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알츠하이머에서 항체 치료제의 효능 부분적으로 입증"
투자자 "아두카누맙 승인 이전보다 CNS 투자 환경 좋아질 것"

"(이번 아두카누맙 가속승인을 통해) 뇌질환에서 항체 치료제의 효능이 '부분적'으로 입증받은 것입니다. 물론 아두카누맙의 임상 데이터만으로 뇌질환에서 만족할 만한 임상적 유용성을 얻은 것은 아닙니다."(퇴행성 뇌질환 연구 바이오벤처 관계자)

"승인된 약물이 없을 때보다 투자 환경은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또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질환 분야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향적인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작용기전(MoA)을 타깃으로 연구하는 CNS 질환 회사에 희망적인 소식입니다."(투자 업계 관계자)

FDA는 7일(현지시간 기준) 아두카누맙(아두헬름) 가속승인(Accelated approval)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두카누맙은 4주 한번 정맥투여(IV)를 해야 하며, 1년 기준 투약 비용은 약 5만6000달러(약 6200만원)입니다.

지난해 11월 아두카누맙에 대한 FDA의 승인에 부정적인 외부 패널 투표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아두카누맙은 지난해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으나, 회사는 고용량 하위분석을 바탕으로 올해 FDA에 시판허가(BLA)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지난해 11월 4일에는 FDA의 내부 리뷰 리포트가 긍정적이라고 나오며 승인에 청신호가 켜진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틀 뒤 나온 외부패널 투표 결과는 이와는 달리 승인에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습니다.

FDA는 7일(현지시가 기준) 아두카누맙(아두헬름) 가속승인(Accelated approval) 결정을 내렸습니다.
FDA는 7일(현지시가 기준) 아두카누맙(아두헬름) 가속승인(Accelated approval)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두카누맙의 승인을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갔고, FDA는 아두카누맙의 신약허가 일정을 연기하다 7일 승인했습니다. FDA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충족의료수요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약물이 없는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대리표지자(surrogate) 혹은 중간임상충족점(intermediate clinical endpoing)을 기반으로 이번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FDA는 가속승인이기 때문에, 시판후연구(PMS)로 일컫어지는 임상 4상 데이터를 통해 임상적 이점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히트뉴스는 항체 기반 뇌질환 신약개발 벤처 관계자와 중추신경계(CNS)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투자자의 자문을 바탕으로 이번 아두카누맙 승인의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FDA의 승인 결정을 어떻게 보시나요?

벤처 관계자 A='부분적으로' 뇌질환을 타깃으로 한 항체 치료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물론 100%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베타 아밀로이드 가설 외에도 다양한 전략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이어질 것입니다.

벤처 관계자 B=솔직히 FDA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바이오젠의 정부 기관 대관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투자업계 관계자 C= 미충족의료수요가 큰 약물에 대해서 FDA가 전향적인 의사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다양한 MoA를 타깃으로 한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치매치료제 개발 회사들도 좋은 소식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앞선 약물이 인지개선 기능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큰 숙제가 남아있고 봅니다.

투자업계 관계자 D=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봅니다. 퇴행성 뇌질환에서 허가 기준이 생긴 것은 긍정적입니다. 다만 효과 부분에 있어 사실상 조건부 승인에 가까운 것이라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아두카누맙은 대리표지자(surrogate) 등을 기반으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후속 개발사들도 이와 유사한 전략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을까요?

A=그렇진 않을 것입니다. 물론 FDA가 전향적으로 surrogate로 승인을 내 준 사례는 있지만, 사례가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알츠하이머 분야는 그동안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아두카누맙 조건부 승인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후속 약물의 경우 아두카누맙보다 임상적 유용성이 우수한 데이터를 제출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알츠하이머 외에도 희귀 CNS 질환의 혁신신약(first-in-class)을 개발하는 회사의 경우 바이오젠의 전략을 눈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아두카누맙 이후의 후속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이와 같은 전략으로 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추후 FDA의 패널 결정의 배경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B=이번 승인을 계기로 FDA의 CNS 질환 약물의 임상평가 기준이 다소 확대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승인을 통해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의 주요 허들인 뇌혈관장벽(BBB)에 IV로 투여한 항체가 일부 들어가 효능을 나타냈음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벤처관계자 E=FDA는 항암제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사회적 비용이 크고 치명적인 질환이나, 효과적인 약제가 없는 경우 임상 기간 및 비용을 단축해서 빨리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임상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대리표지자 활용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약물 개발자가 대리표지자와 임상적 이점을 충분히 증명함으로써 FDA등의 규제기관이 임상 지표 활용 인정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사 역시 바이오마커 기반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바이오마커의 객관적 입증에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아두카누맙 승인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 자체부터 틀릴 수 있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A=아밀로이드 베타 가설보다 더 나은 데이터를 제시한 가설이 없었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 자체를 틀렸다고 누구도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만 정설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일단 아두카누맙 역시 조건부 승인이기 때문에, 4상 데이터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좀 더 입증해야 합니다. 향후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과 함께 타우(τ) 단백질 가설 모두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지난해 드날리 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는 논문을 통해 이중항체에 자체 BBB 플랫폼을 적용해 약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로슈 역시 브레인 셔틀 플랫폼(Brain Shuttle Platform)을 적용해 혈관-뇌 장벽(BBB)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항체 기반 신약을 개발 중입니다.

로슈와 제넨텍이 개발 중인 타우 타깃 항체 의약품도 인산화(phosphorylation)의 문제로 임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전임상과 임상에서 해당 가설을 입증할 만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합니다.

B=베타 아밀로이드 가설은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이미 일반화 된 가설입니다. 물론 타우, 바이러스, 박테리아, 염증(inflammation)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 개발도 지속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E=아두카누맙이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하는 최초의 최료제로 승인받음으로써 아밀로이드 베타 가설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될 거라는 기대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Aduhelm 시판 소식에 임상 2상에서 인지저하를 32% 늦춘 도나네맙을 개발하는 릴리 등 동일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만 보아도 시장의 기대가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이오젠의 두가지 임상3상인  Emerge와 Engage에서 각각 상반되는 결과를 보임으로써, 아밀로이드베타와 인지능력 개선의 연관성은 아직 결정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는 임상 4상을 통해 조심스럽게 추적 관찰한 이후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회사들의 연구 트렌드는 어떻게 될까요?

A=BBB를 투과할 수 있는 플랫폼 보유가 무엇보다 중요해 질 것입니다. 또한 그간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임상 3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파이프라인의 회생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다고 봅니다.

C=surrogate로 일종의 조건부 허가를 받은 것은 다양한 가설(아밀로이드, 타우 등)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E=아두카누맙 승인으로 도나네맙등의 아밀로이드베타를 표적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임상 개발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RIA-E 등을 감소시키고 인지능력 개선을 입증하는 임상 연구도 지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연간 5만불이상의 치료비용이 요구되는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게임체인저라는 확신은 부족합니다. 알츠하이머의 발병원인등에 관한 여러 연구가 지속되고 있고, 다양한 기전연구를 기반으로 다양한 약제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CNS 업계에 대한 투자 환경은 어떻게 될까요?

D=전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사실상 조건부 승인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불확실성은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치료제 개발 뿐만 아니라 해당 질환의 진단과 스크리닝 기업 역시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C=임상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인된 약물이 없을 때보다 투자 환경은 더 좋아질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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