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신약후보물질 '레그단비맙' 2상

  애프터 뉴스    바이러스 도발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간들

히트뉴스는 올해 신년기획 '바이러스 도발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간들'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코로나19 의약품 개발 현황을 전했습니다. 이후 각 회사의 개발 상황을 끝까지 추적해 보겠다고 독자 분들께 말씀드렸습니다. 첫 번째로 품목 승인에 가까운 곳은 셀트리온입니다. 회사는 13일 개최된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레그단비맙(개발명 CT-P59)'의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히트뉴스는 신약개발 임상 전문가의 자문을 바탕으로 이 데이터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셀트리온이 발표한 임상 2상 결과[출처=셀트리온 언론 배포용 자료] 

1) 임상 디자인

임상에 참여한 모든 환자의 초기 폐렴 동반 여부를 확인해 치료군과 위약군에 고르게 분포되도록 설정했다. 이후 증상 악화와의 상관관계를 주의 깊게 관찰했다.

이번 임상 2상을 통해 환자의 초기 폐렴 동반 여부가 증상 악화에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 역할을 하며, 이 경우 레그단비맙이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음을 임상적으로 증명했다. 또한 중증 발생률 감소 및 임상적 회복까지 시간에서도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군에서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2)유효성 평가

경증 및 중등증 환자가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으로 발전하는 발생률에서는 렉키로나주 확정용량(40㎎/㎏) 기준으로 위약군과 비교 시 전체 환자에서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 68% 감소했다.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 시간은 레그단비맙(CT-P50) 투약군에서는 5.4일, 위약군 투약군에서는 8.8일로 레그단비맙 투약 시 3일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중등증 또는 50세 이상의 증등증 환자군에서 레그단비맙 투약 시 임상적 회복을 보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됐다.

또한, 레그단비맙 투약 시 체내 바이러스의 감소 속도가 크게 빨라 위약군 대비 7일 기준 바이러스 농도가 현저하게 낮았으며, 위약군은 10일차 이후에야 치료군의 7일차 바이러스 농도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안전성 평가

전반적으로 레그단비맙 치료군에서 안전성 평가의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아 우수한 안전성을 증명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약 후 발생한 중대한 이상 반응, 사망 및 투약 후 이상 반응으로 인한 연구 중단 사례는 없었다.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 2상 결과 자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최종 3상까지) 동일한 결과를 보인다면 임상적으로도 유의미한(meaningful) 결과입니다."(신약개발 임상개발 컨설턴트)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의 성별, 나이, 기저질환 등 변수가 부족합니다."(신약개발 연구자)

신약개발 임상 컨설턴트와 신약개발 연구자는 셀트리온의 '레그단비맙(개발명 CT-P59)' 임상 2상 결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다소 상반된 의견을 밝혔습니다. 긍정적인 의견을 준 전문가는 2상 데이터만 살펴보자면, 충분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품목허가를 신청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의 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 의견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워낙 많다 보니, 다양한 트랙으로 환자 처방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물론 리제네론과 릴리의 항체치료제가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정식 승인을 내 주진 않아도, 우선 처방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습니다. 추후 3상 데이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긴급사용승인(EUA)을 내 줄 수도 있습니다. EUA를 받더라도 정식 품목허가를 위한 3상 데이터를 요구할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렘데시비르 처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리제네론과 릴리의 항체치료제는 처방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임상 데이터 검증을 마친 뒤) 식약처에서도 충분히 조건부허가를 내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셀트리온이 발표한 결과는 임상 2상 결과입니다. 총 3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3상까지 진행하기 위해서는 1000명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합니다. 추후 3상 데이터를 통해서 셀트리온이 입증해야 할 결과에 대해서 전문가는 좀더 치밀한 하위분석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회사 측 역시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해, 임상 2상에서 확인된 레그단비맙의 안전성과 효능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에게서 추가로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클리니컬닷고브(clinical.gov)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2/3상 모집 환자수는 1020명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레그단비맙 임상 2상의 전체 환자 수 
레그단비맙 임상 2상의 전체 환자 수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클리니컬닷고브(clinical.gov)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2/3상 모집 환자수는 1020명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클리니컬닷고브(clinical.gov)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2/3상 모집 환자수는 1020명으로 명시돼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양 군(대조군과 치료군)과의 기저특징(base characterictic)의 유사한 지 여부 ▷경증과 중증(moderate) 비율 ▷하위그룹(subgroup) 분석여부 등을 명확히 밝힌 자료가 필요합니다. 이는 품목 허가를 받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약개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셀트리온 결과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면밀한 하위분석과 향후 경증 환자에서 효과도 입증한다면, 좀더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증 환자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2상 결과에는 코로나19 경증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는 없습니다.

임상 데이터와 별개로 셀트리온의 언론 발표를 놓고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현재 셀트리온이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는 규제당국으로부터 아직 허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미국이나 유럽은 상품명이 아닌 성분명과 파이프라인 명을 쓰며, 제품 사진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의약품의 특성 상 규제당국의 승인없이 상품화 될 수 없다는 기본적인 논리에 근거한 것입니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경우 보도자료에 '렉키로나주'라는 상품명으로 지칭하며, 제품 사진을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선 회사 측의 보다 신중한 태도가 요구됩니다.

끝으로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SNS 내용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전반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이는 비단 셀트리온의 코로나 치료제 뿐만 아니라,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가 방역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되새겨 볼 내용입니다.

"(현재 발표된 데이터를 토대로 볼 때) 항체 치료제는 의료체계의 부담을 일부 경감시키고, 치료 수단이 있다는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접종과 같은 방역정책의 근간에 변화는 없습니다. 결국 감염 후 치료보다는 걸리지 않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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