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 삼성 잇따라 출사표...산도스, 베링거도 출격대기

암젠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바이오 분야 세계 1위인 휴미라 시장에서 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됐다.
암젠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품을 출시하면서 바이오 분야 세계 1위인 휴미라 시장에서 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됐다.

지난해 전 세계 의약품 매출액 약 20조원을 차지한 휴미라(이달리무맙)의 특허가 이번 달에 만료됨에 따라, 휴미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TNF-α 억제제다. 질병으로 인해 신체에 과도하게 퍼져 있는 TNF-α에만 약물이 결합해, 자가면역 기능을 차단해 증상을 개선한다. 주요 적응증만 해도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건선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등 14가지가 넘는다.

유럽 시장 진출의 첫 번째 주자는 암젠의 암제비타였다.

암젠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유럽시장에 출시한다고 15일(현지시각 기준) 자사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암제비타는 지난해 3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최초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를 받았고, 지난 16일 시장에 나왔다.

암젠 측은 3상 임상에서 암제비타가 휴미라와 안전성(safety)과 면역원성(immunogenicity) 측면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다. 또한 암제비타는 중등도에서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대상으로 한 장기간 3상 임상에서 새로운 부작용 없이 효능(efficacy)이 입증됐다.

스콧 포레이커(Scott Foraker) 암젠 바이오시밀러 총괄 책임자는 “우리가 유럽에서 염증 질환을 해결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유럽에서 염증 질환 바이오시밀러를 처음으로 출시함으로써 암제비타는 더 많은 환자들의 치료를 도울 수 있도록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암젠의 암제비타에 뒤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도 유럽시장 진출을 본격화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17일(현지시각 기준)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8월 유럽에서 최종 판매 허가를 받고, 올해 4월 애브비와 특허 분쟁 문제를 해결해 유럽시장에 임랄디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임랄디의 적응증은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크론병, 퀘양성 대장염 등이며, 17일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출시된다. 유럽의 판매와 마케팅은 바이오젠이 맡는다.

임랄디에 대한 임상은 지난 2016년 영국에서 개최된 ‘유럽 류마티스 학회(EULAR: The Annual 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에서 발표됐다. 발표된 임상은 기존 치료제를 사용한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중증도-중증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중 첫 24주를 마친 5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주 간 진행됐다. 휴미라와의 스위칭 투여한 결과 유효성, 안정성, 면역원성 측면에서 휴미라와 유사한 수준을 입증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임랄디 출시로 인해 그 동안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4종이 모두 출시됐다”며, "앞으로 환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 바이오의약품을 통한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바티스의 제네릭 계열사인 산도스의 하이리노스 역시 애브비와 협상을 마친 뒤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고, 베링거인겔하임의 실테조는 유럽의약품청으로터 허가권고를 받은 뒤 애브비와 막판 특허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셀트리온, LG화학 등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이처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여러 기업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고객은 결국 의사”라며 “의사에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해외 유수의 제약사와 바이오 회사가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유통에만 역점을 둘게 아니라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랄디의 마케팅은 바이오젠이 전담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전략을 말하긴 어렵다”며 “베네팔리와 렌플렉시스의 유럽 마케팅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휴미라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진입은 2023년을 기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암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애브비와 지적재산권 협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암젠의 암제비타는 2023년 1월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는 2023년 6월에 출시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애브비 연간보고서를 보면 휴미라의 전 세계 매출 184억 2700만 달러 중 미국시장 매출이 123억 6100만 달러로 67%를 점유한다. 따라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진검승부는 미국 시장에서 결판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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