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성 고혈압과 혈당조절 병용·함량 조정 어려워
동반환자 많으나 '동반질환'으로 규정지을 수 없어
학계·제약업계 일각 '고혈압+당뇨 복합제' 개발 부정적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는 3, 4제까지 개발, 시판되고 있지만, '고혈압+혈당(제2형 당뇨병) 조절성분의 복합제'는 시판된 사례가 아예없다. 왜 그런가.

학계와 처방의사 그리고 제약업계는 이에 대해 "개개인의 환자에 따라 약물치료 변수와 임상 조건이 까다로워 고혈압+당뇨 복합제 개발이 힘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 대한당뇨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가장 최근 조사해 발표한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의 유병규모와 치료현황(2016년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 동반질환자는 63만 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동반질환자는 약 262만 명, 당뇨와 이상지질혈증 동반질환자는 약 72만 명, 고혈압과 당뇨 그리고 이상지질혈증 3개 질환 동반질환자는 140만 명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또는 '당뇨+이상지질혈증 복합제'는 여러 품목이 발매된 데 비해 '고혈압+당뇨 복합제'는 개발 자체도 드물고 허가받은 사례가 없다.

대한고혈압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 그리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국내 3대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유병규모와 치료현황(2016년 데이터)을 지난 2018년 요약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 동반질환자는 63만 명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 그리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국내 3대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유병규모와 치료현황(2016년 데이터)을 지난 2018년 요약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 동반질환자는 63만 명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국내 4~5개사가 ARB계 고혈압 치료 성분(안지오텐신수용체)과 당뇨 치료 성분 DPP-4 억제제(인슐린 분비 호르몬 요소) 간 복합제를 각자 개발하다가 중도 포기했다.

국내 한 대학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 치료성분들을 조합한 2제, 3제 복합제가 많지만, 고혈압과 당뇨 치료성분 조합 복합제가 없는 이유는 혈당과 혈압을 세심히 조절해야 하고 고혈압약은 하루에 한 번, 당뇨약은 하루에 두 번 복용한다는 특징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평균 2~3가지 알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알약 하나만 먹는다면 편할 것이다. 다만 혈압과 혈당을 한 알로 조절할 만큼 획기적인 임상 개발사례 나오기 힘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지역 개원 내과 의사는 "환자에게 혈당과 혈압 모두 변동 폭이 큰 수치다. 혈당과 혈압이 모두 조절되지 않은 셈이니, 꾸준히 특정 용량만 복용해선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혈압 치료제 보유사 관계자는 "고혈압과 당뇨 동반질환자는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아 용량별로 세밀하게 고민하면서 처방해야 한다"며 "용량을 고정해 개발하는 복합제의 경우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 개발 임원 역시 "동반 질환 환자는 많지만 두 질환을 치료하는 처방 특성이 다르고, 병용 처방과 함량 조정 등 약물치료 변수가 다양하다. 따라서 동반 복합제에 대한 수요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도 여러 차례 개발을 검토했지만 처방의 수요를 예측할 수 없었다"며 "현재 이상지질혈증, 당뇨 복합제 시장 역시 크지 않다. 존재하지 않던 품목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취지라면 자사의 예측이 틀렸겠지만, 현장의 반응은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요약하면 고혈압과 당뇨는 동일 질환이 아닌 데다 동반한다고 확정할 수도 없어 복합제로 개발하기 힘든 것이다. 이에 반해 이상지질혈증의 발병요인은 고혈압과 당뇨라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복합제 또는 '당뇨+이상지질혈증' 복합제가 다수 개발, 시판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데이터 '유비스트(UBIST)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쓰이는 스타틴 계열의 처방실적은 지난해 1조73억 원을 기록했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치료 조합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 시장은 4780억 원 규모였다.

한편 최근에도 고혈압 치료성분 ARB 계열과 당뇨 치료성분을 조합한 복합제 개발 사례가 일부 이어지고 있다. 혈압강하 효과와 혈당조절 효과를 동시에 보이는 복합신약 개발에 도전해 최초로 허가받겠다는 목표로 풀이된다.

GC녹십자는 자사가 판매하던 아스트라제네카 고혈압약 '아타칸정' 성분 칸데사르탄과 당뇨 치료제 다파글리플로진을 조합한 후보 'GC2121'에 대해 이달 8일 임상 1상을 승인받고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GC녹십자는 계약상 아타칸 판매를 종료했지만, 칸데사르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나 고혈압 치료 성분 암로디핀을 결합한 복합제를 개발해 계속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오토텔릭바이오는 대웅제약의 고혈압약 '올메텍' 성분인 올메사르탄과 당뇨 치료제 다파글리플로진을 조합한 'ATB-101'의 두 번째 임상 1상을 지난달 승인받았다. 올해 3월 첫 번째 1상을 승인받기 전후로 제일약품, 퍼슨 등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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