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홍렬 씨티씨바이오 대표

"발기부전·조루 복합제, 연내 발매… 기대크다"
"ODF, 약물전달방법으로 봐야 활용도 많아져"

의약품 제제기술 연구, 판매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시장'을 공략하는 씨티씨바이오 전홍렬 대표. 그가 꼽은 회사 강점은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트렌드를 읽은 직원 누구라도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다같이 논의하며 향방을 진단한다. 그가 연구원 출신의 실무자형 대표라서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구강용해필름(ODF) 사업을 시작한 배경도 간단해요. 출장갈 때 리스테린 구강청정제를 샀는데 비행기 탈때가 돼서 열어보니 굳어있었어요. 이 통에 약을 넣어보면 어떨까 했죠. 겔로 만들어 거울 위에 짠 뒤, 밀고 잘라 먹어봤어요."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씨티씨바이오는 제제기술 노하우로 '쓸만한 무기'를 만들었다. 전 대표는 "약의 부가가치를 높인 일들"이라며 수출 성과를 자부했다. 지난달 26일 전홍렬 대표를 씨티씨바이오 경기도 화성공장에서 만났다.

 

씨티씨바이오는 어떤 회사

1993년 동물용 사료를 판매하는 유통전문회사 '세축상사'를 모태로 설립됐다. 2000년 9월 (주)씨티씨바이오(CTC바이오)로 사명을 바꿨다. 기업이념인 '변화(Change), 시도(Try), 도전(Challenge)'을 담았다.

주요 사업부문은 인체의약품사업, 동물의약품사업, 식품사업으로 구성됐다. 

인체의약품사업과 식품사업 등을 아울러 '제약사업부문'으로 통칭한다. 제약사업부문은 지난 2019년 신약 개발을 위해 자회사 '씨티씨사이언스'를 물적분할했다. 

지난 2019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1048억원, 영업이익 37억원, 순손실 82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사업본부는 2017년 298억원, 2018년 383억원, 2019년 535억원 등 최근 5년간 매출이 오르고 있다.

 

 

대표님은 실무도 하시죠. '포스트 코로나'가 제약바이오 산업에 몰고 올 변화 가운데 어떤 점을 주목하시죠?

전홍열 씨티씨바이오 대표 (사진제공=씨티씨바이오)
전홍열 씨티씨바이오 대표 (사진제공=씨티씨바이오)

"제약회사들이 코로나19를 통해 진단시약이나 분자생물학이 '그렇게 어렵지 않네' 알게 됐습니다. 제약업계가 그동안 쌓은 연구력, 자본력, 마케팅 능력으로 가능하다 고 봐요. 제2의 코로나가 온다면 예방 진단 치료까지 제약업계가 주도할 것 같아요. 이제 진단사업은 진단시약 업계만의 리그가 되지 않아요."

 

씨티씨바이오가 코로나 진단시약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군요.

"진단키트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사업적 관점에서 제약업계가 해야 할 일은 '팬데믹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냐로 봤습니다. 팬데믹은 언제든 또 올 수 있어요. 신약개발 다 좋지만 팬데믹 상황을 예상하게 된 계기가 됐으니 진단사업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봐요."

 

선택과 결단, 추진력이 대단하세요.

"씨티씨바이오 회사 사명이 변화, 실천, 도전을 뜻해요. 가장 큰 장점은 '의사결정이 신속하다'는 겁니다. 누구나 트렌드를 느끼면 발표를 통해 의견 제안할 수 있어요. 시대 흐름을 통해 대처해야죠."

 

'제제기술 노하우' 기반의 개량신약 개발사로 성장해왔는데요.

"국내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에게 개량신약 기술을 이전하거나 제품 수출을 활발히 하고 있어요. 씨티씨바이오는 영업마케팅보다 제제기술 이전, 위탁생산(CMO)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핵심은 약물전달시스템 개선 기술이에요. 쉽게 말하면 약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이죠."

 

약의 가치를 높여 '언 멧니즈(미충족 수요)'에 대응을 하는 건가요?

"우울증 약인데 임상 결과에 따라 조루증 약 '컨덴시아(성분명 클로미프라민)'로 용도(적응증)를 변경한 사례도 있어요. 국내 5개사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대장내시경하제 '세이프랩'의 경우 2L만 복용해도 되도록 신규 조성을 개발했어요. 300명의 임상 3상을 진행했죠. 복용량을 현저히 줄여줬습니다.

특히 비아그라(발기부전)와 클로미프라민(조루증)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는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어요. 79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중이에요. 지난해 끝났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죠.

발기부전과 조루 복합제는 적응증을 바꾼 의미로 허가 시 국내 첫 '용도 변경 복합제'가 돼요. 올해 말까지 허가도 받고 발매하는 게 목표입니다."

 

 

국내·외 업계에서 씨티씨바이오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필름형 의약품 기술'이겠죠?

"앞서 강조하면 해외에 구강용해필름(ODF) 제형을 허가받고 판매하는 국내 회사는 씨티씨바이오 밖에 없습니다. 쓴맛을 차폐하는 제제기술(Taste Masking Tech.)로 개발했죠. 무엇보다 ODF는 맛이 좋아야 시장에서 살아남아요. 

50마이크로 정도로 얇게 만들어 물 없이 복용 가능하죠. 휴대도 간편하고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감추려는 심리를 겨냥했습니다."

 

발기부전치료제 ODF는 잘 알려졌는데, 그외 사례는 없나요?

"아닙니다. B형간염, 치매 치료제 등 ETC부터 멀미, 위장약 등 OTC까지 허가를 받거나 획득 준비를 하는 제제도 많습니다. 특히 야뇨증 치료제는 오리지널사에 기술을 역수출했다는 의미도 있어요.

2015년, 스위스 제약사 페링과 아뇨증치료제 수출계약을 맺었어요. 페링 제품인 데스모프레신을 필름형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응답한거죠. 

필름형 생산공정을 갖춘 독일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했고 이 회사가 페링에 공급하는 방식이에요. 페링과 현지 허가 이후 7년 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습니다.

이 약은 '아이러니'를 해소했다는 의미가 있어요. 야뇨증 환자들은 일부러 물을 안 마시려하는데 기존 정제는 복용하려면 물을 마셔야 했어요. 저희는 물을 먹지 않아도 동등하다는 임상을 입증했고, 아이러니를 회피했어요."

 

씨티씨바이오의 구강용해필름(ODF) 라인업

'필름형 약'은 구강용해필름(Orally Disintegrating Film)을 의미하며 ▲복용 편리성 ▲함량 정확성 ▲휴대 편의성을 개선, 물 없이 녹여 복용 가능하다.

필름형 약은 혀에 붙여 복용하는데 입안 모세혈관으로 직접 흡수, 같은 용량이라도 알약 대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사제보다 흡수율은 낮지만 복용이 편리해 약 먹기 힘든 환자에 대안이 된다. 신규제제/제형으로 진보성을 인정받는 개량신약이다.

씨티씨바이오가 해외 수출계약을 맺고 공급하는 품목은 발기부전치료 성분 ▲실데나필 ▲타다라필 2품목이다.

국내 품목허가, 판매하는 품목은 ▲도네페질(치매치료) ▲데스모프레신(야뇨증치료) ▲메클리진(멀미 완화) ▲실데나필(발기부전치료제) ▲타다라필(발기부전) ▲엔테카비어(B형간염 치료제) ▲시메티콘(가스제거제) 등 7품목이다.

 

ODF 개발 과정에서 어떤 점이 어려을까요?

"ODF를 약물전달시스템(DDS)의 일종으로 봐야하지 ODF를 개량신약 중 하나라고 보면 안 되요. 전달방식이지, 개량신약의 일부라고 크게 보면 활용범위가 좁아보이죠. ODF는 해외에 진출하면 활용방안이 다양해집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로만 알려져 있어 평가절하됐는데, 쓰임새를 넓혀야 해요."

 

씨티씨바이오의 신사업이 궁금합니다.

"경북 안동에서 산업용 헴프 규제특구사업에 선정돼, 대마의 일종인 칸나비디올(CBD)을 연구할 수 있게 됐어요. 국내에서는 연구하기 어려웠던  CBD를 이용한 개량신약 제제개발에 집중할 계기입니다. 향후에는 해외 CMO를 이용해 제품생산과 판매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업계 화두로 '오픈 이노베이션'이 부각되는데 실제 업체끼리 할 때는 서로의 강점을 공유하고 약점을 보완해주는 일이 쉽지 않아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씨티씨바이오의 강점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제제기술 연구 사업인 만큼 이에 주력하면서 추가적인 신사업도 모색하겠습니다."

 

전홍열 씨티씨바이오 대표

중앙대학교 약제학 박사 출신으로 1991년 한미약품 연구소 입사를 시작으로 제약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2000년 씨티씨바이오에 입사한 이래 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인체(합성)의약품 개발을 이끌어왔다. 2019년 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1월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씨티씨바이오가 인체의약품 영역에서 개량신약 개발에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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