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제약사 43곳, 7개월 만에 시총 91%늘어
신풍 1304.6%, 진원 467.6%, 케이피엠 373.0% 증가
임상성공 확률 약 10% 수준…신은 누구를 선택할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정보가 '마이더스(Midas)의 손)'이 됐다. 코로나19 치료약제를 개발 중인 43곳 상장 제약바이오 회사들의 시가총액(시총)이 7개월여 만에 무려 90.2%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특별현상이다.

'시총'이란 기업체의 실질적인 가치에 대한 일정 시점의 '평가치'를 말한다. 평가 시점의 주가에 발행주식수를 곱하여(주가×발행주식수) 산출된다. 이 수치가 클수록 업체의 현재 가치는 그만큼 더 높게 평가된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환자의 내원 감소로 처방 량이 줄고 제약바이오업계가 익숙하지 않은 비대면 방식의 마케팅 활동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어 영업실적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이와 반대로 증권시장에서는 상장 제약업체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구가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정보만 내밀면, 주가는 묻지마식으로 가격 제한폭(30%)까지 뛰어오르기 일쑤였다.

그 실상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코로나19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는 43곳의 상장 제약바이오 회사들을 대상으로, 올해 2월24일부터 10월5일까지 7개월 동안의 주가와 시총 변화 동태를 조사·분석해 봤다.

보건복지당국은 지난 2월20일, 급여기준을 확대하면서 항말라리아제인 '히드록시클로로퀸' 등을 코로나19 환자에 투약할 수 있는 급여항목에 포함시켰다. 이를 계기로 이때쯤부터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고, 그 정보들에 의해 주가와 시총이 오르기 시작했다. 따라서 주가 및 시총의 비교 기준일자를 2월24일로 잡았다. 

조사·분석 기간 동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소식 이외에, 주가와 시총이 크게 변동될 만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적으로 홍보(IR, Investor Relation)한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 표]에서 나타나고 있는 10월5일의 주가와 시총의 바탕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정보의 영향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수준일 것으로 판단된다.

위 표를 보면, 43곳 제약바이오 업체들 중, '신풍제약'이 단연 발군이다. 신풍 자사 개발품인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진행 정보가 주가 수준을 하늘 높이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시총이 7개월 동안 무려 13배나 늘어났다. 2월24일 5천50억 원에서 10월5일 무려 7조910억 원으로 급팽창됐다. 같은 기간 주가가 8천850원에서 12만6천500원으로 날아올랐기 때문이다. 전무후무한 일일 게다. 벤처 바이오업계가 아닌 전통 제약업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놀랍다. 

'신라젠'의 주가가 과거 2017년5월15일 1만650원에서 동년 11월21일 13만1천원으로, 6개월여 만에 12.3배 오른 적이 있지만, 이것도 금년 신풍제약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신풍제약 시장가치 7조원 상회!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까. 미스터리(mystery)로 분류될만하다.

진원생명과학(주가 및 시총 증가율 467.6%), 케이피엠테크(373.0%), 신테카바이오(367.0%), 한국유나이티드제약(356.0%) 및 엠투엔(312.1%) 등 5곳의 제약바이오사들의 주가와 기업가치(시총)는 3배 이상이나 뛰었다. 

주가와 시총이 7개월 동안 배 이상 오른 제약바이오사들은 신일제약(270.1%), 일양약품(268.5%), 동화약품(254.4%), 유바이오로직스(247.5%), SV인베스트먼트(228.5%), 제넥신(175.3%), 대웅(168.9%), 셀리버리(167.7%), 파미셀(147.1%), 엔지켐생명과학(122.2%), 부광약품(121.5%), 바이오톡스텍(109.1%), 쎌마테라퓨틱스(105.4%), GC녹십자(105.1%) 그리고 대정화금(102.0%) 등 15곳에 달한다.

종근당(93.3%), 한미사이언스(89.4), 제일약품(55.2%), 유한양행(54.7%) 및 JW중외제약(30.8) 등의 행보도 주목된다. 

코스탁의 대장주 '셀트리온'의 주가와 시총은 50.6% 증가됐다. 셀트리온의 현재 기업가치(시총)는 무려 34조3500원이 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0월6일, 셀트리온이 개발해 국내 임상 2ㆍ3상을 진행하고 있는 'CT-P59'가 코로나19 G형(GR형)에 대해 중화능(방어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러 변이 형태가 존재한다. 초기에는 세계적으로 S형과 V형이 유행했으나, 최근에는 G, GR, GH형 등이 유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초기 유형을 대상으로 시험했던 치료제들이 변이된 바이러스에서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식약처의 변종에 대한 효과 발표를 주시해야 할 이유다.

코미팜은 지난 2월27일, "식약처에, 개발 중인 신약물질 파나픽스(Panaphix, 사이토카인 폭풍 억제제)에 대한 긴급 임상시험 계획서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임상시험 약물이 의약품으로 최종 허가 받을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과정에서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이에 따라 당사가 상업화 계획을 변경하거나 포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투자자는 공시된 투자위험을 고려해 신중히 투자하기 바란다"고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임상 성공확률이 약 10% 수준이라면, 90%는 실패한다는 말 아닌가.

새삼 '코미팜'의 주의 당부가 떠오른다. 신(神)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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