을 하실 계획인가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질 것입니다. 회사의 체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체계가 지놈앤컴퍼니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체계와 회사의 성장가능성과 간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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