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품, 매출액 R&D비중 0.73%... 연구원도 학사급 7명
수액제 맞춤형 경영이 원인인듯…최근엔 매출감소 '징후'

"연간 매출 1600억원 대 제약회사 연구개발 인력이 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제약회사들의 공시자료에 그동안 잘 공개되지 않았던 연구인력 현황이 기재되면서 대한약품 상반기 공시자료를 본 제약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코스닥상장 기업인 대한약품은 지난해 매출 1639억원, 올해 상반기 매출 821억을 기록한 중견 제약기업이다.

1945년 설립돼 병ㆍ의원이 필요로 하는 기초의약품인 수액제와 앰플제, 환자들의 비경구 영양보충을 위한 영양수액제 등을 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8월 31일 기준 시가총액은 1830억원이다.

70년 넘는 중견 제약사지만 대한약품은 2021년 상반기 공시자료상 상장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가장 적은 곳으로 기록됐다.

대한약품 연구개발 인력은 2020년 6월말 현재 7명으로, 모두 학사급이다. 이중 5명은 제제연구팀, 1명은 신제품 연구팀, 1명은 연구기획팀에 소속이다.

대한약품의 6월말 현재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은 0.73%다. 상반기 매출액 821억 중 5억9874만원을 연구 개발비로 쓴 것이다. 히트뉴스가 상장제약 69개사의 2020년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평균 매출액 연구개발비중 8.9%과 비교해 크게 낮은 것이다. 상반기 매출액 연구개발비 0.73%는 2019년 0.24%, 2020년 0.42%와 견줘 증가한 것이다.

대한약품과 덩치가 비슷한 경동제약과 삼천당제약의 연구개발 투자 및 연구인력 현황과 비교해도  크게 낮다.

경동제약은 상반기 813억5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연구개발 비용은 48억1728만원으로 매출액 연구개발비 비중은 5.9%였다. 연구개발 인력은 석사 44명, 학사급 8명 등 총 52명이다. 경동제약의 2019년 매출액 연구개발비 비중은 5.8%, 2020년 5.1%였다.

삼천당제약의 상반기 매출은 810억이었는데, 연구개발 비용은 159억3960만원으로 매출액 연구개발비 비중은 19.7%였다. 연구개발 인력은 박사2명, 석사 16명, 학사급 9명 등 총 27명이다. 삼천당제약의 2019년 매출액 연구개발비 비중은 11.5%, 2020년 14.5%였다.

대한약품이 연구개발투자가 낮은 것은 수액제 전문 회사라는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액제 전문 기업인 대한약품이 연구개발 비용 및 인력이 제약업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액제 전문 기업인 대한약품이 연구개발 비용 및 인력이 제약업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액제의 경우 병의원 수요는 많은 반면 생산 업체는 적다 보니 타 의약품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편이다. 또 시장을 선점하면 후발주자들에게 진입 장벽도 높아 안정적 매출이 지속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안정적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온 대한약품도 최근 들어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수액제에 대한 약가 인하 움직임이 지속되는데다, 경쟁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이 부족해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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