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완제의약품용 고품질 원료의약품 생산이 목표
이 과정 마치면 국내 완제사-해외 완제사 판매 진행

 '원료의약품은 제약바이오산업 반도체'…이 말이 더 슬프다 

K제약바이오 산업은 뜨겁고, 원료의약품 산업은 차갑다. 끌어다 덮을 이불 한자락없는 정책 사각지대서 중국산, 인도산 원료의약품의 가격 공세를 견디며 활로를 찾고 있다.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에게 역주행 기회는 있을까? 비가역 낭떠러지로 갈지, 글로벌 주요 플레이가 될지 갈림길이다. 그리고 시간이 없다.

① 방치된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 자급률 20% 남짓
②원료산업계의 하소연 "정부로부터 푸대접 받는다"  
③ 사막화 원료의약품 시장에 사과나무 심는 이 기업    

명인제약은 원료합성부터 완제의약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갖춘 제약회사로 1985년 창업했는데, 특히 발안 원료합성공장의 존재가 주목받는다. 통상 완제 제약회사들이 다양한 공급 루트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원료의약품 선호하는 환경에서 품질높은 자사 원료로 완제의약품 만들겠다며 이행명 대표가 적극 추진해 2018년 발안에 원료합성 공장을 세웠다. 

현재 명인은 자사 완제품의 원료를 직접 만든 원료로 대체하는 과정이며, 해외 수출도 진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명인은 3월 완제 불면증 치료제에 쓰이는 자체 합성 원료의약품 트리아졸람을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록 관리기관인 PMDA의 승인을 받아 J-DMF 등록을 마쳤다. 

수출입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향정신성 의약품 원료는 일반 의약품 원료보다 규격과 품질에 대한 기준이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는만큼 국내 합성 향정신성의약품 원료가 일본 J-DMF에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현재 완제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4개 제약회사에게 명인의 원료가 공급될 예정이다.

명인은 2020년 발안 원료합성공장에 대해 일본 후생노동성 의약품 외국 제조업자 인증(AFM)을 취득했으며, 이미 2017년부터 동결건조 주사제인 하이트로코티손 주사제를 일본에 수출해 왔고, 올해도 200만 바이알의 물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원료의약품 환경이 썩 좋지 않는 환경에서 명인제약은 왜 발안 원료합성공장을 건립하게 됐는지, 원료의약품에 대한 회사의 견해는 무엇인지 질의해 문답형식으로 요약했다. 

명인제약 발안공장 전경
명인제약 발안공장 전경

세상에 원료의약품은 많은데 왜, 원료의약품 공장을 짓고, 가동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히 고품질의 국산 원료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원료의약품 품질 문제가 업계에 화두를 던졌다. 특히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의 원료에서 발생하는 불순물로 인해 제약업계는 큰 혼란을 겪었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식자재와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주방장의 마음가짐에서 만들어진다. 고품질의 원료의약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되는 GMP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산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명인제약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저가 저품질의 원료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고가 고품질의 원료를 글로벌 제약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미래 국내 제약산업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구축하려면 국내 원료의약품의 자급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제약바이오산업 Data-book 통계 정보에 의하면, 2019년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2.5%이며, 완제의약품의 자급도는 77.2%다.
원료의약품의 자급도는 완제의약품 자급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며,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은 해외 원료수입에 많이 의존하는 실정이다.

자국 내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이 적다는 것은, 쌀이 주식인 나라에서 벼농사를 짓지 않는 것과 같으며, 코로나 팬더믹이 온 현시국에 자국 내 백신생산이 불가해 공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원료의약품은 대부분 중국, 인도에서 수입되는 상황이지만, 향후 국산 고품질 원료 생산 및 안정적인 공급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러한 사유로 우리는 고품질 국산 원료를 생산하기 위해 향남지역에 대지 1만2000 평방미터를 구입해 연간 40톤 규모의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명인제약 발안 원료 합성공장 시설에 400억 여원을 투자해 2018년 완공했다." 

 

명인제약 원료의약품은 다른 완제제약사에게도 판매되나.

"우리회사 완제의약품 원료를 우선 대체한 후 국내에서도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는 CNS 계열 약물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국내 제약사 중 톱 랭킹을 유지하고 있는 중견기업으로 조현병, 항우울제, 파킨슨, 신경안정제 영역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CNS 약물에는 소량의 원료가 투입되기 때문에 원료의 품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018년 발안 원료 합성공장 완공, 2019년 식약처 GMP 승인 취득 이후로 아래와 같이 합성원료의약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연구인력 및 생산 품목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우리는 주요 원료 의약품을 자체 생산원료로 대체하는 과정에 있으며, 일부 원료는 금액이 크지 않지만 해외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과정이 완료되면, 자사에서 생산한 고품질 원료의약품을 국내 다른 제약사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까다로운 일본시장을 뚫고 수출길을 텄는데.

"원료의약품의 화두는 품질이며, 이를 무엇보다도 중요시 여기는 국가는 일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합성한 원료의약품을 일본에 수출해 품질에 대해 검증 받는 프로세스를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에 수출하려는 트리아졸람(Triazolam)은 향정신성의약품이며, 합성공정이 길어 고가의 원료로 공급될 예정이다. 일본 거래선에 원료 샘플을 제공해 품질 검증을 마쳤으며, 최근 J-DMF(MF登録番号 303MF10030) 등록을 완료했다. 트리아졸람은 2022년 일본 4개 제약사에서 판매중인 완제의약품에 주원료로 공급될 예정이다."

 

원료개발 연구, 원료합성, 완제의약품까지 이렇게 수직계열화 하는 이유와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발안합성공장에서 고품질 원료의약품을 생산한 후, 팔탄완제품생산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당사에서 직접 유통하는 시스템으로 합성, 생산, 유통을 일원화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공급되는 최종 의약품의 품질 향상 및 원가 절감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행명 대표이사 회장의 관심과 노력이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이다. 품질에 대해 이 회장은 양보가 없다."

 

명인제약 발안 원료합성공장의 특징은 무엇인가.

"발안 합성공장은 GMP zone 안에서 kg단위의 R&D scale→Pilot scale→ton 단위의 대규모 Production scale의 생산이 가능하다.
대부분 원료 합성공장은 대규모 Production scale만이 GMP zone내 위치하고 있으며, 이는 GMP zone외부에서 R&D scale연구를 마치고 GMP zone 내에서 Scale up을 진행할 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연구부터 최종생산까지 GMP zone에서 가능하며, R&D scale의 생산장비와 Production scale의 생산장비의 메이커 및 작동원리가 같아 시행착오를 줄이며 Scale up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 향상 및 합성공정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최종적으로 의약품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완제의약품 원가는 원료의약품의 공급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일부 수입원료의약품은 국내 합성원료의약품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완제의약품 제조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완제수입의약품의 경우도 원료의약품의 공급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원가 문제로, 갑자기 국내 공급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해 국민 건강에 위협을 끼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원료의약품의 지속적인 생산노하우, 공정개선 등의 기술 축척이 이루어진다면, 생산원가를 절감해 수입원료의약품에 비해 경쟁력 있는 공급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과정과 시행착오를 통해 다양한 노하우를 축척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국내 합성원료의약품 R&D 능력 또한 점진적으로 배양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합성원료의약품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지 않겠나.

"국내 원료의약품의 자급도는 완제의약품 자급도에 비해 매우 저조한 편이며, 이는 산업적인 측면과 더불어 정부의 정책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중국, 인도 등에서 생산돼 국내에 수입되는 원료의약품의 공급이 원활하다해도, 환경, 공해 등의 문제로 언제든 수급불균형이 올 수 있으며, 수입 원료의약품 공급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됐을 때 수입 원료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 비춰 우리나라의 대비책도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현재 퍼스트 제네릭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제품 중 자사합성 원료를 사용하면 68%의 약가우대(가산)을 받는다. 하지만 오리지날 품목을 포함해 품목수가 3개 이하인 경우 5년동안 68%의 약가우대(가산)를 유지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5년간 가산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품목허가수와 상관없이 자사합성 원료를 사용할 때 약가우대를 받을 수 있는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국내 합성원료의약품 산업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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