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아마존의 같은듯 다른 헬스케어 전략 ①

구글과 아마존, 지구를 지배해버릴 태세로 우리 삶 모든 부분에 스며들고 있는 이 무서운 두 기업이 또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사람들은 두려움과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런 구글과 아마존이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을 두지 않을 턱이 없으며 그들의 비전은 어느 정도 공개도 돼있다. 두 공룡이 꿈꾸는 헬스케어의 미래는 아마도 그들의 생각대로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것은 그들이 정보통신기술(ICT) 전 분야를 장악하고 있으며, ICT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산업 분야는 이제 상상하기 어려워졌다는 현실로부터 유추해볼 수 있다. 

헬스케어가 ICT 기술과 결합하는 추세는 더이상 새롭지 않으나 헬스케어의 본질적인 영역까지 장악한 기업이나 서비스는 아직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두 영역의 결속,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ICT 기업이 헬스케어 산업을 완전히 재편하려는 노력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승부는 어떤 기업의 혁신이 표준으로 자리잡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

구글과 아마존이 헬스케어 분야에 접근하는 전략은 기본적으로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형태를 보인다. 그나마 공통적인 것은 두 회사의 비전 모두 아직은 초기단계이며 현실적으로 산업의 근간까지는 아직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으로 구글과 아마존이 어떻게 자신들의 사업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며, 헬스케어 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는 대부분 희미한 전망 혹은 상상 속 영역에 머물고 있다. 

우리가 구글과 아마존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

구글의 전략은 매우 명확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 이상을 파악해내기는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AI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헬스케어 영역에 결합시키겠다는 큰 그림으로 요약된다. 구글은 자사 홈페이지 속 헬스케어 사업 페이지에 "AI가 의사들로 하여금 환자를 더 잘 치료할 수 있도록 새롭고 유용한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의료분야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구글은 또 "우리는 의료서비스의 접근성과 정확성을 드라마틱하게 개선할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며 최근 진전을 이뤄낸 분야로 안과와 디지털 병리학 분야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반면 아마존의 전략은 구글에 비해 상대적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창업자 제프 베조스도 비밀주의자에 가깝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베조스는 "말할 수 있을 때 말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2014년 말한 적이 있다. 2016년 들어 베조스의 생각은 좀 더 구체화됐다. 그는 "헬스케어는 머신러닝과 AI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산업군 중 하나라고 본다. 그리고 에코와 알렉사가 그 부분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고 했다. 에코는 스피커고 알렉사는 그 안에 들어간 AI 플랫폼이다. 아마존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무엇을 하려는지는 이 말로 상당부분 구체화 됐다. 

한편 구글은 2015년 세운 모회사 알파벳 아래 의료분야와 연관된 자회사 3개를 두고 있다. 구글의 헬스케어 영역과 관련한 보고서는 대부분 이들 3개 회사의 사업방향을 분석한 것들이다. 

우선 의료기기와 의료 데이터 관련 연구를 하는 베릴리(Verily)다. 베릴리는 기존 헬스케어 업체나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공동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헬스케어 기관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각종 의료데이터를 구조화 시키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릴리는 니콘의 자회사 옵토스와 협력해 당뇨병성 망막증 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칼리코(Calico)다. 인간의 수명이나 노화를 연구하는 조직이다. 나머지 하나는 그 유명한 딥마인드(DeepMind)로 AI 분야 연구를 총괄한다.

세 회사가 연구하는 분야 혹은 도구는 상이하지만 공통적인 핵심 영역은 결국 AI다. 구글은 AI를 활용해 의료데이터 생성 및 관리에서부터 검진, 진단, 만성질환 관리 등 분야를 공략하는 전방위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일종의 문어발식 투자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무엇이든 하나만 걸려라"는 식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구글이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질병군만 심장질환, 파킨스씨병, 다발성경화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행동장애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져 있다.

(알려진) 속도가 결과까지 좌우할 것인가

아마존은 2017년 의료분야를 연구하는 1492라는 조직을 출범시켰다. 유명 의사와 FDA 출신 인사도 영입했다. 1492는 JP모건체이스, 버크셔해서웨이 등 투자기관과 함게 헬스케어 사업을 다룰 법인도 설립했다. 이 법인은 기업의 의료보험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알려진 사건은 3월 발생했다. 아마존은 매년 3월 'MARS 컨퍼런스'를 열어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헬스케어 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헬스케어 전략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라 평가했다. 초청을 받은 인사만 참석할 수 있는 이 행사에서는 '목소리에 기반해 정신ㆍ신체 상태를 진단하는 AI', 이동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을 위한 의류, 소리를 촉각으로 알려주는 장치 등 IT 기반의 헬스케어 제품들이 소개됐다. 아마존이 일련의 신호들을 어떻게 짜맞춰 헬스케어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베조스 말대로 "말할 수 있는"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마존에 비해 보다 구체적인 전략을 공개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구글은 헬스케어 산업이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완전히 재편될 것이란 확고한 믿음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도 이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구글만큼은 아니다. 이들 중 구글이 AI 관련 인수합병에도 가장 적극적이며 각종 회사 발간 보고서 중 헬스케어 분야 내용에서 AI를 언급하는 빈도도 수치상으로도 타 기업에 비해 월등히 많다.

(2편에서는 구글과 아마존의 구체적인 헬스케어 사업 전략과 성과를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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