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집행전문회사' 설립 허용… 펀드 운용과 관리 업무 분리가 가능
중기부 "외국 벤처자본의 국내 유입 촉진 기대"
업계 "긍정적 변화이나 실질적 활용방안 고민 필요"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권칠승)는 6일 실리콘밸리식 벤처펀드 지배구조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창업투자회사의 펀드 운용 자회사인 '업무집행전문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제도 신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 8월 26일 발표한 '글로벌 4대 벤처강국 도약을 위한 벤처보완 대책'을 통해 실리콘밸리식 벤처투자펀드 지배구조를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8월까지 벤처투자 실적이 4조 6158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작년 4조 3045억원을 4개월 앞당겨 경신하며, 중기부는 실리콘밸리식 벤처투자펀드 지배구조 도입을 통해 국내 벤처생태계를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업무집행전문회사란 벤처투자펀드의 결성과 운용 업무만을 수행하기 위해 창업투자회사 등이 출자해 설립하는 회사이다. 이번 제도의 도입은 국내 제도와 해외 펀드 지배구조 사이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장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검토가 시작됐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개별 펀드별로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서 특수목적법인(SPC)을 별도로 설립해 펀드의 결성과 운용 업무를 수행한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한 개의 창업투자회사가 여러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펀드 지배구조의 차이로 인해 그간 해외 투자자가 국내 펀드에 출자하고자 할 때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국내 벤처투자 제도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해외 투자자에게는 충분한 법률 자문과 검토를 수반해야 했고, 이로 인해서 펀드 출자 결정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중기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국내 제도 환경에 맞게 변형해 '업무집행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창업투자회사가 자회사로 업무집행전문회사를 만들어서 이 회사가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서 벤처투자펀드를 결성해 운용한다. 펀드는 창업투자회사와 관리계약을 체결해 관리업무를 창업투자회사에 위탁한다.

중기부는 이번 제도 도입을 통해 해외 벤처자본의 국내 벤처투자 시장 유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운용인력이 관리 업무에 구애받지 않고 투자기업 발굴, 심사에 집중할 수 있어 전문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한다. 또 펀드의 수익이 운용인력의 인센티브로 직접 연결돼 다른 조합원과의 이해 상충이 방지되고, 책임 운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승욱 중기부 벤처투자과장은 "그간 업계에서 논의가 많이 됐던 이슈였고 새로운 제도를 신설하는 것인 만큼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며 "국내 벤처생태계를 실리콘밸리와 같은 해외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국내 기업이 세계적인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변화와 관련해 글로벌 기준에 맞춰 제도 변화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나, 아직까지 투자업계에 큰 변화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A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외 출자자의 출자가 빈번하지는 않으나, 일단 다양성이 생긴 만큼 긍정적 변화"라며 "향후 국내 VC의 펀드 규모 확대나 글로벌 진출과 관련해 유리한 변화라고 생각한다"는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제도변화는 중간에 업무집행전문회사를 둬, 외국 투자자 관행에 맞춘 정도라는 의견이다.

B 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업무집행전문회사라는 것을 둬 외국 투자자 관행에 맞도록 개선한 정도의 제도 변화"라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출수도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엔데, 우리나라는 1970~1980년대 창업투자회사를 허가할 때, 주식회사 형태의 벤처캐피탈만 가능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펀드 중심의 해외와 다른 점이 있었다"고 설명하며 글로벌 기준과 맞춘 것일 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 운용사 입장에서 운용사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C 투자업계 관계자는 "출자자는 업무집행회사가 하나의 펀드만을 운용하니 더 좋아할 수도 있지만, 운용사 입장에서는 운용사를 하나 더 만들어야 하므로 더 번거로울 수 있다"며 "업무집행회사의 심사역이 다른 업무집행회사의 심사역을 겸할 수만 있으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구조가 나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국내 출자자는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심사역이 업무집행회사 여러 개에서 투자 업무를 할 수 없으면, 아무도 이 구조를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식 벤처펀드 지배구조 개요[출처=중기부 보도자료]

□ 도입배경

◦ 국내・외 제도차이로 비롯된 해외 투자자의 국내 벤처투자펀드 출자 지연 문제를 해소하여 해외 벤처자본의 국내 유입 촉진 필요

* (해외) 상위회사가 설립한 GP는 1개의 펀드만을 운용하며, 상위 회사가 별도로 설립한 관리회사를 통해 출자자모집 및 펀드 관리 업무 수행(국내) 창업투자회사 등 국내 벤처투자펀드의 GP는 여러 개의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며, 관리업무 또한 동시에 수행

◦ 해외에서 통용되는 펀드 구조를 벤치마킹, 기존 제도와 병행 도입하여 VC가 자율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펀드 운용방식 제공

□ 업무집행전문회사

◦ (개요) 기존 벤처투자펀드 결성주체인 창업투자회사의 펀드 운용 자회사로서 업무집행전문회사 설립을 허용하여 펀드 운용과 관리를 분리

- (창업투자회사) 업무집행전문회사를 설립하고, 펀드의 출자자 모집 및 펀드 관리 업무(행정서류, 회계, 법률자문 등)를 수행

* 계약에 따라 창업투자회사 위탁업무 범위(투자업무 제외)는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음

- (업무집행전문회사) 벤처투자펀드을 결성하고, 투자기업 발굴 및 심사, 계약 체결, 이익환수 등 펀드 운용 업무를 수행

◦ (운용과정) 창업투자회사의 업무집행전문회사 설립→펀드 결성→창업투자회사-펀드 관리계약 체결→투자 및 관리→ 보수 지급→ 펀드 및 업무집행전문회사 해산

- (업무집행전문회사 설립) 업무집행전문회사 설립 시 관리회사 및 운용인력의 출자만을 허용, 임원을 운용인력으로 구성

- (펀드 결성) 창업투자회사를 통해 펀드 출자자(LP)를 모집하고, 업무집행전문회사는 펀드를 결성,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써의 역할 수행

- (관리계약 체결) 창업투자회사는 펀드와 관리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펀드 관리 업무를 수행

- (투자) 업무집행전문회사의 운용인력은 독립적으로 투자 업무를 수행, 펀드의 이익 극대화를 목표로 운용

- (청산) 펀드 운용기간 종료 후 펀드 청산까지 마치는 경우 업무집행전문회사 또한 해산

◦ (수익구조) 성과보수는 업무집행전문회사에 출자한 운용인력 및 창업투자회사에게 배분되며, 관리보수는 창업투자회사가 수령

* 업무집행전문회사의 정관을 통해 성과보수는 운용인력에게 인센티브로 추가 배분

□ 기대효과

◦ 해외 투자자의 국내 벤처 투자제도에 대한 이해가 쉬워져 국내 벤처투자펀드 출자 용이, 해외 벤처자본의 국내 유입 활성화

◦ 운용수익이 운용인력의 인센티브와 연동되므로 타 조합원과의 이해관계가 일치, 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운용전략 실행하는 등 책임운용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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