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최고전략책임자로 선임
올초 의약연구개발·전략기획부서 그의 산하로 편제시켜
매출대비 의약R&D 1%, 효율성 제고? 신사업은 무엇?

식·유통사업 기반으로 매출 1조원 대에 도달한 광동제약의 '제약사업 부문'은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의 구상과 자문 아래 추진될 전망이다. 매우 이례적 상황이다.

지난해 5월 광동제약과 바이넥스가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 대표를 회사 CSO(최고전략책임자)로 선임한 데 이어 올해 1월 이 대표 산하에 전략기획, 의약품 연구개발 부서를 편제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는 광동제약에서 비상근 CSO로 업무를 보고 있다. 양사간 협업에 따라 최 부회장이 이혁종 CSO에게 회사 사업 자문을 맡긴 데에는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로 두 사람 간 막역한 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

이혁종 대표가 다른 제약사 대표지만 광동제약은 전체 매출 중 제약사업은 20%에 그칠 만큼 식·유통사업에 강하고, 바이넥스는 바이오와 케미칼 제조사업이 강세인 만큼 주력 분야가 달라 윈윈의 성과 창출을 기대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5월 바이넥스는 광동제약 자기주식 150만 주를 취득하기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었고, 이는 광동제약 지분 약 2.86%에 해당한다.

광동제약은 바이오신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바이넥스는 유동성 자산을 얻게됐다. 양사는 바이오 등 신사업, 제약사업에 있어 상호협력 하기로 했었다.

이후 광동제약은 ▲의약품 ▲건강음료 ▲삼다수 등의 사업부문별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올 1월 1일자로 단행했다. 개편의 핵심은 부문별 효율성 제고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우선 생수 '제주삼다수' 영업역량에 집중했다. 관련 부서들을 유통사업본부 내 '생수영업부문'으로 통합했다. 제주개발공사와 협업을 체계화해 삼다수를 1등 브랜드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경옥고와 우황청심원 등 천연물 기반 대표 브랜드 자산개발을 가속화하고 신규 천연물 소재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천연물융합연구개발본부를 만들었다.

창업주 고(故) 최수부 회장이 한방 과학화에 앞장서 제제 노하우를 쌓은 만큼 회사가 이어받아 의약품과 건기식에 아우를 천연물 연구개발과 관리체계 고도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전략기획실, 의약연구개발본부는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기능을 고도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재편했다. 의약사업개발, 신규사업, 해외사업 등을 이혁종 CSO 산하로 편제했다.

올 1월부로 개편된 광동제약 조직도 (본부기준) (보도자료 내용에 기반해 히트뉴스가 제작했다.)
올 1월부로 개편된 광동제약 조직도 (본부기준) (보도자료 내용에 기반해 히트뉴스가 제작했다.)

이 가운데, CSO 산하로 편제된 본부의 본부장들 거취에 변화가 있었다. 천세영 광동제약 의약개발본부장(전무)은 조직개편 즈음인 올 1월 사임하고 지난 2일부터 삼천당제약 부사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또, 오는 26일 열릴 회사 주주총회에서는 이채주 전략기획실장(상무)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의 건이 상정 심의된다.

회사는 최 부회장 밑으로 박상영 홍보담당 부사장과 천 전 본부장만 등기임원이었다. 천 전 본부장 공석에 이채주 실장이 선임되는 셈이다.

회사는 천연물 소재발굴에 집중하며, 전략기획실에서 의약품 부문 사내외 자원을 운영, 관리할 방침이다. 전략기획실이 사업전반 운영 총괄과 내부 통제에 집중할 부서로, 이혁종 CSO의 자문 아래 광동제약 핵심부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동제약은 사업보고서에서 "제약사로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R&D와 영업력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달리 의약품 연구개발에 있어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 천세영 전 본부장의 후임 인사도 알려진 바 없다.

1조 원 매출 대비 광동제약의 제약사업 매출은 2200~2300억원 남짓인 데다 연구개발비 비중은 1%(100억원 미만) 조금 넘는 정도다. 광동제약 의약품 분야 매출 규모와 비슷한 외형인 삼진제약(지난해 2419억원)이 연구개발에 8~10%, 유나이티드제약(2213억원)이 12~13% 투자하는 것과 비교된다.

광동제약 사업·경영실적
광동제약 사업·경영실적

천연물 분야에 연구개발을 집중하겠다 밝혔지만 기존 과제 중 천연물은 없었던 만큼 새로 개발, 도입해온다면 오랜 기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동제약은 바이넥스와 협력 관계를 맺을 때 자회사인 케이디인베스트먼트 투자조합이 바이넥스가 가졌던 미국 CAR-T 개발사의 주식을 매입한 것 이외에는 바이오사업 진출에 대해서도 공시 등을 통해 딱히 알려진 것은 없다.

자체 연구개발 과제나 인력이 여타 제약사만큼 충분하지 않은 광동제약에 제약사업 의지는 현재까지 감지되지 않는다. 이혁종 CSO가 제약사업 자문과 조언을 최성원 부회장에게 하거나 양사간 협업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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