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 3제 포화… 한미, 아모잘탄 4제 허가 신청
병용타당 고려하며 시장 리딩 · 신약개발 역량 갖출 계기

여러 종류의 약을 한 번에 복용할 '복합제' 개발이 매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에게는 복용 편의성 향상의 기회를, 제약사에게는 시장 선점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부터 새 조합의 복합제는 매해 100품목 이상 허가를 받고 있다. 포화되기 전 시장을 선점하려는 제약업계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고혈압·고지혈 4제 복합제 허가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미약품 '아모잘탄'
한미약품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부터 개량신약과 자료제출의약품의 '새로운 조성의 복합제' 국내 개발 건수가 늘고 있다. 2017년 55품목이었던 데 비해 2018년 111품목, 2019년 106품목으로 100여 품목 이상 허가받고 있다.

대부분 만성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치료제가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3제 성분으로 구성된 고혈압·고지혈 복합제 허가도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 복합제 개발 분위기가 이뤄진 데는 한미약품 경험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고혈압 복합제 '아모잘탄' 등 '아모잘탄 패밀리'는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3제 복합제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를 더해 아모잘탄 패밀리가 되는데 지난해 보험약가 기준 도매업체와 약국 출하액으로 1021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2009년 출시된 아모잘탄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CCB 계열 '암로디핀'과 ARB 계열 '로잘탄'을 복합한 세계 최초의 복합신약이자 정부로부터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은 국내 최초의 복합신약이다.

한미약품은 패밀리의 4번째 품목 허가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암로디핀'과 '로잘탄' 그리고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결합한 4제 복합제의 허가신청서를 지난 7월 식약처에 제출했다. 3제 고혈압·고지혈 복합제는 많지만 4제 복합제는 현재 없다. 허가를 획득할 시 한미약품은 첫 4제 복합제를 확보하게 되는 셈. 1000억원이 넘는 아모잘탄 패밀리의 기록에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이밖에 한미약품의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은 올해 매출 1000억원에 도전하는 등 자사 복합신약을 성장동력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들어 국내 개발 복합제는 '만성질환'이나 '경구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안질환과 전립선비대증 등 환자의 편의성 향상이 필요한 질환이라면 개발에 뛰어드는 제약사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종근당은 2018년부터 기존 녹내장 치료제인 트루솝 성분 '라타노프로스트'와 잘라탄 성분 '라타노프로스트' 복합제 'CKD-351'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미약품, 종근당
(왼쪽부터) 한미약품, 종근당

휴온스는 항염 효과의 '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 보호 효과의 '트레할로스'를 조합한 개량신약 '나노복합점안제'(HU-007)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지난 7월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사이클로스포린, 히알루론산 등 단일제의 치료제만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영역에서 안구건조 증상을 신속히 개선하도록 설계됐다. 

동국제약은 세계 최초로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두 성분을 더한 전립선비대증 개량신약 후보물질 'DKF-313'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개발하고 있다. 이 사례 모두 치료제를 장기복용 또는 투여해야 하는 질환 특성상 환자의 편의성 향상과 시장 선점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합제를 개발할 때는 해당 적응증에 대한 개개 주성분의 병용 타당성을 고민한다"며 "새 조합의 복합제나 개량신약은 제약업계의 신약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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