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inno.N, 한국MSD 7종 · SK바이오사이언스, GSK 5종 판매
한독, 사노피 6종 계약은 갱신… 제약 "쟁탈전 같아 보이나요"

HK inno.N(HK이노엔, 구 CJ헬스케어)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국적사와 백신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 올해부터 공동판매에 나선다. 상품 매출을 올리면서 향후 자체개발 백신과 공동판매 백신으로 입지를 키우려는 것으로 예상된다. 

광동제약과 한독은 다국적사와 백신 공동판매에 대한 기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1월 1일부터 한국MSD는 HK inno.N과, GSK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각각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MSD의 HPV(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MSD의 HPV(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한국MSD와 HK inno.N는 MSD의 전체 백신중 ▲가다실·가다실9(HPV(자궁경부암) 백신) ▲로타텍(로타 바이러스 백신) ▲프로디악스-23 (폐렴구균 백신) ▲조스타박스 (대상포진 백신) 등 5품목에 대해 공동 영업 마케팅을 하고, 유통은 HK inno.N이 맡는다.

또한 ▲엠엠알∥ (홍역, 유행성 이하 선염 및 풍진 혼합 바이러스 백신) ▲박타 (A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등 2개 품목은 HK inno.N이 유통을 맡는다.

이 중 가다실·조스타박스는 GC녹십자가, 나머지 로타텍·박타·MMR2·프로디악스23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각각 판매했었다. 조스타박스와 가다실 연 매출은 1200억 원, 로타텍·박타·MMR2·프로디악스23은 240억 원 내외다.

한국MSD 입장에서는 기존 파트너십 기간이 끝나 새 상대로 HK inno.N을 택했다. HK inno.N은 치료제에 이어 백신 사업역량을 키울 수 있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SD와 계약 종료를 앞두고 다른 기회를 찾다 GSK와 5품목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품목은 ▲부스트릭스(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멘비오(수막구균 백신) ▲하브릭스1440(A형간염 백신) ▲프리오릭스(홍역·이하선염·풍진 백신) ▲서바릭스(HPV(자궁경부암 백신)) 등 5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GSK가 공동판매계약을 체결한 백신 5종
SK바이오사이언스와 GSK가 공동판매계약을 체결한 백신 5종

서바릭스는 영유아 포함 전체 시장 판매를, 나머지 4종은 성인 시장 판매를 맡는다. 해당 계약은 지난해까지 유한양행과 이어오다 SK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된 것이다.

5종의 매출은 아이큐비아 기준으로 2019년 300억 원이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5종의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280억 원으로 유망 품목임을 강조했다. 다만, GSK에 따르면 ▲부스트릭스 ▲하브릭스 ▲멘비오의 영유아 시장 판매는 광동제약과 판매·유통하기로 한 계약을 그대로 이어간다.

GSK에 따르면 ▲부스트릭스 ▲하브릭스 ▲멘비오의 영유아 시장 판매는 광동제약과 판매·유통 계약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GSK가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맺은 것과 달리, 광동제약과는 2015년부터 관련 품목 계약을 유지 중이다.

광동제약은 ▲신플로릭스(폐렴구균) ▲로타릭스(로타바이러스) ▲인판릭스-IPV(DPTa-IPV) ▲부스트릭스 ▲멘비오 ▲하브릭스 ▲프리오릭스 ▲서바릭스 등 8개 소아 백신 품목을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에 유통하고, GSK는 마케팅과 판촉을 맡고 있다.

GSK는 영유아 시장에는 광동제약과 자사 영업력을 집중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와는 성인 백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공동판매한다는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품 매출을 올리면서 자체 개발 백신과 공동판매 백신을 확보해 시장 선도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방침이다.

반면, 올 1월 1일부터 기존 파트너 관계를 갱신한 사례도 있다. 사노피파스퇴르와 한독은 백신 6종에 대한 공동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노피와 한독은 지난 2019년 5월 6종 판매계약을 체결할 때 종료일이 지난해 12월 31일이었다. 

사노피 파스퇴르㈜ (대표 밥티스트 드 클라랑스)와 한독 (회장 김영진)이 지난 2019년 5월 백신 6종에 대한 국내 공동 프로모션 협약을 체결했다.
사노피 파스퇴르㈜ (대표 밥티스트 드 클라랑스)와 한독 (회장 김영진)이 지난 2019년 5월 백신 6종에 대한 국내 공동 프로모션 협약을 체결했다.

담당 백신은 ▲아박심160U성인용주(A형간염 백신) ▲아다셀주(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메낙트라주(수막구균 백신) ▲이모젭주(일본뇌염 생바이러스 백신(유전자재조합))과 ▲펜탁심주(DTaP·IPV·Hib 혼합백신) ▲테트락심(DTap·IPV) 등이다. 

이에 대해 사노피 관계자는 "한독과 공동판매 계약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기간과 사유는 양사간 영업기밀에 해당해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양사 간 판매 기반을 다졌고 올해 이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같은 백신 공동판매 계약에 대해 국내 제약 백신사업 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성보다는 '외형 확대'에 주안점을 둔 협의였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공동판매를 맡은 HK inno.N과 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다국적사는 기존 매출 높은 진료과를 맡고 영업 확장이 필요한 진료과를 파트너사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판매 상황을 예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진을 겪는다면 마케팅 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파트너십이 종결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업체 한 임원은 "의자뺏기 게임 같아 보일 것"이라며 "치료제 대비 백신은 예방하려는 수요가 고정적이라 매출 또한 안정적이다. 외형증대로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판매는 마진이 많고 적음을 떠나, 백신 시장에 들어오거나 머물기 위해 계속 진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