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남공장 철수로 한독에 생산 넘겨… 허가권은 유지
영업·마케팅은 SK케미칼이 담당...공장은 환인제약이 인수

한국얀센(사장 제니 정)이 향남공장 문을 닫으며 진통소염제 제품군의 '울트라셋(아세트아미노펜, 염산트리마돌 복합제)' 패밀리 제조, 판매를 모두 국내 제약사들에게 맡겼다. 

이 공장은 환인제약이 460억원에 모두 인수하기로 한 상황이다.

제조는 한독, 판매는 SK케미칼이 담당한다. 향남공장 철수로 생산을 이어받을 회사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빚어질 품절 등에 대응하기 위해 영업·마케팅 역량을 갖춘 국내 제약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울트라셋 패밀리는 ▲울트라셋세미정 ▲울트라셋정 ▲울트라셋이알세미서방정 ▲울트라셋이알서방정 등 4개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울트라셋은 2002년 최초로 개발돼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진통제 중 하나다. 

중등도부터 중증의 통증까지 광범위한 통증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효과가 강한 진통제에 다수 포함된 마약성분이 없어 중독이나 약물 남용과 같은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글로벌 얀센 본사는 2021년 말 향남공장 운영을 종료한다는 계획을 2018년 밝혔다. 1983년 준공한 지 38년 만이다. 항암제, 면역주사제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이 늘며 정제 등 고형제 생산량은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얀센 향남공장 (사진출처=히트뉴스DB)
얀센 향남공장 (사진출처=히트뉴스DB)

향남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들은 얀센 글로벌 공장에서 수입해 오거나 국내 제약사가 생산을 이어받아야 했다. 다만 행정절차 상 시간이 걸려, 제품 공급이 원활치 않다.

이 가운데 얀센은 '울트라셋' 생산라인은 한독에 넘기기로 했다. 품목허가는 얀센이 갖고 있고 한독이 위탁제조업체 역할을 맡는다. 

얀센은 최근 유통업계에 공문을 보내 울트라셋세미정의 경우 한독으로 제조업체가 변경, 행정절차를 거쳐 올 6월부터 정상적으로 공급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알서방정 품목들도 얀센과 한독이 생산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트라셋 속효정(품목명 울트라셋정)은 최근 1년 내 모두 수출용으로 전환됐다. 향남공장에서 만들던 속효정은 보험급여가 종료돼 국내 공급중단된다. 얀센은 속효정의 경우 지난해 5월 캐나다, 이탈리아 공장에서 만들어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더해 얀센은 울트라셋 국내 영업·마케팅과 유통을 SK케미칼에 맡기는 '국내판매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5일자로 협약의 효력이 발휘됐다. 

의약품 시장조사 데이터 UBIST(유비스트)의 지난해 원외처방실적을 보면 ▲울트라셋 이알 서방정 99억원 ▲울트라셋 이알 세미 서방정 77억원 ▲수출용으로 전환된 울트라셋 정 43억원 ▲울트라셋 세미정 28억원 등 울트라셋 패밀리는 247억원을 보였다. 2018년부터 250억원대를 유지하던 데 비해 소폭 줄었다.

SK케미칼에 따르면, 얀센은 SK케미칼에 국내 영업·마케팅과 유통을 맡김으로써 울트라셋의 시장 점유율이 다시 한번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얀센 진통제 울트라셋 원외처방실적 (히트뉴스 집계)
한국얀센 진통제 울트라셋 원외처방실적 (히트뉴스 집계)

울트라셋은 2008년 특허가 만료된 후 현재까지 249개의 제네릭 제품이 출시돼 경쟁이 심화됐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국내 울트라셋 성분 시장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602억 원 규모에 최근 매년 4%씩 성장하고 있다. 

2009년과 2011년, 얀센은 대웅제약과 울트라셋 · 울트라셋이알의 국내 영업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었다. 국내사 인프라를 활용한 시장 방어로 해석된다. 10여 년만에 다시 국내 제약사에 영업·마케팅을 맡기게 됐다.

SK케미칼의 입장에서는 통증 영역에서 400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자사 천연물 신약 1호 조인스, 그리고 한국릴리의 둘록세틴염산염 성분 1위 심발타를 코프로모션 하고 있어 진통소염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울트라셋 성분은 조인스와 병용률 2위, 심발타와는 1위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정훈 SK케미칼 파마기획실 실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협약을 통해 (자사의) 진통소염제 포트폴리오가 한층 더 강화됐다"며 "기존진통소염제 제품과의 시너지를 통해 국내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환인제약, 얀센 향남공장 460억에 인수

한편 한국얀센 향남제약공장은 환인제약이 460억 원에 인수한다. 환인제약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상신리 905번지 소재의 한국얀센 토지 및 건물(토지 3만3047.7㎡과 건물 8870.9㎡, 기계장치 495식)을 모두 양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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