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 여성건강 특화 솔루션 분할… 내년 2월 '한국오가논'
비보존에 인수된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내년 1월 '비보존제약'

인수합병(M&A) 혹은 기업분할을 겪은 일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사명 변경, 사옥이전 등 당면한 과제외에 중장기인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구성원들을 설득하며 융화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인력이탈 또는 노사분쟁의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다국적제사인 한국MSD는 글로벌 본사가 정한 기업 분할 방침에 따라 여성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오가논을 내년 2월 설립한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도 비보존 계열사인 비보존헬스케어에 인수돼 내년 1월 비보존제약으로 사명을 바꾼다.

올해 초 머크(미국 MSD)는 여성건강 관련 제품과 특허만료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등을 담당할 독립법인 설립을 예고했다. 법인명칭은 '오가논(Organon)'으로 정해졌고, 한국MSD도 내년 2월까지 한국오가논을 분할 설립할 예정이다.

기업분할에 앞서 한국오가논은 지난 8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위워크 광화문'을 사옥으로 마련했다. 한국MSD는 오가논의 사옥을 이 곳에 정한 이유에 대해 ▲직원들 출퇴근 ▲업무환경 ▲오가논 조직에 맞춘 업무공간 구성 등을 들었다.

한국MSD는 "현재 자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160개가 넘는 등 광범위하다. 일부 더 집중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지원한다면 훨씬 더 많은 환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오가논은 심혈관계, 호흡기, 피부과학, 근골격계 등 다양한 제품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여성 건강부문에서 글로벌 리더십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소은 한국오가논 신임 대표

내년 2월 기업 분할이 완료되면, 오가논은 약 65억 달러(약 7조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보유한 전 세계 2위 여성건강 기업으로 출범한다. 분할 과정으로 구체적인 제품 리스트 및 품목 수는 조정 중이다.

한국오가논 신임 대표에는 김소은 한국MSD 전무가 선임됐다. 임기는 내년 2월 1일부터 시작한다. 김 신임 대표는 1998년 한국MSD에 입사한 이래 약 23년동안 MSD 국내외 지역의 다양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한국MSD에서 한국오가논이 분할되는 과정에서 노사간의 분쟁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MSD 교섭대표 노동조합은 한국MSD에서 한국오가논 분할로 인력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의 절차'가 빠졌다며 쟁의에 돌입했다. 노조는 고용 조건이 명시된 동의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MSD는 "관련 법령을 준수하며 기업분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가용한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노동조합 및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한 상세하고 즉각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비보존(대표이사 이두현)은 지난 9월 비보존헬스케어를 통해 이니스트그룹의 완제의약품 제조 계열사였던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했다. 비보존은 자체 생산과 판매 역량을 가진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토대로 제약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임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대표이사에는 제약 전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박홍진 비보존 부사장이 선임됐다. 박홍진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진행 중이고 계획하고 있는 업무들은 최대한 존중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직원들의 고용승계 보장과 회사 중장기 계획을 연내 세우겠다고도 했다.

박홍진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대표
박홍진 이니스트바이오제약 대표

이에 따라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이니스트그룹과 함께 입주해있던 경기도 용인 본사를 떠나 오는 20일 서울시 송파구 향군타워에 위치한 잠실본사를 새롭게 마련한다. 또한 대·내외적으로 업무 관련 필요에 의해 내년 1월 경 '비보존제약'으로 사명을 바꾼다.

회사측은 "그동안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제네릭 중심 중견 종합 제약사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며 "다양한 품목, 자체 제조시설, 영업 조직, CMO(위탁생산)을 갖춰 플랫폼은 확보했으나, 현 시점에서 새 성장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향후 비보존제약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인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의 사업화에 주력 CNS(정신신경계)와 Oncology(항암계) 특화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오피란제린은 미국 임상 3상의 진행 과정에 있고, 금년 중 국내 임상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향후 2~3년 간 비보존의 지원 아래 약 3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진행하며 오피란제린의 공급을 위한 cGMP 주사제 생산라인을 설립하고 고형제 등의 라인 투자가 계획됐다. 

다만,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부 인력은 타 제약사로 이직한 사실 등이 확인됐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고자 조직을 재정비하고 임상, PV 등 전문부서를 대폭 신설하고자 전 부문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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