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숙 지명컨설팅 대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등장이 암흑같았던 코로나 시대 종식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상에 자리잡은 언택트 문화는 앞으로도 이어 질 것으로 보이며, 더 나아가 온라인으로 대면하는 온택트(Ontact)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제약업계도 비대면 영업, 언택트 마케팅 등의 용어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영업·마케팅 변화와 MR의 역할을 짚어본다. 

1. 코로나 멈출 때 '온택트 문화'도 끝날까?
2. 전문가 심층인터뷰, 제약 마케팅과 영업의 미래 

코로나19는 사회, 경제,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상수로 자리잡았다. 무엇을 상상하고 실행하든 첫 번째 고려 사항이 됐다. 제약회사 마케팅과 영업도 예외일 수 없다. MR(영업사원)이 처방의사(고객)를 직접 만나는 것을 시작점으로 기획되는 제약 마케팅과 영업이 멀티 채널을 앞세운 비대면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지 오래다.

이 같은 환경에서 확답하기 어려운 질문들도 꼬리를 물고 있다. 만약 ① 코로나19 상황이 올해 깨끗하게 정리된다면 내년에는 어떤 마케팅과 영업 전략이 전개될지 ② 멀티채널 등장으로 MR의 역할이 쇠퇴하는 것은 아닐지 ③앞으로 멀티 채널 마케팅과 영업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등 다양하다.

여러 질문을 놓고 지난 10여년 간 제약 마케팅· 영업 분야의 컨설팅과 교육영역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해온 지명컨설팅 권진숙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권 대표는 "제약 마케팅과 영업에 대해 대면과 비대면,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옴니 채널(Omni-Channel)상황은 MR에게 좀더 정교한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대표는 많은 제약회사들이 최근 웨비나 등의 비대면 정보 전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처방의사 입장에서는 수십 개 이상 채널이 작동되는 TV를 옆에 두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많은 제약회사들이 최근 웨비나 등의 비대면 정보 전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처방의사 입장에서는 수십 개 이상 채널이 작동되는 TV를 옆에 두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1 의약품 시장 성장과 마케팅/영업 트렌드 변화 

 

제약산업 규모가 커지는데 따라서 기업들의 제약 마케팅과 영업에도 트렌드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요?

"제약 마케팅과 영업은 매우 보수적인 전문가 (처방의사)들을 고객으로 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외형적으로는 뚜렷한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시장은 성장과 정체를 반복하며 각종 문제를 산업계에 던져왔고, 산업계가 이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마케터와 MR(Medical Representative)의 역할들은 정교하게 진화되어 왔습니다. 특히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대략 10년 간격으로 끊어서 보면 시장의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제약회사들의 마케팅, 영업전략의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제약 마케팅과 영업 전략, 어떻게 변했죠?

"아시다시피 2000년 8월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제약산업의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1990년 1조3000억원 규모이던 전문의약품 생산액은 2000년 3조9000억원으로 3배 가량 커졌어요.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상황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투자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이때 가장 중요한 마케팅과 영업활동의 화두는 '영업자원의 효율적 활용'이었습니다."

 

책속에 있던 고효율이란 용어가 현장으로 튀어 나왔네요.

"그렇죠. 기업들이 SFE(Sales force effectiveness)를 주목하게 된 것이죠. 간단히 말씀드리면, 고객의 성장 가능성을 분석해서 높은 성장가능성을 가진 고객에게 영업자원 (MR의 방문, 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집중하자는 것이 핵심이었죠. 물론 이런 성장중심의 정책은 매년 기업들에게 높은 성장률이라는 성과를 안겨주었지만, 기업간 과열된 프로모션 경쟁이라는 고민거리를 만들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점입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잖아요. 전문의약품생산액은 11조5000억원에 이르러 10년 만에 어림잡아 3배 성장했어요. 그럼 그 이후의 마케팅과 영업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의약분업 10년의 성장기가 끝나가는 2010년 초중반, 기업은 STP(Segmentation & Targeting, Positioning)에 주력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이전같은 양적 팽창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활동의 고효율을 위해서 시장을 의료인의 특징, 환자군의 특징 등으로 미세하게 세분화하고 좀더 최적화된 고객군에 활동과 자원을 집중하게 된 결과이고, 동시에 지난 성장시기에 후유증인 리베이트 사건의 여파로 CP도 강화되니 마케팅과 영업은 더욱 정교해질 수 밖에요."

 

그런 변화들은 언제나 상위권 제약회사들이 먼저 움직이죠?

"그렇죠. 기업도 사람과 같아서 항상 변화를 주도적으로 만드는 회사와 그 변화를 따라가는 회사, 그리고 끝까지 변화지 않으려는 회사 등으로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마케팅과 영업인의 spirit은 어떤 상황에서도 파는 것입니다.

이제 기업은 좁아진 CP 범위 안에서 결과를 만들어내야 했고, 기업 간 프로모션 정책의 차이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영업 활동의 질(Quality)을 올리는데 기업의 노력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영업자원의 효율은 여전히 상수로 두고 말이죠. 이제 MR의 영업활동의 목표는 '단순 자사제품의 정보를 전달하기, 고객과 유대를 쌓기' 등을 넘어서 '목표 고객(처방의사)의 머리 속에 목표 환자와 자사 의약품을 연결시켜 처방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상향조정됩니다. 이전에는 몇몇 다국적사 만의 전유물과 같았던 정교한 마케팅과 영업활동이 상위권 국내사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때가 이 시점입니다."

 

오리지널 제품을 가진 다국적사와 달리 제네릭 제품 중심의 국내사의 경우도 그러한 마케팅과 영업활동이 의미가 있나요?

"네 몇 년 전에는 많은 국내기업에서 제네릭 제품을 위한 셀링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 제품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잘 알고 있는 제품과 동일 성분입니다. 우리 MR들은 디테일은 필요 없는데 이런 경우 어떤 셀링 스킬이 필요한가요?

사실 저도 여러 고객사의 요청을 받고 다양한 접근법을 고민하고 적용해보았지만, 수 년간을 통한 결론은 오리지널 제품과 제네릭 제품 간의 마케팅 전략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마케팅 전략 (목표 의료인, 목표 환자, Unmet needs, 제품과 회사가 제공하는 의 치료적 이점)이 정해졌다면 거기에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요구되는 MR의 셀링스킬은 대동소이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셀링 스킬이라는 것은 '고객이 문제를 인식하도록 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solution을 찾아가도록 이끌어내는 과정'입니다."

 

실제로 기업들의 이런 변화가 거둔 성과물은 어떤 게 있을까요?

"몇가지 주목할만한 사례들이 만들어졌어요. 제네릭 의약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특허만료 이후 계속해서 성장하는 제품이 있는가하면, 거꾸로 오리지널 제품을 이겨내는 제네릭 의약품도 있었죠. 예상 밖의 성장을 이끌어낸 희귀 의약품 등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언뜻 다르게 보이지만, 모두 공통적인 특징은 목표 고객 (처방의사)에게 질환 인지도 (진단 방법, 치료 필요성 등)를 지속적으로 상승시켜서 처방해야 될 환자가 계속 늘어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압축파일 좀 풀어주셔야 겠어요.

"예를 들어 이전에 제약회사가 목표고객에게 제품정보를 전달하는게 중요했다면 이제는 처방의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함께 그 분들이 목표 환자를 잘 찾아내고 잘 치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어요.

이러한 치료중심의 정보전달 활동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마케팅의 탄탄한 전략과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우수한 영업인력, 그리고 전략수립과 실행과정에서 의료전문가들과의 적극적인 연계가 필요합니다.

제약회사의 이상적인 사회적인 활동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이러한 제약회사와 의료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치료시장이 점점 확장되고 있고, 많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건강을 제공하는 win-win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한 때 활발했던 오프라인 중심의 학술마케팅과 궤를 같이하는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제약회사들이 오래 전부터 학술마케팅의 중요성을 알아왔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이전에는 대규모 심포지엄, 세미나 등을 통해서 학술 마케팅이 이루어졌다면 최근 들어 그 학술 마케팅 방식이 비대면으로 확장되면서 더 활발해졌다는 것이 최근의 특징입니다."

 

 #2 코로나19가 몰고온 마케팅/영업 트렌드 변화 

 

아, 작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되면서 제약산업계에 등장했던 용어가 멀티 채널(MC, Multi-channel)이었죠?

"그렇죠. 우리의 소통방식은 디지털 기기의 발달과 함께 바뀌고 있습니다.

의료인들 역시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 변화되고 있기에 여기에 발맞추어 제약회사가 정보전달 방식을 변경하는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MR을 통해서 대면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멀티 채널 (MC, Multi-channel)이라고 하는데, 웹광고, 지면광고, 제약사 웹사이트, 명함, 웨비나, DM, 이메일, 비디오, 논문, 블로그, 소셜미디어 사이트, 방송 매체 등이 다 멀티채널에 속합니다. 물론 최근 많이 진행되는 웨비나(Webinar,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는 대부분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다양한 디지털 방식의 비대면 멀티 채널(MC)로 정보를 전달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있었지만 의료인과 제약회사 양쪽 모두 적극성이 높지 않았다면, 2020년 코로나19로 비대면 MC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반강제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많은 회사들이 MC의 적극적인 활용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3 비대면 시대와 MR의 미래 

 

비대면 시대와 함께 웨비나 등 MC가 거론될 때마다 따라붙는 걱정은 MR의 매래에 관한 것입니다. 과연 MR의 역할과 공간이 있겠느냐는 거죠.

"네네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 질문은 '자동조제와 디지털 복약지도가 가능한 미래의 약국환경에서 약사의 역할이 필요한가?'라는 질문과 유사한 것 같습니다.

약사 역할이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복약지도에만 필요하다고 한정한다'면 약사의 미래직업적 가치는 낮아보입니다. 하지만,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복약지도'는 약사의 다양한 역할 중의 하나입니다.

동일하게 제품 정보전달이 MR의 역할로 한정한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MC활동이 활발해 질수록 MR의 역할은 더 정교하고 다양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왜죠?

"2017년 미국에서 조사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약회사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정보에 대해 의료인들은 제약회사에서 제공된 정보는 주로 자사 제품정보 중심이고, 낮은 수준의 치료정보를 전달한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권대표는 지명의 교육 프로그램은 다양한 치료영역의 오피니언 리더 인터뷰와 2000례 이상의 제약회사 MR 역량진단에서 발굴되고 체계화된 지식과 스킬에 바탕에 두고 있어 매우 실전적이라고 했다.

이렇게 제약회사의 MC활동이 평가된다면, 앞으로 해당 제약사의 MC 활동이 목표하는 의료인의 인식과 행동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들이 MC에서 제공되는 정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MCE (Multi-channel engagement)가 필요한데, MCE 활동의 기본은 치료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치료정보를 수집해서 MC 컨텐츠가 개발되도록 하는 것, 각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MC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것, MC에서 제공된 정보를 치료과정에서 적용하도록 동기 부여하는 것 등이 필요한데,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MR입니다."

 

도돌이표 같은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MR의 역량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케팅 전략이 정교해 질수록 , 이를 수행해야 하는 MR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점점 확장되고 있습니다.

Building relationship 역량과 치료와 환자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지식, selling skill, Territory management 등이 전통적인 관점에서 요구되는 역량이라면, 고객 분석에 따른 맞춤 개발 전략의 수립, 목표달성을 위한 최적의 활동을 기획하는 능력, 비대면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 (Remote detailing), MCE (Multi-channel engagement) 등이 최근에 요구되는 역량 들입니다."

 

제약회사는 대면 영업과 비대면 영업 가운데 어디에 비중을 둬야 하죠?

"어느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이젠 옴니 채널(Omni-Channel,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입니다.

전쟁에 비유하자면 시대에 따라 새로운 무기와 전략을 수용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남보다 좀더 앞서서 적용하면 시장을 좀더 유리하게 장악할 수 있겠죠. 하지만, 군인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기가 바뀌어도 시대를 관통해서 그 핵심과 적용방식은 동일합니다.

각자 회사의 상황에 맞게 변화를 받아들이되 그 기저에서 MR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은 동일하다고 강조하겠습니다."

 

지명컨설팅은 MC 환경에서 제약회사들에게 어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나요?

"많은 제약회사들이 최근 웨비나 등의 비대면 정보 전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거꾸로 처방의사 입장에서는 수십 개 이상 채널이 작동되는 TV를 옆에 두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고객은 깐깐한 소비자여서 여러 회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들을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됩니다. 고객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본은 양질의 콘텐츠입니다. 지명컨설팅은 의료인의 치료적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제약회사의 전략을 담은 양질의 콘텐츠를 맞춤제작해서 제공하거나, 고객사 내부의 개발역량과 비대면 전달역량을 성장시키는 교육 솔루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명만의 강점이 있을까요?

"지명이 지난 10여년 간 독보적인 제약 바이오 교육 컨설팅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명에 제공하는 차별화된 교육솔루션에 있습니다.

지명의 교육 프로그램은 다양한 치료영역의 오피니언 리더 인터뷰와 2000례 이상의 제약회사 MR 역량진단에서 발굴되고 체계화된 지식과 스킬에 바탕에 두고 있어 매우 실전적이죠.

지명은 이렇게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음의 3가지 영역으로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① 제약 바이오 교육 컨설팅 ② 온, 오프라인 의료전문 컨텐츠 개발 ③ 제약 바이오 전문가를 위한 온라인 교육 사이트(M-library.com) 운영을 해 왔어요.

특히 신입사원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지만 내부 교육 부족으로 고민하시는 제약 바이오 회사라면 M-library에서 제공하는 한달 간의 신입사원 패키지 프로그램 만으로도 충분히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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