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 전달자인 MR, 역량개발·지속적인 교육 필요
의학용어능력시험 자격증 취득·MR 인증교육 수료 등 노력

 

허가를 받아 탄생한 신약(新藥)은 의약품 자격을 갖췄으되, 엄밀한 의미에서 미생이다. 임상시험 등 매우 제한된 조건을 만족시킨 신약은 의료현장에서 의사, 약사, 제약회사 관계자, 연구자, 환자들이 사용하면서 생산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더 높여가며 명품 치료제로 완생되어 간다. 이 과정을 우리는 육약(育藥)이라 부르기로 한다. 육약을 향한 노력은 신약개발 못잖은 가치 있는 활동으로 제약바이오산업계 모든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과 참여가 필요하다.

1. 프롤로그
2. 의약품은 제한된 조건 충족으로 태어난다
3. 약물감시 활동이 의약품 가치를 높이려면
4. 일반 마케팅과 제약 마케팅의 뚜렷한 차이
5. 의약품 데이터 생산부터 전달까지 책임지는 'MA'
6. 의약정보 전문 커뮤니케이터 'MSL'
7. 최종 고객인 의료진과의 접점 'MR'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의약품이 개발되면 RA·MA부서를 거쳐 허가와 급여등재 과정을 밟고, 의학부를 통해 키 메시지를 담아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연구개발을 통해 나온 많은 구슬(의약품)은 영업부를 통해 의료진에게 전달되고, 또 환자들에게 처방된다. 어쩌면 제약사의 최종 고객으로 볼 수 있는 의료진과의 접점에 있는 부서는 바로 '영업부'다. 성과가 숫자로 드러나고, 인센티브로 존재감이 입증되는 부서인만큼 본인의 역량개발과 교육을 게을리할 수 없다. 

 

제약 MR, 무슨 일을 하나요?

영업포털 커뮤니티 등을 보면 제약사 MR을 지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커뮤니티에는 MR이 되기 위해 쌓아야 하는 스펙, 면접 기술부터 합격후기까지 다양한 정보가 공유된다. 대체, 제약사 MR은 어떤 일을 할까?  

MR(Medical Representative)의 사전적 의미는 의료정보담당자, 의료 종사자를 방문해 자사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수집하는 직원을 말한다.

출처= 한독 유튜브
출처= 한독 유튜브

한독 전문약 사업본부 병의원 담당자 권혜빈 사원은 회사 유튜브를 통해 "제약사 특성상 약을 처방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게 아니라 약을 처방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게 되는데, 약에 대한 제품 특성, 복용하면 좋을 환자들에 대해 선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직원"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꾸준한 학습이 중요하다. 유려한 말솜씨와 고객과의 좋은 관계형성(라포)이 우수한 영업성적을 내는 방법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제품 정보 전달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권 사원의 설명이다.   

그는 "한독의 경우 지속적인 학습과 정보 전달력에 방점을 두고 있어 전문성을 기르려는 태도가 MR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전했다. 

 

국내사, MR 1명이 수십개 약물 소화 '반복'학습 
글로벌, 특정품목에 풍부한 컨텐츠...밀도높은 교육 가능

MR의 경우 약학, 생명공학 등의 전공자도 있지만 전공과 무관한 인력을 뽑는 경우도 많다. 의약품과 질환 등에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제약영업에 발을 들이는 케이스가 다수라는 의미로, MR교육을 통해 완성된다. 

MR교육은 기초학술과 직무과정 등으로 나뉘는데, 국내사와 글로벌제약사의 교육 리듬은 제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달라진다. 

기본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대동소이하다. 의학용어, 약리기전, 질병치료,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이다. 국내사의 경우 MR 1명이 소화해야하는 약물이 수십개에 달하고 약물에 따라 알아야하는 질환도 다양해 이에 맞춰 교육이 진행된다. 반면 글로벌제약사의 경우 질환별로 담당자가 정해지기 때문에 보다 밀도높은 교육이 가능하다. 

국내 영업기획부에서 글로벌제약사로 이직한 한 관계자는 "국내사는 MR 한명이 핸들링하는 약이 많기 때문에 입사 초기 약 3개월간 일정으로 교육을 받는다"며 전공자가 아닌 경우 기본적인 용어부터 시작해 질병 발생기전, 약물의 작용기전, 그리고 현장에서 적용가능하도록 롤 플레이 등의 교육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제약사는 오리지널 약물을 가졌다. 새로운 약물을 론칭할때 교육에 대한 투자를 많이한다"며 "또 글로벌하게 데이터가 많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교육 콘텐츠가 풍부하다. 국내사보다 밀도높은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제약 MR은 "신입교육으로 전반적인 사항을 습득한 후에는 신제품, 회사가 주력하는 제품, 또는 PM의 적극성 등에 따라 교육일정이 생긴다"며 "새로운 데이터보다는 반복적인 내용과 영업 성공사례 공유 등의 교육"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제약사 MR은 "정해진 집체교육이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면 이를 습득하고, 경쟁약에 대한 정보도 틈틈히 팔로업한다. 진급여부에 따라 피플 매니징 교육도 추가된다"고 전했다.  

 

"시대를 반영한 교육"

MR인증제-의학용어능력시험 자격증-온라인교육 플랫폼

회사들은 영업환경 변화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있는 외부교육을 실시하기도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실시하는 MR인증교육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개발하고 협회에서 실시 중인 'MR Master 2020 인증교육'은 약제약리학과 질병치료학을 포함한 기초학술과 제약영업 및 마케팅에 대한 직무과정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는 제약산업의 이해, 의약품개론, 약력학, 질환 이해, 최신 제약마케팅 트렌드 등을 배울 수 있다.

최근에는 공정경쟁규약(CP) 교육 과정이 추가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eHRD컨설팅실 박태흠 선임연구원은 "약제와 질병에 대해 정보전달자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한 기본적 지식과 최근 영업환경의 주요 이슈인 CP관련 교육도 하고 있다"며 "회사마다 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보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동화약품공업, 대원제약, 삼아제약, 환인제약, 한국오츠카제약, 아스텔라스, 미쓰비시다나베 등이 MR인증자격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박재솔 한국다이이찌산쿄 대리
심장학연구재단 의학용어능력시험 자격증 1호 보유자 
박재솔 한국다이이찌산쿄 대리

한국다이이찌산쿄는 심혈관계 담당 MR 72명에 대해 대한심장학회 심장학연구재단 주관 의학용어능력시험을 보고 자격증을 취득하게 했다. 심혈관계 분야에 최적화된 학술영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바람에서다. 

보령제약은 작년 항암제본부를 전문약 하위부서에서 독립시켜 자체 프로그램 '저널클럽'을 통해 매주 최신 논문을 학습하며 의학적 지식과 자사 제품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습득한다. 

온라인교육 플랫폼도 있다. 보령제약은 '브레인(BRain APP)'을 통해 MR이 제품과 의학정보, 사업전략을 알수 있도록 했고, 한독은 터치클래스, 하이아카데미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공간에 제약없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가 바꾼 영업환경, MR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춤형 교육을 받고 전장으로 나간 MR들이 최근 코로나19라는 시련을 맞았다. 소위 '일 잘하는' MR의 정의가 바뀔 수 있는 시점이다.

대면영업이 힘들어지면서 의료진들은 짧은시간 안에 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MR을 선호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MR은 디지털 채널을 통한 마케팅, 이디테일링의 적절한 병행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컨설팅 권진숙 대표는 히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옴니 채널(Omni-Channel)상황은 MR에게 좀더 정교한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대표는 "미국에서 조사된 내용 중 처방의들은 제약사가 제공한 디지털정보는 자사제품 위주고, 낮은 수준 치료 정보라고 평가했다"며 "의료진이 지속해서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할 일"이라고도 말했다. 

회사 제품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문제, 의사(고객)들이 치료하며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일, 신기술이 적용된 의료제품을 숙련시키는 일, 고객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 등도 MR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이 권대표의 설명이다. 

때문에 권 대표는 "회사가 영업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MR들 역량을 상향 표준화시켜야 한다"며 "매뉴얼과 교육이 필요하고 MR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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