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전담부서 신설하며 mRNA 백신 생산 나서
GC녹십자, 완제공정 기반으로 초기 개발 준비 중
아이진이 발표한 비임상 논문은 TriLink로 제작된 mRNA 물질
진원생명과학, 미국으로부터 기술 도입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가 개발한 mRNA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mRNA 백신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mRNA 기반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한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에스티팜 △아이진 △진원생명과학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조직 개편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 판교 연구소에 mRNA 백신 등 플랫폼 확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할 바이오3실이 신설됐다고 1일 보도자료를 내어 밝혔다. 본격적인 mRNA 백신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축적한 백신 개발 노하우를 통해 mRNA 백신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외 재조합 단백질 기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올해 하반기 허가 문턱을 넘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GC녹십자는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완제공정 위탁생산(CMO) 기반으로 mRNA 개발을 위한 초기 연구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 역시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이 백신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mRNA 백신 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에스티팜은 양주성 mRNA 사업개발실장 주도로 이혁진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 함께 mRNA 및 siRNA 등 RNA 유전자 백신과 치료제의 약물 전달체인 지질 나노 입자(LNP) 플랫폼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지난 달 8일 밝혔다.

향후 에스티팜은 자체 연구 중인 LNP 플랫폼 기술과 함께 이혁진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규 LNP 플랫폼 기술을 추가로 확보해 감염병 및 항암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서 자체 신약 개발과 위탁개발생산(CDMO)에 적용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mRNA 합성과 항체 생성에 핵심 기술인 5'-Capping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국내 특허출원을 마치고 글로벌 특허 취득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mRNA 대량생산을 위한 전용 GMP 공장의 증설이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 회사 모두 아직까지 mRNA 백신 개발만을 위한 공정 전체 체계를 갖추고 있진 못 하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GC녹십자의 경우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방향성을 확실히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GC녹십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개발 공정 세팅 자체는 부족한 편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본격적으로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팀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오벤처 중에서는 아이진과 진원생명과학이 mRNA 백신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아이진은 지난 달 22일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An mRNA vaccine against SARS-CoV-2: Lyophilized, liposome-based vaccine candidate EG-COVID induces high levels of virus neutralizing antibodies'라는 제목으로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BioRxiv는 동료 연구자(peer rivew) 리뷰 과정 없이 사전에 공개되는 곳이다.

아이진 측은 자사가 개발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EG-COVID'가 국내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업인 팜캐드에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염기서열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면역원성이 향상되도록 최적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아이진이 이번 논문에 사용한 mRNA 백신 후보물질은 자체 개발이 아닌, 트라이링크(TriLink)에서 맞춤제작(customize)된 것이다. TriLink는 연구를 위한 mRNA를 제작해 판매하는 곳이다.

아이진이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 회사는 TriLink에 제작된 mRNA를 사용했다고 돼 있다.
아이진이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 회사는 TriLink에 제작된 mRNA를 사용했다고 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진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mRNA 백신 후보물질을 갖고 있다면, 자신들이 보유한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물질로 비임상을 진행했어야 할 텐데, TriLink로 제작된 mRNA로 실험을 하는 것은 쉽게 이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휴스턴 매소디스트 병원(Houston Methodist Hospital)과 협력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지난 달 18일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은 2018 년 자회사 VGXI와 휴스턴 매소디스트 병원과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RNA 백신 및 mRNA 의약품 연구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RNA 백신 개발은 LNP 기술을 비롯해 쉽지 않은 과정이며, 관련 기술과 전문인력이 다수 확보돼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mRNA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나선 기업 중 GMP 수준의 생산 공장을 보유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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