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과의 전쟁' 캠페인으로 기업문화 바꾸는 광동제약

직원의 인격을 존중하는 등 합리적인 기업 문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광동제약이 '호칭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임직원 상호존중 문화 만들기에 나서 주목된다.

광동은 올해부터 사내 곳곳에 포스터를 부착해 놓고 올바른 호칭 사용법을 안내했다.

그렇다면 임원은 어떻게 부르는 게 좋을까. 직급과 직책을 병행해 사용하도록 했다. 이사가 본부장을 맡은 경우라면 '본부장님'이나 '이사님' 다 가능하다.

계장 이상도 팀장이라는 직책이 있다면 'ㅇㅇ팀장' '홍길동 부장님' 둘 다 통용할 수 있다. 대신 직책이 없을 때엔 정확하게 직급을 불러야 한다. '장과장님' '김영희 대리'처럼 호칭해야 한다. '김영희씨'로 부르는 것은 안되며 '야' 같은 막말성 하대는 원천금기, 통용불가다.

이렇게 일반원칙은 정했지만 권장 사항은 더 공손하다. 모든 이름이나 직급 뒤에 '님'을 붙이는 것이 적극 추천된다. 직급이 낮더라도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로 '님'을 붙이기를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존법은 아예 퇴출했다. 원래도 안되는 것이지만, 더 강조해 금기하기로 한 것이다. 압존법이란 '높여야 할 대상이지만 듣는 이가 더 높을 때 그 공대를 줄이는 어법'. 예를들면 전무 앞에서 부장 이야기를 하면서 "전무님, 김 부장이 출근하지 않았습니다"라고 김부장에 대한 공대를 줄여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 못된 어법이다.

광동제약에선 "전무님, 김 부장님이 출근하지 않으셨습니다"라고 압존법을 무시하고 높여 말하면 된다.

참고로 압존법이 통용되는 곳은 가족 관계에서 가능하다. 예를들면 "할아버지, 아버지가 안 왔습니다" 같은 경우다.

실제 호칭 다음에 '님'자를 붙이는 등 이 같은 캠페인을 전개하고, 이를 기업문화로 정착시키려는 회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닌데, 광동제약의 '호칭과의 전쟁이 특별'한 것은 그 진원이 바로 '최성원 부회장(49)'이기 때문이다.

광동제약 한 임원은 "최 부회장님은 임원들은 물론 사원들과 이야기 할 때조차 '내가'라거나 하대를 하는 법이 없으시다"며 "부회장님의 말씀은 늘 '제가 요~~'로 시작되는 경어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원들에게 아래 직급이라도 존중하는 언어와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하신다"고 덧붙였다.

이 임원은 "부회장님은 말씀하실 때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늘 '제가 요'라고 말씀하셔서 그런지 사원들이 임원보다 부회장님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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