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늘어난 상황… 민원·문의 효율화 위한 조치"
업계 실무자 "답변받기 어려울 것… 소통장벽 같아"

코로나19로 대면 논의가 어려운 와중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민원 응대의 효율화를 위해 부서 대표전화로만 민원을 받겠다는 방침을 세워 업계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직원 한 사람이 전담하겠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업무 담당자와 직접 소통하기 어려워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불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달 22일부터 부서별 대표전화 하나로만 민원과 문의를 받기로 결정했다. 식약처 본부, 평가원, 지방청 모두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그동안 식약처 웹 사이트 상 조직도를 통해 담당자와 그의 업무를 찾을 수 있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일례로 의약품(생약·한약제제 포함)과 의료제품 전반에 대한 허가·심사 제도개선을 총괄하는 허가총괄담당관실은 ▲의약품 허가분야 ▲일반 행정분야 전화번호만 공개했다. 

융복합 의료제품과 바이오의약품(의약외품 포함), 의료기기 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첨단제품허가담당관실도 각 업무별 전화번호 하나씩만 두었다. 이전에는 부서 소속 직원들의 담당업무와 전화번호가 공개됐었다.

담당자들과 직접 소통해 온 업계 실무자들은 대표자를 통한 간접적 소통이 업무 처리를 더디게 하고 제약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무 차질을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부터 변경된 허가총괄담당관실과 첨단허가담당관실의 대표연락처 고지 사례 (사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웹)
지난달 22일 부터 변경된 허가총괄담당관실과 첨단허가담당관실의 대표연락처 고지 사례 (사진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웹)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연락을 주고받던 담당자 번호는 외우고 있지만 담당자가 바뀐다면 대표연락처에 문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접수하면 이틀 내에 답이 오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다소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중간자를 거쳐야 한다면 업무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식약처 부서 대표번호로 연락을 취했을 경우 부서 내에서도 분담된 업무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즉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원활한 소통 기치에 반대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종전처럼 부서별 담당자의 연락처를 다시 공개하는 것이 '원활한 소통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난 상황에서 민원, 문의를 효율적으로 접수받아 처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부서별로 대표 전화를 두고 민원, 문의받아 회신하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외 규제기관이나 타 정부부처도 대표 연락처를 통해 민원, 문의받고 있다"며 "민원인과 소통 방식이 비대면 온라인으로 바뀌는 추세다. 담당자에게 빠르게 전달해 민원인이 만족스러운 답변 받을 수 있도록 업무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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