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젠의 PCSK9 억제제 ‘레파타’(에볼로쿠맙)가 기존 치료로 LDL-C(저밀도지질단백질 콜레스테롤) 관리가 어려운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암젠의 PCSK9 억제제 '레파타' (에볼로쿠맙)

PCSK9 억제제는 LDL 수용체의 분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CSK9 단백질의 활성을 저해해, 혈중 LDL-C 수치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레파타는 LDL-C 수치를 낮춘 것은 물론,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ASCVD) 사건의 예방까지 입증한 것.

한편 PCSK9 억제제로서 작년 1월, 국내 최초로 허가를 받은 사노피의 프랄런트(알리로쿠맙)는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이종접합 가족형 및 비가족형) 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에 대해 승인받은 바 있다.

레파타는 뒤를 이어 작년 4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HoFH) 환자에 스타틴, 에제티미브 등 다른 지질저하제와 병용 투여하는 것’으로 적응증이 허가됐다.

사노피의 PCSK9 억제제 '프랄런트' (알리로쿠맙)

레파타와 프랄런트는 각기 적응증을 넓혀나가며, PCSK9 억제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립된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성인 환자에서 다른 위험인자들의 교정에 대한 보조요법’은 현재, 레파타만의 것이 됐다.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ASCVD)은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을 가리키는데, 모두 동맥경화로 인해 발병한다. 아울러, ASCVD의 발병과 진행의 주요 원인으로 LDL-C이 지목된다. LDL-C를 낮춰야, 죽종(동맥의 내막에 낀 지방과 세포 덩어리)도 줄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타틴’ 복용만이 최선이라고 여겨졌으나, ASCVD 환자의 79.7%는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목표 LDL-C 수치 70mg/dL에 도달하지 못했다. 에제티미브가 병용돼 쓰일 수 있겠지만, 효과가 좋다고 전망할 수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스타틴에 에제티미브를 같이 투여하면 1mg/dL은 떨어지겠지만 큰 폭으로 30~40mg/dL 떨어질 수는 없다. 스타틴 단독 투여에 효과가 없었으면, 에제티미브를 추가해도 큰 차이가 없다”며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 환자의 LDL-C 강하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데 스타틴 불내성이나 이상반응 환자에게는 약물치료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레파타가 FOURIER 연구로 LDL-C 강하효과와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옵션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레파타는 전세계 2만7564명의 ASCVD를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레파타+스타틴 투여군은 LDL-C의 중앙값이 26mg/dL로 기저치인 92mg/dL보다 크게 감소했다. 위약+스타틴 투여군의 LDL-C 중앙값은 92mg/dL로 기저치와 차이가 없었다.

또한 레파타의 심혈관 사건 및 사망 위험 감소 효과를 평가한 결과, 레파타+스타틴 투여군은 위약+스타틴 투여군 대비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및 심혈관계 사망에 대한 복합 변수를 20% 감소시켰다. LDL-C 평균 절대 감소량은 레파타+스타틴 투여군이 56mg/dL로, 위약+스타틴 투여군 대비 59% 낮은 수치였다.

김 교수는 “초고위험군 환자 중 스타틴을 복용하는데도 LDL-C가 70mg/dL 이상인 환자는 전체 복용자 중 30% 가량 될 것”이라며 “이들에게 PSCK9 억제제를 통해 LDL-C를 낮출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PCSK9 억제제로서 LDL-C 조절이 필요한 질환들에 쓰일 레파타와 프랄런트는 적응증 범위에 일부 차이가 있어, 각자의 타깃 환자군에 집중할 전망이다. 김 교수는 “두 치료제가 처방 초기인 만큼 환자군을 넓히기보다 임상 디자인이 설정된 환자군에 집중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프랄런트는 현재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심혈관계 이환율과 사망률 감소 효과를 평가한 임상 연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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