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모두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인증 마쳐
고혈압학회 "스마트폰 앱 통해 주기적으로 측정해 보정값 얻어야"

심전도와 혈압을 비롯해 다양한 생체 지표를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대한고혈압학회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학고혈압학회는 지난달 25일 학회 공식 잡지 <Clinical Hypertension>을 통해 'Smartphone/smartwatch-based cuffless blood pressure measurement: a position paper from the Korean Socieyt of Hypertension'이라는 제목으로 레터를 발행했다.

기존 가정용 혈압계처럼 팔을 감싸는 커브를 이용한 휴대용 기기들과 함께 최근 커프(Cuff; 팔에 착용해 팽창·수축하면서 혈관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측정) 없이도 간편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혈압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의 미래'에 따르면, 이 기기들은 주로 ▷심전도 ▷맥파전달시간 ▷산소포화도 등의 수치를 기반으로 혈압을 추정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서 다양한 보정이 필요하다는 게 학회 측 입장이다.

학회는 "초기 연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혈압 측정은 정확도가 95~100% 수준이라 발표됐지만 측정 방법에 따라 변동폭이 커, 실제 측정 결과가 혈압 '수치'가 아닌 혈압 '범위'로 제시됐다"라며 "이후 유비쿼터스 모델 또는 선형 다항식(linear polynomial equation)이 적용되며 훨씬 개선돼, 기존 의료기기로 허가된 손가락 혈압 측정계의 오차 범위 및 의료기기 표준(AAMI) 허가 기준인 5 ± 8 mmHg를 만족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회는 스마트 워치 장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에서 '광센서(photoplethysmographic sensor)의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과 '적절한 훈련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안정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는 점을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 워치로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측정계로 얻은 혈압값을 스마트폰의 혈압 측정앱에 주기적으로 입력해 보정해야 한다"며 "보정 작업 시 혈압을 최소 2분 간격으로 3회 측정하는 것"을 권장했다.

또 "양 팔 사이에는 수축기·이완기 혈압에 3.3·2.0 mmHg 정도의 차이가 있다"라며 "보정 과정에서 한쪽 팔은 스마트 워치를, 반대쪽 팔은 일반 혈압계를 이용해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은 이점이 없다"고 했다.

즉, 스마트 워치에서 센서 기반 혈압 신호를 획득한 후 동일한 팔에서 일반 혈압계로 혈압을 정해 보정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학회는 "수축기 혈압이 160 mmHg 이상이거나 80 mmHg 이하로 아주 높거나 낮은 환자에서는 의료기기조차 아직 정확도가 검증되어 있지 않다"라며 "그 밖에도 대동맥 판막 폐쇄 부전증, 박동수 변동성이 큰 심방 세동, 혈류가 약한 말초혈관질환, 당뇨병, 심근병증, 말기 신부전, 손떨림, 혈액 응고 장애 등을 가진 환자 및 항혈소판제/항응고제 복용. 임신으로 호르몬 변화가 큰 상황에서도 혈관 특성이 일반 인구와 다르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고혈압 환자의 모터링보다는 일반 인구에서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을 조기 진단하는데 1차적인 효용성이 있다"라며 "특히, 모바일 기기의 사용에 익숙한 30~40대 연령층의 낮은 고혈압 인지도를 고려하면, 젊은 성인들의 자기 혈압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고혈압 관리를 조기에 개시할 수 있는 잠재성은 크다"고 했다.

학회는 "다만, 반대로 환자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적절하게 측정한 혈압을 기반으로 약제를 자가 조정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이미 연구에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이 24시간, 요일, 심지어 계절에 따라 상당한 편중이 있다는 보고가 있고, 특히 부적절하게 측정한 혈압이 불필요한 심리적 스트레스, 잘못된 고혈압 오진, 의료비 지출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향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혈압 측정의 비용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기 기반 혈압 측정이 일상 생활 및 신체·감정적 스트레스에 따른 혈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혈압의 동적 변화 평가라는 새로운 분야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학회 입장이 새로운 기기 개발과 성능 평가에 중심 자료로 활용되고 나아가 임상 현장에서의 도입과 연구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학회가 이 같은 입장문을 낼 정도로 최근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간편하게 혈압을 측정하는 다양한 기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삼성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21일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삼성 헬스 모니터' 모바일 앱을 식품의약품안전처(MFDS)로부터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삼성 헬스 모니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관련 센서가 장착된 모델로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2'와 '갤럭시워치3'부터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혈압 측정 기능을 이용하면 커프를 팔에 착용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심장의 수축기·확장기 혈압과 맥박수를 알 수 있다. 스마트 워치가 측정한 맥박파형을 기준 혈압과 비교·분석해 혈압과 맥박수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혈압앱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존 자동전자혈압계의 성능 기준을 모두 충족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심전도 측정 기능은 심장의 전기 활동을 분석해 심방세동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분석해 알려준다.

사용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앱을 실행한 뒤 스마트 워치를 착용한 팔과 손을 평평한 표면에 올려놓은 후 반대쪽 손의 손가락 끝을 스마트 워치의 상단 버튼에 약 30초 정도 올려두면 바로 측정된다.

애플 역시 혈압 측정 기기와 앱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 측정 방식에서 더 나아가 별도의 커프 혈압계 없이도 정확한 혈압을 잴 수 있는 특허를 지난해 등록했다. 이 기술은 애플워치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심전도 측정 기기에 대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과 애플 외에도 국내 기업 중 휴이노가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혈압계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의 바이오비트는 광혈류측정(PPG)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스마트 혈압계를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 2019년 옴론 헬스케어는 하트가이드(Heart Guide)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최초로 혈압 측정 의료기기를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 스마트워치는 진동법을 이용해 사용자의 혈압을 측정한다. 진동법은 혈관에서 발생하는 박동의 크기로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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