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랩센트럴·K-나이버트, 송도에 부는 '바이오 시너지'
K-NIBRT의 레벨9 교육 프로그램

유럽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아일랜드'라 불리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기도 했고 우리나라처럼 국제통화기금(IMF)원조를 받은 경험도 있다. 기네스 맥주를 보유한 나라인 만큼 술을 즐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에 특화된 정책을 펼쳤다는 것이다. 아일랜드는 특히 인력양성사업에 주력했는데 대표적인사업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영역 특화 인력양성 프로그램인 'NIBRT'다.

아일랜드는 법인세 제로를 유인책으로 화이자, BMS, 얀센 등 글로벌제약사 공장을 유치하고 이에 필요한 인력을 국가가 주도로 양성·제공하는 NIBRT 사업을 더해 1인당 GDP 7만7000달러에 이르는 부를 창출했다.

이 NIBRT 사업이 국내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연세대학교와 인천광역시, 인천테크노파크 컨소시엄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와 손을 잡고 한국형 NIBRT, 'K-NIBRT' 시작을 알렸다.

이에 히트뉴스는 K-NIBRT 사업단(단장 하연섭 연세대학교 부총장) 부단장 및 교육센터장을 맡고있는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정진현 교수와 만나 K-NIBRT의 이야기와 향후 청사진을 들어봤다.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정진현 교수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정진현 교수

 

왜 NIBRT였나요?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떠오르면서 여러 교육프로그램들이 산적하기 시작한 2015년 즈음 민간·지자체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표준을 정립할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랫동안 우수한 모델을 찾은 끝에 발견한 것이 아일랜드의 'NIBRT'사업입니다. NIBIT는 'National Institute for Bioprocessing Research and Training'의 준말입니다. 바이오제약 공정의 연구와 실습을 목적으로하는 국가교육기관입니다. 

 

전문 인력 필요성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군요

교육된 인력 필요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특히 NIBRT는 △전문인력 △생산인력에 상시적인 니즈를 발견하고 시작된 사업입니다.

NIBRT는 생산인력 양성에 중점을 뒀습니다. 연구는 더블린 대학을 중심으로 5개 대학이 참여해 학위과정 년 300명을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이 학위과정도 현장형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두었죠. 그럼으로써기업에 필요한 생산인력 교육에 포지셔닝하고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은 점점 첨단으로 가고 있고 의약품을 만드는 방법은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소 규모 생산시설을 대량생산으로 전환하려면 또 다른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RT의 의미는 여기에 있습니다.

 

국가교육기관 설립 사업이라면 경쟁이 치열했겠어요.

정부에서는 이번 사업을 지자체와 학교의 컨소시엄으로 진행하길 바랐습니다. 경쟁 컨소시엄은 많았지만 최종적으로 경기도-서울대 시흥캠퍼스, 충청북도-충북대학교, 인천-연세대학교가 최종 경합을 벌였습니다.

K-NIBRT사업을 구상하며 오랜 목표로 자리잡은 저에게는 이 사업을 따오지 못하는 상황은 겪고 싶지 않았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떤 부분에 최선을 다하셨나요?

K-NIBRT사업 기관 선정을 위해 사업개요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선 '왜 인천인가'라는 부분을 소개했습니다.

공항과 항구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죠. 인천공항에서 세 시간 거리 안에 인구 100만이상 도시가 147개 있습니다. 그런데 바이오의약품은 진동에 약해 배를 이용한 수송은 어렵죠. 비행기가 필요합니다. 단위가 작아 비행기 수송에 어울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미디어(세포 밥)재료들은 무겁습니다. 이들을 옮기기 위해서는 배가 적절합니다. 큰 규모의 항구와 공항이 같이 있는 지역은 인천이라는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바이오의약품 클러스터들은 큰 공항과 항구가 있는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사업 내용도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2019년 복지부 연구과제를 수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대비 제약바이오교육시스템 현황이 주제였죠.

당시 결과를 보면 R&D영역에서 신약개발연구조합이 1년에 80명,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380명, 홍릉바이오허브에서 30명의 인력을 배출했습니다.

여기에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관련 교육 현황도 확인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급한 바이오의약품 인력난 해소였습니다.

우선은 2023년 시범교육을 진행하면서 교육시설 건설에 들어갑니다. 2024년 완공 목표로 2000평, 4000평 규모의 교육시설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시범교육을 통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 인프라 구축을 1단계 과제로 삼았습니다.

이어지는 2단계는 교육 시스템 자립화와 국립교육기관의 지속성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른 대학교와 컨소시움을 구성한 학위과정 및 비학위과정 운영을 전략으로 내놨습니다.

 

교육시설은 어디에 건설되나요?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여드릴게요.

사진 빨간 네모로 표시한 부분이 교육시설이 들어설 곳입니다. 위쪽 사진은 해당 부분에 대한 세부 구조인데, A동은 2000평 규모의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가 건설될 예정입니다. B동은 4000평규모의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 C는 향후 대학에서 자체 건립할 첨단공정연구생산센터입니다.

"처음 송도 부지에 방문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갯벌을 매립하고 있던 때라 네비게이션 상으로 제가 바다 위를 달리고 있다고 표시되더군요"
"처음 송도 부지에 방문했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갯벌을 매립하고 있던 때라 네비게이션 상으로 제가 바다 위를 달리고 있다고 표시되더군요"

 

근처에 송도 세브란스 병원도 보이네요.

예. 올해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송도세브란스병원과-교육시설 건너편 하얀 부분이 이번에 'K-바이오랩센트럴'이 들어설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산·학·연·병을 아우르는 글로벌 바이오센터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학생들은 어떤 것을 배우게 되죠?

NIBRT 기본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조정될 예정입니다. 우선 NIBRT 교육과정 자체는 1~9레벨로 나눠집니다. 1레벨은 단순공정 교육인데, 레벨이 올라갈수록 연구에 관여하게 됩니다.

7~9레벨은 고급 학부생부터 대학원 석사까지가 포함됩니다.

아울러 예상되는 배출인력은 2000명입니다. 국내 교육생 1700명, 해외교육생 200명, 학위과정 150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NIBRT 레벨 별 교육과정
NIBRT 레벨 별 교육과정

 

이미 연대에서 운영중인 특성화대학원과 연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특성화대학원과 연계를 추구하는 부분은 NIBRT과정 이후 학위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제조품질관리과목 고도화 외에도 인공지능, 바이오공정학, 제약생명공학 과목을 개설해 NIBRT 이후 필요한 과목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여기에서도 등장하네요. AI, 정말 핫한 것 같아요.

제약바이오산업에서도 인공지능은 중요합니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활용되고 있는 크게 세가지 정도로 구분됩니다.

우선은 약물발굴입니다. 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센터가 하고 있는 사업이 대표적이죠. 다음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인데 실제 설비와 같은 가상 설비를 컴퓨터에 구축하고 실험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입니다. 마지막은 병원데이터 분석이죠.

저희가 주목하는 것은 디지털 트윈입니다. 이는 NIBRT 라이센스 만료 이후 학위과정을 위한 특성화 전략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레벨 시스템과 학위 시스템 소개를 들어보기는했지만, 대학 주도 사업이라면 결국 '논문에 치중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학교 교수들이 SCI급 논문에 주력하는 경향이 많아 그 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K-NIBRT중 RT는 리서치와 트레이닝입니다.

여기서 트레이닝은 스케일 업(Scale-up)과 단순 작동기술 훈련(Operation)도 있겠지만 사업전략 및 기획을 아우르는 Development영역도 존재합니다.

연구(R), 작동기술(O), 개발(D)로 교육을 구분해 볼 때, 우리 사업은 운영 초기 O:D:R 비율을 4:4:2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리서치 비중을 2로 줄이고 트레이닝 비중을 8 정도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이는 국내 인력부족현상이 D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에서 착안한 전략입니다.

사업이 5년정도 진행된 후 단순인력에 대한 공급이 어느정도 이뤄진다면 D의 비중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때는 O:D:R 비율이 2:5:3으로 조정됩니다. 신약개발 등 심화 영역인 연구단계 비중과 개발역량을 좀 더확보할 계획입니다.

 

얼마나 배워야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재직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보통 1~5일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기본적인 제약바이오산업 지식을 갖췄다고 가능할 경우 부족한 부분을 집중해서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실무에서 활용할 지식 등은 익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바이오산업 진출을 위해 처음부터 공부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본적인 NIBRT 7~9레벨이 포함된 학위과정 2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석사 과정에는 기본적으로 3개월 간 사업체 실습이 포함돼 있는데 현장실습을 통한 경험이 실전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K-NIBRT는 어떤 교육프로그램이 될까요?

맨 처음 필요성을 느꼈던 국내 인재양성시스템의 표준이 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K-NIBRT와 K-랩센트럴로 구축될 K-바이오 허브에서 필요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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