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의료영역 필요' vs '통합 데이터 사용방안 명확히' 이견 갈려

2021년 A건강검진센터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김홍진 씨(35세)는 흉부 엑스레이 촬영에서 폐 부위 결절을 발견했다. 폐 부위 결절이 작년부터 확인됐다면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1년 사이 갑자기 생겼다면 암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다. A센터 의사와 김 씨는 작년 B건강검진센터에서 촬영한 폐 영상을 확인했다. 

PHR로 불리는 개인건강정보(Personal Health Record) 서비스가 도입될 경우를 가정한 상황이다. 최근 이 같은 개인주도형 의료데이터, PHR 사업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HR은 최근 산업 전반에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화와 데이터 통합을 통한 편익이 확인되면서 본격적인 의료영역 도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면에는 PHR 상용화 위주 사업을 구상하고있는 정부와 환자 건강에 PHR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이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에서 확인한 데이터 통합수집·제공의 이점

먼저 PHR은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전자건강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s, EHR) 보다 확대된 개념으로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정보 외에 일반건강정보(라이프로그 등), 건강보험정보, 유전체 정보 등 개인 건강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이에 대한 제공·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다.

업계는 PHR 사업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이유로 금융업계에서의 성공사례 확인을 꼽았다.

작년 8월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됨에 따라 하나의 금융 서비스를 통해 나의 금융 현황을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는 내 금융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업계는 개인별 금융상품 추전이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부수적 사업모델이 발굴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금융분야 마이 데이터 서비스 시행으로 토스나 뱅크샐러드 등 자산관리 앱을 통한 개인 자산 통합 확인 및 개인별 맞춤 대출 상품이나 투자상품 연계 등 사업이 이뤄지면서 마이 데이터 활용 편익이 의료에서도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 경과는 의료분야 마이 데이터 사업에 우려로 꼽혔던 '보상' 문제 해결에도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관계자는 "나의 데이터가 사업에 활용된다는 측면에서 의료데이터 활용은 '합당한 보상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그러나 금융 데이터 통합과 서비스 제공 결과물이 그에 합당한 편익을 제공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보상에 대한 부분이 해소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부산대병원 등 PHR 연관 서비스 제공

실제로 보건의료계에서도 금융업계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의 데이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모바일 앱 '서울아산병원(구 '내 손안의 차트')' 을 통해 진료 예약, 수납 서비스에서 진료기록 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서울아산병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울아산병원'

부산대병원은 세종텔레콤과 에이아이플랫폼, 재영소프트를 주관사업자로 부산 시민의 의료데이터를 기반한 서비스 시범사업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보건복지부 주도로 투약이력, 진료이력,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 이력 등을 통합 조회할 수 있는 '나의건강기록' 서비스를 2월 출시했고, 최근에는 네이버·카카오 아이디로 로그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등 사용 편의성을 확대하고 있다.

 

EMR 연동이 중요한데 '명분 부족'

그렇지만 금융업계처럼 기관을 뛰어넘은 통합 데이터 서비스가 의료 시스템에 정착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게 업계 의견이다.

의료데이터 서비스의 통합 운영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EMR과 PHR 시스템 간 연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라이프로그 데이터가 임상에서 활용할 만큼 정확하고 안전한가 △PHR을 도입할 동인이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기관 기준 PHR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EMR데이터 유출, △라이프로그 데이터 유입에 대한 명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명분'에서 스타트업과 의료기관, 정부 간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관은 값을 지불하고 EMR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데이터 연동을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데이터 정제와 개방이 필요한데 이를 설득할 보상안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사업 방향에서는 환자 관점의 명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사업혁신기획단은 '바이오산업의 넥스트 노멀' 보고서를 통해 PHR은 1970년대부터 제시된 개념이지만 아직 국민이 자신 의료정보 가치 및 활용도에 대한 인식수준 및 능력이 높지 않으며 정부 추진 사업들도 기술·산업적 효과만 강조함을써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민 관점에서의 사회·경제적 효용 제시는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관점에서 수요가 확인됐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통합된 마이데이터 사업 성과를 확인한 국민들이 의료 영역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니즈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디지털치료제 및 건강관리 서비스 개발기업 라이프시맨틱스 송승재 대표는 "그간 마이데이터 사업을 놓고 정부와 시민단체·의료기관 간 의견교환이 있었고 최근에는 마이데이터에 대한 우려보다 효용성으로 무게가 기울고 있다"며 "정부 주도 시범사업과 제도마련 등이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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