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소아감염학회(회장 김종현) 2018 춘계학술대회에선 주목할 만한 두 외국 연자 특강이 진행됐다.

첫 강연은 일본 큐슈대학 쇼치 오가(Shouchi Ohga)교수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관련 면역결핍질환들(Epstein-Barr Virus Immunodeficiency Diseases)이라는 주제로, 다른 특강은 미국 하버드대학 보스톤 소아병원 케네스 매킨토시(Kenneth McIntosh)교수가 '인플루엔자백신: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많은 과제들(Influenza Vaccine: Some Successes, Some Failures, Many Questions)'이란 핫한 주제로 발표했다.

요즘 세계보건기구(WHO)의 예측과 불일치한 바이러스의 유행(mismatch)으로, 특히 백신효과 논란을 유발하는 H3N2균주의 경우 학계는 계란에 균주의 적합화과정(adaptation)에서 변이(mutation)가 생기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문제를 우리나라 안으로 끌여들여 보면, 현재 국내에는 계란배양 인플루엔자백신과 세포배양 인플루엔자백신 두가지가 유통중이다.

이러한 현실과 학계 논란 속에서 '임상의사로서 어느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를 묻는 플로어 질문에 대해 매킨토시교수는 "한마디로 '차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It doesn`t really matter!)'"고 답변했다.

매키토시 교수는 세포배양백신이라 하더라도 초기 시드바이러스(seed virus)조제과정에서 계란배양백신과 동일한 계란으로 배양한 바이러스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제조사들이 취해야 할 방향은 두가지라며, 기존 방식말고 유전자재조합으로 시드바이러스를 생산하거나, 현재의 서브유닛(subunit) 또는 스플릿(split) 백신에서 공통항원을 지니는 유니버설(universal)백신으로 갈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론적으로는 이런 주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나 현장에서 적용은 녹록치 않다는데 있다. 유니버설백신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지 이미 십수년이 지났지만 어느 회사도 이 방향에서 좀처럼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재 바이오기술수준에서 가능한 최선의 방향은 균주의 함량을 지금보다 늘리거나 어쥬번트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주목을 끄는 또 하나의 내용은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소아과 김기환 교수가 발표한 '증가추세의 노로바이러스(Norovirus on the Rise)'가 있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증상이 있는 재감염이 흔한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인구집단내에 여러 형태의 균주(strains)들이 지속적으로 교체(replacemnent)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전형(genotype)별로 증상의 차이가 심하며 걸린 개인의 차이 역시 무척 큰 것으로 밝혀졌는데 소아와 성인간 증상 역시 다른 것이 특징이다.
 
또 만일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IgG가 아닌 IgA로 방어를 해야 하는 까닭에 주사제보다 경구제 또는 비강내분무형태가 더 바람직하다. 현재 가장 진도가 빠른 회사는 임상2상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학회 오후 세션에선 올해 8월 정년을 앞둔 서울대 이환종 교수와 연세대 김동수 교수의 정년 기념강의도 있었다.

25년전 동학회의 창립멤버인 경희대 차성호교수와 가톨릭대의 허재균 교수도 이번 학회를 끝으로 은퇴를 한다.

지난 2월에 정년으로 현직을 떠난 가톨릭대 강진한 교수, 한양대 오성희 교수, 한림대 김광남 교수를 포함하면 동학회창립을 사실상 주도했던 원년멤버들은 거의 떠나 소아감염학회는 이른바 세대교체가 완료되는 셈이다.

학회의 현회장은 가톨릭의대 성빈센트 병원 소아과 김종현교수이고 부회장은 서울의대 소아과 최은화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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