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널리 이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육약"
"제약회사, MR, 의사, 약사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완성된다"

토론 | 문한림 대표, 신주영 교수, 권진숙 대표, 김대중 대표

 

허가를 받아 탄생한 신약(新藥)은 의약품 자격을 갖췄으되, 엄밀한 의미에서 미생이다. 임상시험 등 매우 제한된 조건을 만족시킨 신약은 의료현장에서 의사, 약사, 제약회사 관계자, 연구자, 환자들이 사용하면서 생산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 높여가며 명품 치료제로 완생되어 간다. 이 과정을 우리는 육약(育藥)이라 부르기로 한다. 육약을 향한 노력은 신약개발 못잖은 가치 있는 활동으로 제약바이오산업계 모든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과 참여가 필요하다.

1. 프롤로그
2. 의약품은 제한된 조건 충족으로 태어난다
3. 약물감시 활동이 의약품 가치를 높이려면
4. 일반 마케팅과 제약 마케팅의 뚜렷한 차이
5. 의약품 데이터 생산부터 전달까지 책임지는 'MA'
6. 의약정보 전문 커뮤니케이터 'MSL'
7. 최종 고객인 의료진과의 접점 'MR'

8. 육약은 결국 "환자에게 좋은 약을 보내는 것"

의약품 포장박스나 동봉된 설명서를 읽어보면 효능·효과는 한두줄 인데 반해 용법·용량, 사용상 주의사항, 경고 '다음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말 것' 등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제약(製藥)은 제약(制約)을 통해 만들어 진다.

허가기관이 허가한 물질이 목적과 구성, 제작, 사용됐을 때 약은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허가기관에 대한 설득과 의약품에 대한 평가는 모두 정보로 이뤄진다.

히트뉴스는 지난 6월부터 '신약은 현장의 보살핌 속에 명품으로 완성된다'는 가치를 업계에 새기고자 '육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히트뉴스는 '육약(育藥)에 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20일 진행했다. 

이날 온라인 토론회에서 임상·산업계 전문가들은 '물질을 올바른 의약품으로 만들고 환자에게 올바르게 전하는 방법'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의 장을 만들었다.

(왼쪽 상단부터) 신주영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조광연 히트미디어 대표, 권진숙 지명 컨설팅 대표,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 문한림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 대표
(왼쪽 상단부터) 신주영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조광연 히트미디어 대표, 권진숙 지명 컨설팅 대표,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 문한림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 대표

 

데이터 축적, 육약의 시작
문한림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 대표

문한림 대표
문한림 대표

문한림 대표는 인허가를 받아 세상에 태어난 약을 데이터를 통해 성장시켜야 하며 이것은 약의 안전한 사용과 사용범위를 확장하는 등 육약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약이 인허가 이후 임상현장에서 안전하게 쓰이고 나아가 더 많은 환자에게 쓰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데이터 획득과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문 대표는 "약이 아니었던 물질이 약이 되는 인허가 획득까지도 상당히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이는 결국 약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일 뿐"이라며 "더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야 약이 안전하게 쓰이고 더욱 널리 쓰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임상시험 3상 등을 마친 확증적인 근거를 만든 약이라 할 지라도 장기간의 추적데이터가 없고 환자 수가 실제 현장보다는 제한적인 만큼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정보가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똑같이 재현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시판 후 데이터 수립이 약의 적응증 확대 등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료제가 당뇨로 인한 만성신부전증 예방에 쓰이거나 항암제의 경우 하나의 적응증을 갖고 태어나더라도 적응증 확대가 이뤄지기도 한다"며 "약에 많은 정보를 입혀 더 많은 인류에게 쓰이도록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사노피 아벤티스 대장암 치료제 '엘록사틴(옥살리플라틴)'은 국내 시장 도입 후 위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위암 절제 후 보조요법에 대한 시험이 이뤄지기도 했다.

 

임상연구 측면의 육약 - 국내 시판 후 조사 시사점
신주영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신주영 교수
신주영 교수

신주영 교수는 비스테로이드성 상염증제 '로페콕시브'라는 약을 사례로 육약의 교훈으로 삼을 부분과 우리나라 시판 후 안전관리제도에 대한 개선점을 짚었다.

로페콕시브는 1995년 FDA허가를 받은 약으로 위장관계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약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로페콕시브는 진통제임에도 위장관계 부작용이 잘 생기지 않았던 약으로 연간 매출 2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였다.

그런데 이 약은 시판 이후부터 심근경색 발병률을 증가시킨다는 이슈가 발생하면서 △미국 보건의료 빅데이터인 Medicaid △캐나다 보험행정자료 △미국 사보험 데이터 등을 기초로한 연구들이 진행됐다.

해당 연구들은 캐나다 사례를 제외하면 일관적으로 관상동맥심장질환, 울혈성심부전증 등 발병률이 올라간다는 결과를 도출했고 로페콕시브는 2004년 승인이 철회됐다.

신 교수는 이 같은 사건이 시판 후 안전관리체계에 시사점을 줬다는 입장이다. 위험-편익관점에서 해열소염진통제가 주는 이익이 심근경색 발병률 증가라는 위험보다 적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철회됐다는 것이다.

신주영 교수는 로페콕시브가 항암제였다면 약의 결말은 달랐을 것이라며 약이 주는 이익이 있기에 개발업체들은 여러 위험에 대비한 RM을 가동하는데 육약을 위해서라면 RM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가 제시한 방안은 사용성적조사의 개선이다. 사용성적조사는 부작용보고를 활성화하고 중대한 이상반응을 확인하고자 도입한 제도로, 신약 등 의약품 개발사는 시판 이후 3000례 혹은 600례에 대한 조사를 수행해야 한다.

신 교수는 이것이 90년대 초반 부작용 보고가 거의 없던 시절에 일본의 제도를 차용해 도입한 제도로 현재의 상황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개발되고 있는 신약이 희귀질환치료제 등 3000례를 의무부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부작용과 이상반응 데이터는 도입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한 상황"이라며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육약에 필요한 근거를 만들어 내는 것에 치중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에서도 RWD 데이터 활용을 위한 센터가 만들어지는 등 시판후 안전관리에 대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실화된 RM전략 수립 차원에서 다양한 연구 종류를 열어주고 의미있는 데이터를 생성하도록 하는 것이 육약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시장 측면의 육약 - MR에 커뮤니케이션 더해야
권진숙 지명 컨설팅 대표

권진숙 대표
권진숙 대표

권진숙 대표는 의료정보담당자(Medical Representative, MR)의 기존 역할을 넘어 최근 확대되고 있는 비대면 채널 등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방안이 고민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변화하고 있는 마케팅 개념과 의약품 특성에 맞춘 정보전달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육약을 위해서는 약의 의료시장 자리매김이 필요한데, 그 방법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가, 어떤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가가 구매욕구로 이어지는데, 의약품이라는 특성상 이 과정은 MR을 통해 진행돼 왔다"며 "디지털화와 비대면 시대 등장으로 의료진 전문 인터넷 사이트, 웨비나, 온라인 컨퍼런스 등 정보전달 대상과의 접점이 비대면까지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이 새로운 마케팅 개념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정보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MR을 활용한다는 것에 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산업 측면의 육약 - 개발부터 MR이 연결돼야 '육약'
김대중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

권진숙 대표가 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대에 중점을 뒀다면 김대중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감도(感度)에 초점을 맞췄다.

김대중 대표
김대중 대표

김대중 대표는 MA(Medical Affairs)가 생산한 정보를 보건의료전문가(HCP)에게 전달하고 HCP의 제안과 임상 현장에서 반응을 MA에게 다시 전달하는 MR 커뮤니케이션 역량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새로운 적응증 및 허가된 적응증 안에서의 의약품 사용법 및 새로운 부작용 등 연구를 위해 임상의사가 포함된 MA를 구축하고 이를 HCP에 연결할 MR 역량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정보전달의 결과물이 세일즈 일 뿐, 세일즈를 목적으로 정보전달을 하지 않는다"며 "MR은 업체와 환자 사이에서 정보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중요시한 부분은 MR과 HCP 사이에 존재하는 전문지식의 차이로, 그는 월간 교육프로그램 및 학회 자료를 통한 교육 및 자기학습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중 대표는 "사내 MR 대다수는 '의학용어능력시험'에 합격할 만큼 의료관련 지식 획득에 노력하고 있고 사내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의료지식 외에도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을 위한 외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알림  문한림 커넥트클리니컬사이언스 대표는 8월 24일자로 메디라마를 설립, 최고과학책임자(CSO) 역을 맡게 됩니다. 이 기사는 8월24일 이전 작성된 것으로 문한림 박사는 커넥트 클리니컬 사이언스 대표로 표기됐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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