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완제의약품(DP)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향후 DP를 넘어 원료 의약품(DS) 생산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업계 의견도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는 22일(한국시각 기준) 모더나 COVID-19 mRNA 백신(mRNA-1273)에 대한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이외 시장으로 수억 회 분량의 백신에 대한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모더나 백신에 대한 원료 의약품(DS) 생산은 아니다. 때문에 백신 전공정 위탁생산(CMO)로 보기에는 어렵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히트뉴스에 "DS 공정이 포함되지 않고, DP 공정만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MO 전 공정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원료의약품(DS) 생산은 스위스 론자가 맡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모더나와 DP에 대한 계약을 맺었던 GC녹십자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이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추후 DP 생산에 나설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DP 생산 계약이 DS 생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모더나가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자체 인력을 뽑았으니 궁극적으로 (DS 생산을 포함한) 전 공정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조율해야 할 사항이 워낙 세부적이기 때문에 DS 전 공정을 해도 공식 발표는 DP 생산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mRNA 백신에 대한 특허는 새로운 개념이 많기 때문에 계약 세부조항을 특정하는 데 어려울 수 있으며, 계약조건은 기본적으로 비공개이기 때문에 전 계약조건을 모두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더나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총괄매니저(GM) 채용 공고를 내고 한국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한국 지사 설립은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목적이라는 업계 중론이다.

향후 DS 위탁생산까지 이어진다면 지질나노입자(LNP) 기술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DS 위탁생산에 나선다면) 설비를 준비하는 데 최소 2~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항체 의약품을 생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mRNA 생산 공정 최적화(validation) 과정이 빨리 잡히면 생산하는 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LNP 제형화에 대한 부분은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직 mRNA 의약품 시장이 항체 의약품처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에 섣불리 뛰어들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정도라면 mRNA 의약품 위탁생산에 나설 인적 자원은 충분하다"며 "다만 국내에 mRNA 연구자가 풍부하지 않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정도의 회사가 코로나19 백신만 보고 CMO 사업을 뛰어들기에 mRNA 의약품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아 고민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