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의약품을 복용하고 자살하거나 자살경향 또는 자살을 시도한 사례가 최근 4년간 13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건 이상의 사망사건과 연루돼 있는 성분은 바레니클린, 졸피뎀 등 5개 성분 약물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2015-2018.06. 약물 성분별 이상사례(자살?자살경향?자살시도) 보고 현황》 자료를 14일 공개했다.

공개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약물 부작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총 34명이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8명, 2016년 13명, 2017년 8명, 2018년 6월 기준 5명이었다.

자살시도를 하거나, 자살경향을 보인 사람은 더 많았다. 지난 3년 6개월 동안 약물 부작용으로 자살경향을 보인 사람은 46명이었고, 자살시도를 한 삶은 50명이었다.

약물 부작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34명은 특정성분의 약물과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을 의심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뇌전증, 간질 등의 치료에 쓰이는 ‘레비티라세탐’은 2015년 해당 성분이 담긴 약물을 복용한 후 5명이 자살을 택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은 지난 3년 6개월간 4명이, 뇌경색 환자 등에 쓰이는 실로스타졸은 3명, 조현병 치료에 이용되는 항정신병 약물인 클로자핀도 3명이 복용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이한 점은 ‘바레니클린’성분이 담긴 금연치료제를 복용하고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우울감 등 스트레스를 호소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발생했다는 데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부터 흡연자들에게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운영 금연치료 병?의원을 통해 의료진 상담과 금연약물 처방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매년 40만명을 웃도는 흡연자들이 금연치료 지원사업에 등록해 금연약물을 처방받아 복용 중이다.

이들이 복용하는 금연약물의 98% 이상인 바레니클린 성분의 경우 최근 2년간(2017년~2018년) 3명의 자살자와 연관돼 있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 등과 인과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이상사례 의심약물로 보고된 것으로, 이 자료만으로 특정제품에 의해 자살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확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치료를 위해 의약품을 복용했는데, 오히려 부작용으로 고통 받으며 심지어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식약처가 약물성분의 부작용에 대해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예방적으로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