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 장명호 대표-고영준 상무·김국환·윤나리 이사

"신약개발에서 협업은 매우 중요하지만, 형식적 업무협약(MOU)만이 아니라, 실질적 연구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루닛(Lunit)과 협업 역시 그 일환입니다."(장명호 대표)

"비록 초기 임상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는 한발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잡고 GI-101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위한 한 템포 앞선 전략이었습니다."(고영준 디스커버리 부문장)

"GI-101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의 경우 MSD로부터 임상명 키노트(KEYNOTE-B59)를 부여 받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임상시료 무상공급 뿐만 아니라 수십년간 전세계 면역항암제 개발을 선도해 온 MSD 의 임상 인력풀과 협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윤나리 임상개발 팀장)

"섬유화(fibrosis)를 타깃으로 한 이중융합단백질을 통해 삼중타깃 전략으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임할 것입니다. 향후 다양한 장기에 걸친 섬유화 현상으로 연구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김국환 디스커버리1팀장)

지난 2017년 설립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오사카대, 제넥신, 프로젠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장명호 대표와 유한양행, 로슈, BMS에서 항암제 임상과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남수연 대표의 이름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다. 이제 3년이 넘었지만, 회사는 기존 바이오벤처보다 한 템포 빠르게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전략과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신약개발 주기를 앞당기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장명호 대표, 고영준 상무(디스커버리 부문장, 김국환 이사(디스커버리1팀장), 윤나리 이사(임상개발 팀장)을 만나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신약개발 전략을 들어봤다.(사진은 시계방향순으로)
히트뉴스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장명호 대표, 고영준 상무(디스커버리 부문장, 김국환 이사(디스커버리1팀장), 윤나리 이사(임상개발 팀장)을 만나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신약개발 전략을 들어봤다.(사진은 시계방향순으로)

히트뉴스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장명호 대표, 고영준 상무(디스커버리 부문장), 김국환 이사(디스커버리1팀장), 윤나리 이사(임상개발 팀장)를 만나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신약개발 전략을 들어봤다.

 

 #1. GI-SMART 플랫폼 기술 이야기-SMART-cLego와 SMART-Selex 

요즘 단일 파이프라인보다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잖아요. 지아이이노베이션도 독자 플랫폼 기술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영준 상무(고)=저희가 가지고 있는 GI-SMART 플랫폼은 ▷SMART-cLego ▷SMART-Selex로 구성돼 있습니다. SMART-cLego 플랫폼은 이중융합 단백질을 만드는 기술로, 레고 블록을 쌓듯이 클로닝(cloning) 과정을 거쳐 단기간 내에 이중융합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약 24190개의 조합으로 단백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Fc, 힌지(hinge), 링커(linker) 등을 조합하는 경우의 수에 따라 나오는 것입니다.

보통 각 물질의 조합이 잘 이뤄져야, 안정적인 단백질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 신약의 경우 생산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리 효과가 좋아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업성을 고려해 초기 디스커버리 발굴부터 안정적인 단백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SMART-cLego 플랫폼 기술[출처=지아이이노베이션 IR 자료]
SMART-cLego 플랫폼 기술[출처=지아이이노베이션 IR 자료]

뿐만 아니라 생산 속도 역시 높일 수 있습니다. 보통 클로닝 과정을 외주로 맡기면,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상존해서 완료시점에 대한 보증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플랫폼을 활용하면 클로닝 시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 자리(site)가 정해져 있어서, 한꺼번에 5개의 유전자 블록을 섞으면 오류없이 클로닝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일반 클로닝 과정보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SMART-Selex 기술은 와이바이오로직스의 항체 라이브러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SMART-Selex 기술은 같은 API를 갖고, Hinge와 Fc, Linker만 바꿔도 높은 생산성과 안정성을 가지는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단백질 변이체를 단시간 내에 얻을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해 다량의 이중융합변이체를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물질에 대한 테스트를 실험해 볼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와이바이로직스의 항체를 도입해 다양한 표적 항체를 이중융합단백질에 조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항체뿐만 아니라 사이토카인 등 다양한 물질을 달아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의 연구와 개발 이야기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I-101은 중국 심시어에 중국 판권으로 한정해 기술이전을 했고, 머크(MSD)와 키트루다 병용임상에 대해 공동연구를 하고 있잖아요.

고=GI-101은 지난 1월 22일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미국의 경우 올해 4월, 국내는 4~5월에 첫 환자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 10대 혁신제약기업 인 심시어에는 중국 판권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고, 아직 글로벌 판권 기술이전의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빅파마들이 선점한 듯 보입니다. GI-101은 어떤 가능성을 보고 개발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고=기존 면역항암제는 ▷낮은 반응률 ▷부작용 이슈 ▷치료 지속기간 등에서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GI-101은 면역관문억제제와 사이토카인이 이중융합 형태로 결합한 신약 후보물질입니다. 사이토카인의 경우 높은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큽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줄이면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IL-2 변이체를 붙였습니다.

물론 IL-2 기반 신약개발에 뛰어든 곳은 꽤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페길레이션(Pegylation) 된 IL-2를 개발 중인 회사로 넥타 테라퓨틱스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경우 의약품제조품질관리(CMC)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GI-101은 CMC 이슈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고=처음부터 변이 단백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Pegylation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초기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CMC를 미리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GI-101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개요 
GI-101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개요 

 

CTLA-4 저해 기전을 보면, 여보이(이필리무맙)와 비슷해 보입니다. 여보이의 경우 부작용 이슈가 큰 면역항암제 중 하나인데요?

고=기전 상으로 여보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이 CD80이 붙어 있는 부분입니다. 여보이는 전신에 분포하고 있는 모든 조절 T 세포(Treg cell)를 없애게 됩니다. 때문에 여보이가 가진 대표적인 부작용은 70대 이상 환자가 장염으로 장기간 투여가 어려운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반면 GI-101은 Treg cell을 없애지 않고, 잡고만 있습니다. 야생형 IL-2가 아니라, IL-2 변이체이기 때문에, Treg cell에 많이 발현되고 있는 IL-2 수용체(receptor) 알파와 비교적 약하게 결합되도록 디자인돼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CD80 부분이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여보이 등)의 작용을 하고,  IL-2 변이체 부분은 항암 효과를 보이는 면역세포를 활성화(activation)하도록 작동합니다. IL-2 부분이 자연살해세포(NK cell)이나 작동 T 세포(effect T cell)를 증식시키고, Treg cell은 활성화하지 않는 역할을 합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남수연 박사님을 비롯해 윤나리 이사님 등 초기 개발단계부터 임상팀을 꾸렸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 임상 디자인에 대해서 듣고 싶어요.

윤나리 이사(윤)=궁극적으로 암환자 분들의 생존율 개선을 위해 면역반응을 올려주는 다양한 약제와 GI-101을 병용해 최대한의 임상적 효능을 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에 진행하는 첫번째 임상시험에서 GI-101 단독요법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VEGFR 억제제 렌비마(렌바티닙), 방사선치료 등과 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GI-101 첫 임상을 MSD와 공동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이번 임상에서 먼저 용량 증량을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tolerability)을 확인해 적정 용량을 찾을 것입니다. 이후, 용량확장기(expansion phase)로 넘어갑니다. 단독요법과 병용요법을 동일한 임상시험 안에서 진행하는 1/2상 임상시험 디자인으로 빠르게 항암 활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특히,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의 용량 확장단계에서 키트루다와 병용 시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응증을 선정했습니다. 기존 면역항암제로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도 포함해 의료적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또 육종(sarcoma) 등 희귀암종에 대해서도 약효를 입증하는 시험을 진행해, 희귀의약품 지정 등 승인 속도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전략도 세웠습니다.

 

기존 적정용량을 찾는 것과 확장기 단계에서 시간차가 있어 임상 운영(operation)에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윤=이러한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하고 임상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저희는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적정용량을 찾은 후 바로 한 임상시험계획서 안에서 약효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임상을 설계했습니다.

또한, 치료효과가 우수한 암 종에 대해서는 추가로 환자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충분한 항암활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MSD와 공동 임상의 진척 상황은 어떤가요?

윤=GI-101과 키트루다 병용임상은 'KEYNOTE-B59'로 MSD의 정식 임상명이 붙었습니다. 일단 GI-101 단독요법의 적정용량을 찾으면, 병용요법 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입니다.

MSD와 공동연구, 어떤 협력을 하나요?

윤=총 7개 암종에서 200여명 분의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공급받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면역항암제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MSD의 핵심 연구자(key scientific people)들과 임상설계부터 데이터 분석 등을 함께 진행하게 됩니다.

분기별로 저희와 MSD가 이번 임상시험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검토하는 미팅을 가지게 됩니다. 이를 통해 저희로서는 MSD의 면역항암제 개발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 또는 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3. 루닛과 손집과 인공지능 신약개발 도전기 

루닛과 인공지능 신약개발 협업을 결정하게 된 계기, 궁금합니다.

=루닛스코프(Lunit SCOPE)를 활용해 림프구(lymphocyte)가 암세포에 잘 들어가는지 분석해 보는 작업을 실행해 봤습니다. GI-101을 개발할 당시 이 약물이 키트루다 병용에서 실제로 암세포에 많이 들어가는지 확인해 보는 작업을 연구자의 육안으로 확인하는 대신 루닛스코프를 활용해 본 것이죠. 실제연구자들이 확인한 것과 루닛스코프 간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루닛스코프를 활용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고=루닛스코프 역시 점점 고도화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면역세포의 모양 만으로 각 면역세포를 판별해 낼 수 있을 것 입니다. 이 과정이 완벽히 이뤄진다면 기존에 연구자들이 확인하게 위해 거쳐야 했던 면역형광염색을 거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보통 멀티플렉스 염색을 위해선 슬라이드 하나 당 150~300만원이 듭니다. 샘플 숫자가 늘어나면 이 비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연구자들이 면역화학염색이 된 부분을 잘라서 보기 때문에 편견(bias)이 생길 소지도 있습니다.

루닛의 기술을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바이오마커, 섬유화 관련 판독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NASH 관련 협업도 계획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김국환 이사(김)=NASH는 ▷지방간 ▷간 염증 ▷간 섬유화 ▷간세포 풍선병변과 같은 4가지 현상이 주로 발견됩니다. 여기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간 섬유화를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루닛 스코프를 통해 NASH 환자 간 조직에서 이들 네 가지 현상을 평가하고, 정량화 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아직 논의중이지만, NASH 진단도 가능할 지 타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왜 루닛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장명호 대표(장)=루닛과 약 1년 정도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의사와 개발자 출신으로 이뤄진 탄탄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사들이 주축이 된 회사라 그런지, 실제로 환자들에게 어떤 효용이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 공동연구가 아니라 우리와 공동연구를 통해 루닛 역시 이익분을 취할 수 있는 구조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두 회사 간의 공동연구가 좀더 공고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루닛과 보다 실질적인 MOU를 원했습니다.

향후 인간화마우스 연구 데이터를 루닛스코프에 학습시켜,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 기반 인공지능(AI)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면역세포(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등)를 구분해 내는 시스템을 구축해 보고 싶습니다.

고=향후 임상시험 데이터를 학습시켜 ▷콜드튜머(cold tumor)가 핫튜머(hot tumor)로 바뀌는 종양미세환경 여부 ▷PD-L1 발현율과 관련한 공동연구도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전임상에서 임상까지 연구를 진척시켜 보고 싶습니다.

 

회사를 어떻게 이끌고 가실지 말씀해 주시죠.

장=남수연 박사님은 현재 우리 회사로 오셔서 글로벌 제약회사와 네트워킹을 주도하십니다. 현재 디스커버리, 인사관리, 재무는 제가 맡고 있습니다. 남 박사님은 임상과 사업개발을 맡고 계십니다.

남 박사님과 다양한 토론을 통해 신약 개발이라는 공통의 목적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토론을 통해 도출된 합리적인 결론에 늘 흥미롭습니다. 향후 임상이 진척될수록 남 박사님과 윤 팀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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