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사 만남을 돌아보며

의료기기는 사용자에 의해 의미가 생긴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료기기 산업 지원정책을 소개하는 자리나 산업 발전 방향을 논하는 대부분의 자리에서는 '수요자 중심', '의료기관과의 연계'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이는 곧 최근 의료기기 개발 전체 과정 중 R&D 단계에서부터 의료진을 영입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월 14일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진행했 '혁신의 재구성'을 되돌아 보면, 제가 만나왔던 혁신형 의료기기 인증 획득 기업들은 모두 이 정답처럼 여겨지는 부분들에 충실했다는 생각입니다.

히트뉴스는 '혁신의 재구성 :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 인증사와의 만남'을 일단락 하며, AI 진단보조 솔루션 개발사 루닛(대표 서범석), 분자진단의 씨젠(대표 천종윤), 재생의료의 시지바이오(대표 유현승), 체성분측정의 인바디(대표이사 차기철), 면역진단의 피씨엘(대표 김소연)과 만났던 경험과 이들이 공통점, 특징 들을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 물음, 현장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5개 업체는 모두 임상현장에 필요한 의료기기는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각자의 전략으로 직접적인 사용자 니즈를 충족하거나 의료현장에 필요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사용자를 유인할 방안을 구상했다는 의미입니다.

시지바이오 유현승 대표는 회사 제품들의 허가증을 '누더기'와 다름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의료진의 니즈와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신속히 받아들여 온 시지바이오의 노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의료진 설득을 위해 더 많은 임상자료와 결과물을 만들어야 했던 기업도 있었습니다. 이는 루닛인데요. 루닛은 의료진이 다소 반감을 가질 수 있는 인공지능을 통한 객관적인 데이터 및 분석 정보가 실제 진단에 필요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의료진을 설득했습니다.

AI가 가진 '기대요소'인 객관성과 전반적인 판독 정확도 향상이라는 부분을 임상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전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인바디는 초기 BIA한계를 극복해 정밀도와 재현도를 높여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사용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었죠. 현재는 의료기관은 물론 스포츠센터, 영양상담 등 넓은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기술의 고도화로 시장을 만들어 가는 기업은 진단분야에서 발견했습니다. 씨젠과 피씨엘은 각각 SGDDS(시약개발자동화시스템), SGCAP(3차원 검사법)이라는 원천기술을 갈고닦아 진단영역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 물음, 지속 가능한 사업 근거는 무엇인가?

혁신형 의료기기 인증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들 모두는 기술 발전을 지속가능한 사업 원동력으로 꼽았습니다.

데이터의 정제(레이블링)와 AI 진단보조 정확도 향상을 목표로 루닛은 SW의 보급에 이어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씨젠은 BT와 IT를 융합한 SGDDS 고도화는 물론 진단기기 개발 전문인력 양성과 그들을 통한 기초연구, 발명, 논문 발표 등을 통해 사업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모양새입니다.

시지바이오는 연구소 내 독립적인 10개 연구팀 운영을 통해 독자적인 연구는 물론 연구팀 간 아이디어 융합을 도모합니다. 새 아이디어가 새 기술, 새로운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인바디는 개발비를 한정 짓지 않는 개발 프로젝트 운영과 프로젝트 단위 팀 구성은 물론 직원들에게 개발 PM 기회를 제공하는 '과제업무제도' 시행으로 R&D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습니다.

피씨엘은 프로젝트 책임제 등 수평적 사내구조를 구축했으며 프로젝트 성과에 따른 보상 지급 등으로 직원들이 스스로 역량을 개발하고 그를 회사에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연구개발과 사업 확대 기틀을 만들었습니다.

 

"기본에 충실했다"

결국, 이들은 의료기기 업계가 원하는 산업 발전 요소와 업계에 바라는 요소들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요소들은 결국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가, 현장에는 무엇이 필요한가'로 귀결되는데, 이에 대한 고민과 해법은 곧 의료기기의 국산화나 글로벌 진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기기 업계는 국산화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브랜드 인지도 함양, 보험 등재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로 인한 연구·개발 기반 마련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안전성 및 유효성 확보와 임상현장 반영이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처럼 독자적인 기술력과 끊임 없는 투자로 이를 수행하고 있는 기업들을 신중하게 바라보고 응원과 물음을 던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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