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자녀들의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주려는 학부모들이 홍경천을 주목하고 있다.

건망증 등 인지개선을 돕는다는 총명탕이 수험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관심을 모은 이래 에너지 생성을 촉진하는 물질, 신경전달물질을 형성하는 글루타민 성분 결합 일반약, 피브로인 추출물로 만든 건강기능음료 등이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은행잎 추출물 주사제,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제까지 '공부 도우미'로 부각되기도 할 만큼 대한민국에서 공부는 빼놓을 수 없는 마케팅 공략 대상이다.

최근 들어 홍경천(로디올라 Rhodiola)이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을 높여 학습 효과를 증가 시킨다'고 알려져 이 추출물을 함유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매년 7~8월 초가 되면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피로를 풀어주는 제품이 있는지 문의하는 40~50대 주부들이 많다. 특정 성분이나 제품을 사전에 파악해 약국에 와 판매 여부를 물어보는데, 최근 들어 '홍경천 추출물 함유 제품'을 찾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등지서 자생하는 바위 돌꽃으로 최악의 환경에서 견디기 위해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활성 성분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알려진 홍경천은 '과거 구소련의 우주인들이 훈련 중에 섭취했다' '중국 황제들이 황금 뿌리가 자랐던 시베리아로 특별원정대를 보냈다' '홍경천은 인삼의 약리작용을 능가한다'는 기록도 있을 만큼 예전부터 유명세를 타왔다.

실제 아르메니아 의과대학 신경외과 교수 Vahagn Darbinyan 연구팀은 2000년 저널 Phytomedicine에 발표한 '홍경천 추출물 섭취가 야근 시간 동안 피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인체 적용' 시험 결과, 야근과 같은 일반적인 스트레스 피로를 감소시켰다.

또 러시아 모스크바 보건부 V.A. Shevtsov 연구팀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수험생의 피로에 홍경천 추출물의 저용량 반복 섭취가 미치는 인체 영향'에 대해 알아본 시험에선 추출물이 정신적 피로도를 감소시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4년 홍경천 추출물을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 원료로 인정했다.

약사들은 "홍경천 추출물이 스트레스가 원인인 피로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집중력·기억력 향상 작용으로 학습 효과가 발생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홍경천에 주목하는 가운데 제약회사와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앞다퉈 ‘홍경천 추출물’ 함유 제품을 출시했다.

일동제약은 '마이니 스트레스 케어B'를 출시했는데 여기에는 홍경천추출물과 함께 비타민 B1·B2·나이아신·B6·엽산 등 활력비타민B군을 추가해 구성했다. 피로 개선은 물론 체내 에너지 생성과 대사 활동을 고려한 처방이다.

동원 F&B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GNC는 'GNC 홍경천 추출물 340'을, 간을 보호한다고 제품을 알린 애터미 사의 '애머티 홍경천 밀크씨슬' 등이 판매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홍경천 추출물이 함유된 제품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은 약국 혹은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쇼핑몰을 방문해 함께 함유된 성분과 복용 방법을 확인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