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심사관 출신 안해영 안바이오컨설팅 CEO

신약개발 인프라가 절벽에 가깝던 때부터 FDA 허가체계 등 소중한 정보를 국내 산업계에 전파해 온 안해영 전 FDA 부국장이 '안바이오컨설팅'을 설립해 신약개발에 필요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임상시험기관도 거의없던데다, CRO나 임상시험수행기관 등 지원기관이 빈약했던 시절에 견줘 FDA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지만 통과하기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 기업이 개발하는 신약이 미국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FDA는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며 전략적 요지 중의 하나다.
       
안 대표는 7월3일 혁신신약살롱 판교에서 FDA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Pre-IND 미팅'의 필요성과 요건에 관한 일단을 바이오벤처 관계자들에게 설명했다. 설명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이메일로 추가 확인해 구성해 보았다.

안해영 안바이오컨설팅 대표는 FDA 부국장까지 오른 인물로 국내 산업계에 FDA 의약품 허가체계 등에 관해 꾸준히 전파해 왔다.

▶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승인신청서(IND)를 제출하기에 앞서 심사관들과 Pre-IND 미팅을 하면 어떤 점이 유익하죠?

"임상시험승인신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FDA 심사관들과 마주앉아 의논할 수 있는 '60분짜리 Pre-IND 미팅'은 임상시험에 관한 논의를 넘어 신약개발 전반에 걸쳐 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 얼마든지 FDA 가인드라인에 접근할 수 있고, CRO 같은 협력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도 굳이 심사관들을 만날 필요가 있나요.

"각자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전, 권하고 싶어요. FDA 심사관들에게서 신약개발에 관해 효과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제약회사들에게 궁금한 질문거리가 있는데, FDA 가이던스에서 충분한 답이나 안내를 받지 못하는 경우라면 Pre-IND 미팅을 서둘러 갖고 시행 착오를 줄이는 게 현명할 것같아요. Pre-IND 미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최초(initial) IND를 FDA에 제출하기 전 혹시 임상 지연 이슈가 있는지 심사관들과 미리 의논하며 파악하는 것입니다."

▶ Initial IND는 어떤 개념인가요.

"Initial IND는 미국에서 미국인을 상대로 처음 시행되는 임상시험이라 안전성(safety) IND라고 불립니다. 따라서 FDA는 자국민의 안전에 대해 최초 IND를 우선적으로 평가합니다. 시험 약물을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시험 약물의 안정성이나 불순물의 양이 환자에게 투여하기 적당한지, 동물시험결과에 근거한 시험용량이 적당한지가 먼저 평가 됩니다."

▶ 주요한 임상지연 이슈(Clinical hold issue)엔 어떤 게 있나요.

"임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제출하려는 최초 IND 임상 프로토콜에서 안정성과 불순물 등 CMC 이슈가 있는지, 비임상 자료에 근거해 임상 용량의 safety margin이 충분한지와 같은 이슈를 미리 가늠해 보아야 합니다. Pre-IND 미팅을 통해 IND를 제출하기 전 심사관들과 미리 의논함으로써 혹시 발생할지 모를 임상지연을 방지해야 합니다." 

▶ 이 금쪽같은 60분을 어떻게 써야 효과적일까요?

"이상적인 Pre-IND 미팅이라면 최초 IND 임상 프로토콜(protocol)과 관련한 핵심적인 질문과 전반적 신약개발에 대한 질문들이 균형있게 의논되는 것이겠죠. FDA의 지적 자원과 노하우들을 잘 활용하면 능률적인 신약개발을 할 수 있고 임상시험 기간을 줄일 수 있어요. FDA가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희귀의약품인 경우 평균 약 6년 임상기간을 줄일 수 있었죠.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사전 미팅이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 Pre-IND 미팅, 정말 60분으로 모든 게 끝인가요?

"네, 60분이면 끝이에요. 그리고 같은 건으로 1회 밖에 미팅을 할 수 없어요. 그런데도, 자기회사 소개를 하는데 시간을 쓰는 경우도 보았어요. FDA 심사관들에게 회사 소개가 중요할까요? 관심사는 업무잖아요. 그러니 미팅에서 무엇을 얻겠다하는 목표를 세워 놓고, 물어볼 질문을 분명하게 준비해야합니다. 5분 정도 남으면, 벌써 다음 회의 예정자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 미팅 할 때 궁금증에 맞춰 관계자를 지명해 참석 요청해도 될까요?

"Pre-IND 미팅뿐 아니라 FDA와 모든 미팅에서 그 목적에 따라 FDA 관계자들을 정해 요청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경우 미팅 신청할 때 담당자들을 요청하고, 때에 따라 특정 관계자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딱히 숫자를 한정하지는 않습니다."

▶ Pre-IND미팅에서 최초 임상시험에 관한 문제 뿐만 아니라 신약 최종 단계가 되는 라벨링(Labeling)을 목표로 TPP(Target product profile) 등에 관해서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는데...

"제약회사들이 10여년간 연구한 약에 대한 자료들, 또 FDA 심사관들이 6개월이나 10개월 동안 심사한 내용들이 약의 라벨(Label)에 요약되죠. 특히 약의 라벨에는 작용기전, 효능과 안전성, 치료 용량 등이 표시 되는데 각각의 내용들은 비임상 시험이나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되어져야 하죠. 약의 효능과 안전성은 임상 3상 결과로 증명돼야 하고, 치료 용량은 임상 3상과 약물동력학(pharmacokinetics; PK) 자료로 정해지죠."

▶ 예를들어 설명하신다면요.

"과체중 환자나 비만 환자와 정상 체중 환자의 치료용량이 얼마나 차이가 있어야 되는지는 PK와 임상 반응을 관찰해 정해집니다. 같은 맥락으로 노인들과 청장년들의 치료 용량이 차이가 있어야 되는 지도 PK와 임상 반응을 관찰해 정해져요. 따라서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가 라벨에 과체중 환자, 또는 비만 환자의 치료용량이나 노인들의 치료 용량을 기재하려면 PK와 임상 반응을 관찰해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 그렇다면 TPP는 최종 신약을 염두에 둔 설계도 같은 건가요?
 
"네. TPP란 임상시험 전단계(Pre-IND)부터 임상시험 전반에 걸쳐 약물의 라벨링(labeling)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를 목표로 하고, 그 목표에 따라 신약개발을 계획하고 임상시험들을 수행하는 전 과정이라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약물의 전 개발과정은 약물의 판매를 위해 허가를 받을 때 라벨을 작성하기 위한 근거 자료를 만드는 과정이라 보면 되죠. 라벨을 목표로 하는 TPP가 명확할 때 필요 없는 임상 시험에 시간과 경비의 소모를 피해 효율적으로 신약 개발을 할 수 있죠."

 

안해영 안바이오컨설팅 대표는 7월3일 혁신신약살롱 판교에서 바이오벤처 관계자들에게 FDA 심사체계와 이슈별로 중요 포인트를 설명했다.
안해영 안바이오컨설팅 대표는 7월3일 혁신신약살롱 판교에서 바이오벤처 관계자들에게 FDA 심사체계와 이슈별로 중요 포인트를 설명했다.

▶ 직접 안바이오컨설팅을 세우셨어요.
 
"신약개발 여러 단계에서 FDA 승인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효과적인 안내자 역할을 목적으로 설립했어요. 미국서 신약개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각종 regulatory submission 및 회의 신청서들을 제출하기 위해 FDA와 협의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의 제약·생명공학기업, 벤처기업들과  협력하고 있어요."

▶ 어떻게 구성돼 있죠? 어떤 일 하시죠?
 
"현재 3명이 있습니다. 제가 회사 설립자로 CEO를 맡고 있죠. 전략기획, 의약품 인허가, 임상 자문 및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합니다. 또 두 명의 프로젝트 매니저가 있고요. 국내회사의 다양한 필요를 고려해 외부로부터 전문가 컨설턴트들을 자문단으로 모셨죠."

▶ 자문단은 어떻게 구성됐나요.

"대부분 외부 컨설턴트들은 FDA 출신이에요. 저와 외부 컨설턴트들의 FD A경력을 합치면 도합 70년이 넘죠. 재니스 랜시타 박사, DABT가 독성학/약리학을, 두공 우 박사가 CMC, 제약 GMP 및 관련 규정을, 찰스 안이 제약 GMP 및 관련 규정을, 그리고 최 윤 박사가 특허를 담당합니다."

▶ 안바이오컨설팅에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나요.

"IND, NDA, BLA 부문의 포괄적이고 전략적 신약개발 플랜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요, Pre-IND(비 임상시험) 단계부터 신약 및 새로운 생물의약품 허가신청에 이르기까지 규제 대응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임상시험 승인신청서(IND) 및 신약 허가신청서(NDA) 내역 검토도 포함됩니다.

Pre-IND meeting 회의, End of Phase 2 meeting, Type C meeting 등 각종 회의 준비를 지원해 FDA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촉진되도록 안내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임상시험 위탁기관(CROs)을 선정할 수 있도록 돕고, 이렇게 선정된 CROs가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합니다."
 
▶ 어쩌다 FDA와 인연을 맺으셨죠?

"어느 한 회사의 이익창출을 위해 일하는 것보다 대중을 위한 연구를 하고 싶어 1990년 FDA에 Research Scientist로 입사했죠.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FDA 주기능인 Regulatory Review의 중요성을 알게되고 흥미를 느껴 Review Branch로 옮겼죠. 규제과학자로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어요."

▶ 재미있으셨나요?

"그런가 봅니다. 3 년후 대사계·내분비계 임상약리학팀 리더로 승진해 일을 더 깊고 넓히 익혔죠.  2006년 FDA 임상약리학국 부국장으로 승진해 시니어 리더십팀에 자리잡았어요. 부국장 재직시 소화기내과 제품, 선천적 결손 희귀 의약품, 골(bone), 생식·비뇨기 제품, 피부과·치과 관련제품 분야의 신약개발 및 인허가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과학적 접근법 적용을 주도했어요."

▶ 열정적으로 일하셨네요.

"흥미있는 일들을 스스로 찾아 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신약개발국(OND: Office of New Drugs)에선 생물제제, 바이오시밀러, 후발 단백질의약품 및 기타 관련성이 있는 고분자 제품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정책·전략 수립 선임 자문관으로 활동했어요."

▶ 신약개발의 역량이 늘어날수록 국내에서 FDA를 더 알기위한 열망도 커졌는데요, 어떤 역할을 하셨나요?
  
"1997년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FDA 전문가 워크숍을 주관한 것을 계기로 지난 10여년간 매년 한 두 차례 신약개발에 관한 의제를 갖고 한국에 왔어요. 한국의 제약업계와 학계, 다수의 학회와 협회, 그리고 한국 식약처와 협력해 컨퍼런스를 열었고, 개별 단체들의 초청으로 FDA 직접 경험을 나누기도 했죠."

▶ 방문기간 중 한국에서 어떤 영감을 얻으셨나요.

"여러 활동을 통해 한국의 신약개발에 대한 열정을 알게됐고, 이를 뒷받침할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체감했어요.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춰 미국 FDA 승인을 받으려는 쪽으로 목표 설정을 하는 것이 한국 신약개발산업의 현추세인 것도 보았어요."

▶ 안바이오컨설팅이 설립된 배경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FDA문을 두드리는 제약, 생명공학 기업, 벤처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되고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예정보다 조금 일찍 FDA를 나왔어요." 

안해영 안바이오컨설팅 대표는

2006~2017: FDA, CDER, OCP 부국장
1995~2006: FDA, CDER, OCP 임상약리학팀 리더
2002~2005: FDA, CDER, OCP 임상약리학 평가위원(Reviewer)
2000~2002: FDA, CDER, OCP lab 연구원
미시간대학 포스트닥터 과정
웨스트버지니아대학 제약학 박사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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