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가 경구용으로, 경구용은 경피흡수제형으로
다시 경구용은 주사제로 돌고 도는 신약개발 사례

배노을 비앤피코리아 대표

한미약품의 Orascovery 기술인 항암신약(오락솔, 경구용 파클리탁셀)이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우선심사(Priority Review)에 2020년 9월 1일자로 지정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한미약품이 직접 미국에 판매하지 않고 파트너사 아테넥스를 통해 현지 허가 및 판매가 진행되는데, 아테넥스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9월 1일(현지시간) 미국 FDA가 오락솔의 신약허가신청(NDA, New Drug Application)을 접수하면서, 우선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되었다고 보도자료를 통하여 밝혔습니다.

우선심사 제도는 의약품 인허가에 있어서 일종의 Fast Track(신속승인절차)으로서, 최근에 COVID-19 백신이나 치료제의 허가사례에서도 보았듯이 긴급하고 심각한 질병의 치료, 진단, 예방 측면에서 약물유효성 및 안전성이 어느정도 예상되는 의약품을 대상으로, 약 1년가량 소요되는 일반심사를 면제해주고 신약 승인 여부를 절반인 약 6개월내 결정하는 우선심사제도입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FDA허가가 기대된다고 합니다.

원료의약품 성분명인 파클리탁셀(Paclitaxel)은 1962년에 발견된 항암물질인데, 식물인 주목나무에 극소량(주목나무 껍질에서 추출되며 나무 1그루에서 0.5mg도 나오지 않음)이 추출됩니다. 이 식물성 항암원료 추출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이 로버트 홀튼(Robert Holton)인데 1989년에 파클리탁셀의 전구체인 10-DAB 양산방법을 개발하고 BMS에 이 특허기술을 판매하여 수천억의 기술료를 받게 됩니다. 이후 기술을 사들인 BMS(Bristol-Myers Squibb)는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성장시키게 됩니다. (BMS TaxolTM, 유방암 난소암 위암, 폐암등 적응증)

국내에는 삼양사(삼양바이오팜 제넥솔 개발 생산,보령제약 판매)가 잘 만들고, 알려진대로 BMS의 Original 제형은 주사제(Injectable, 정맥주사)입니다.

보통 정맥주사로 3~24시간 투여(점적)되는데, 항암제 투여 시 입원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항암성분(Cyto-toxic)으로 인하여 정맥 주사부위 통증이나 혈관염증등의 문제가 있으며, 면역력이 저하된 암환자에게 기타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맥주사제의 문제를 유사한 생체이용율의 경구용으로 개발하여 해결한다면 미충족수요(Medical Unmet Need)가 충분이 있는 분야입니다.

문제는 경구용으로 복용했을 때, 많이 복용해도 위장관(Gastro intestinal)에서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미약품은 위장관으로 흡수를 유도하는 Carrier(*Orascovery 특허기술)를 항암성분인 Paclitaxel과 붙혀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DDS(Drug Delivery System)로 해결하고 개발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한미약품이나 대화제약이 주사제형을 경구용(Oral Dosage Form)으로 전환 개발 했습니다.

DDS(Drug Delivery System)가 재미있는 것이 이렇게 한미약품은 주사제를 경구로, 반면에 아이큐어(대표이사 최영권)는 경구용 도네페질(파킨슨 치매)을 경피흡수제형으로, 또 다른 대웅제약, 동국제약, 지투지바이오(대표이사 이희용)등 신약기업은 경구용 도네페질을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기도 합니다.

성분이 다르긴 하지만, 주사제가 경구용으로 경구용은 경피흡수제형으로, 다시 경구용은 주사제로 돌고 도는 투여경로 변경의 재미있는 신약개발 사례들입니다.

한편, 한미약품의 Oral Paclitaxel(오락솔TM)을 FDA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신청한다는 데 제가 놀란 것은 한미약품이 이 주사제->경구용 전환기술을 2000년대 초중반부터 개발해 왔다는 것입니다.(거의 15~20년 된 기술)

요즘에 바이오 제약업계에 신약기업들이 활발하게 활동(창업-펀딩-임상-기술이전 또는 제품시판)하고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지만 신약개발 및 허가 상용화(특히 항암제)는 최소 10년 5000억~1조가 드는 High Risk 산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동시에 그 만큼 오랜시간 연마한 한미약품 Orascovery기술이 포스트(Post) 임성기 시대를 여는 한미약품에 옥동자가 되면서, 대한민국 신약개발사의 또다른 이정표(Milestone)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필자=비앤피코리아 배노을 대표는…

의약품 무역컨설팅 업체인 비앤피코리아 창업 전에 한독·아벤티스(외자구매)→중외제약(해외사업, 개발)→한미약품(해외사업, 라이센싱)→세원셀론텍(세포치료제, 해외마케팅)등의 기업을 거쳤고 겸직 및 컨설팅 형태로 아모젠(ODF 필름)→아이큐어(경피흡수제형, 해외사업본부장)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베타글루칸을 개발하는 큐젠바이오텍의 사외이사로 겸직 중이다.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서 산업약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치매환자의 의약품 복용실태 및 제형 다변화를 통한 치료효율성 개선방안 연구’라는 경피흡수제형 관련 논문도 썼다. (www.bnp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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