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8일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과정에서 열감지와 건강상태질문서 징구로만 검역을 진행하는 검역체계에 여전히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짧은 시간 안에 감염병을 확인할 수 있는 신속진단키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과기부가 메르스 신속진단키트를 연구·개발 중인데도 질병관리본부는 그 사실조차 알고 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성과가 부처 간 서로 공유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메르스 신속진단키트와 같이 시장성이 부족한 제품을 제작 할 업체를 찾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소사)이 과기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신종바이러스 감염대응 융합연구단(이하 ‘CEVI융합연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EVI융합연구단은 2016년 12월에 출범해 2년 간 6억원을 들여 MERS CoV 항원 진단을 위한 항체를 활용한 RDT(Rapid Diagnostics Test)키트를 개발하여 시제품 제작 단계에 있으며, 배양 바이러스 시료를 활용한 성능 검증 예정이다. 제품이 출시되면 공항에서 단 20분 만에 메르스 의심환자의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속진단키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CEVI 융합연구단의 자문 및 실용화지원 위원회 위원으로 단 2회만 참여했을 뿐, 연구단의 신속진단키트 개발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부터 방역연계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사업단을 출범하여 다중감염성 질환 스크리닝을 위한 멀티채널 진단키트 개발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사업단을 꾸려 향후 5년간 4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연구에 신속진단키트 개발을 포함하겠다는 계획은 자칫 정부부처 간 소통의 부재로 인해 예산을 낭비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이에 김 의원은 “감염병 컨트롤 타워인 질병관리본부가 타 부처의 메르스 신속진단키트 연구개발에 대해 모른 채 추가로 비슷한 연구를 추진하며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는 오히려 타 부처에서 진행한 연구 개발 성과가 의미 있게 활용 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는 업체에 대한 정부지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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