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탈모치료제 시장 "제네릭사 저가경쟁" 활발
절반가·최저가 강조하는 제네릭, 영업력으로 올려
'국내환자 장기 유효성 평가' 나온 프로페시아 덕?

전 세계 1위 남성형 탈모치료제라는 MSD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 1mg)'의 제네릭들이 대부분 낮은 가격을 앞세워 처방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치료제로 3개월 이상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 20대 청년부터 50대 중·장년 남성들이 '가격'을 민감하게 고려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피나스테리드 1mg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 프로페시아 (사진제공=한국MSD)

히트뉴스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아이큐비아)' 데이터를 통해 최근 3개년 프로페시아와 제네릭 판매실적을 살핀 결과, 동일 성분제제는 94품목 허가받은 데 비해 57품목의 실적이 집계됐고 10억 원 이상의 매출은 13품목만 거뒀다. 

국내 탈모치료 시장은 매해 두자릿 수로 성장하고 프로페시아 동일 성분군으로만 700억원대 규모다. 프로페시아가 2018년 매출 400억원 돌파한 이후 3년 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 반면, 100억원 넘는 제네릭은 없다.

피나스테리드 1mg 경구용 탈모제 판매추이(10억원 이상 매출 기록한 품목대상 집계, IQVIA 데이터, 히트뉴스 재정리)
피나스테리드 1mg 경구용 탈모제 판매추이(10억원 이상 매출 기록한 품목대상 집계, IQVIA 데이터, 히트뉴스 재정리)

그런데 ▲마이페시아(시장 3위, 한국콜마) ▲모모페시아(시장 4위, 더유제약) ▲헤어그로(시장 5위, 한올바이오파마) 등 일부 제네릭의 올해 실적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모모페시아는 출시 1년 안 된 신제품인데 여타 제네릭보다 시장 안착이 빠르다. 모모페시아는 더유제약이 지난 2월 출시한 제품으로 출시 10개월 만에 10~20억원 남짓의 제네릭들을 앞질렀다.

더유제약이 "환자 부담을 줄이겠다"며 가격 경쟁력을 강조했기 때문. 기존에는 티디에스팜 '모나페시아'를 판매해주는 역할만 했으나 직접 제품허가권을 갖으려 모나페시아 계약을 끝내고, 모모페시아를 출시했다. 

더유제약 모모페시아정 (사진출처=더유제약)
더유제약 모모페시아정 (사진출처=더유제약)

더유제약에 따르면, 프로페시아는 비싼 약값이 부담이지만 모모페시아는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을 덜어냈다.

여타 제네릭사들의 약값보다도 30~40%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형 탈모나 질병 연관 병적 탈모는 급여가 되지만, 남성형 탈모는 비급여라 병원과 약국마다 처방비와 약값이 천차만별이다. 

환자들은 온·오프라인을 정보 수집해 저렴한 약을 찾아 구매한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프로페시아 제네릭 가격 비교, 인기 순위"라는 '지라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의약품 판매, 유통 계약을 맺고 판매 중인 라온파마는 올 9월 '피나윈'을 동일성분 최저가로 출시했다. 가격 비교하며 "제일 저렴한 약이 무엇일까" 찾는 환자들을 겨냥한 판단이다.

라온파마에 따르면 피나윈은 출시 두 달만에 초도 공급량을 소진됐고, 이달 말 추가공급될 예정이다. 불법임에도 국내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 인도산 '핀페시아'를 직구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이들의 수요를 억제할 만큼 '피나윈'은 가격이 저렴하다.

한 제네릭 사 관계자는 "프로페시아는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복용해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고, 효과를 유지하려면 계속 복용해야 한다"며 "환자 부담을 덜어주려면 제네릭사로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더유제약과 라온파마 못지 않게 중견 제약사들도 자사 제네릭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려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모나드(2위, JW신약) ▲베아리모(7위, 대웅제약) 등 상위 제약사들의 제네릭은 판매액이 늘지 않거나 줄었다. 앞서 언급된 회사 품목과 '가격 경쟁'이 나지 않아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제네릭사들이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오리지널인 프로페시아의 유효성이 무척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부산대학교병원 연구진이 프로페시아를 가지고 실제 한국인 남성형 탈모 환자 166명에 대해 5년간 장기 유효성을 평가 연구한 결과, 피나스테리드 복용을 지속한 126명의 환자 중 85.7%(108명)가 탈모 증상의 개선을 보였으며, 98.4%(124명)는 탈모 증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5년의 연구기간 동안 전반적 평가 점수 변화를 비교한 결과, 치료 이전 대비 치료 6개월~2년 시점까지 평균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이 효과는 치료 5년 시점까지 유의한 변화 없이 유지됐다.

피나스테리드를 5년간 복용한 환자들은 남성형 탈모의 기본 유형과 특정 유형 모두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중 V형(정수리 탈모)이 다른 유형에 비해 더 빠르고 꾸준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프로페시아 유효성을 언급한 업계 관계자는 "모나드부터 10억원 넘은 제네릭 매출 다 합해도 프로페시아 못 이긴다. 비급여 시장이라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띈다"며 "앞으로도 제네릭 실적 추이가 오름세를 이어갈 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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