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타민 문자주문 했더니 가격·배송정보 바로 답변

약국과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캡쳐)
약국과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캡쳐)

엄마들 모임을 표방한 네이버 S카페 게시판.  

“택배 가능하고 저렴한 약국 아시는 분?”        

“○○약국이요. 10만원 이상 무료 배송 해주세요.” └ 저도 여기 이용해요. 문자로도 연락되고 편리~!

“저는 □□약국이요. 동네약국보다 최소 3만원 정도는 싸게 산 것 같아요.”

오가는 말로 보면 일반적인 제품의 가격·구매처 정보를 공유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대화는 일반의약품을 싸게 택배로 배송해주는 약국 정보를 맘카페 회원들끼리 주고받는 내용이다. 실제 이런 형태의 구매는 모두 불법이다.

게시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J동 O약국에 공유받은 대로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S카페 회원분께서 ○○약국 추천해주셔서 메시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임팩타민 프리미엄 300정짜리 배송받고 싶은데요. 가격과 배송 소요 기간이 궁금합니다.”

답 문자는 3분 만에 왔다. “300정 90,000원에 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300정은 생산을 하지 않아요. 유효기간은 2020-03-06까지예요. 필요하시면 좀 사 놓으세요. 그리고 120정은 계속 생산하지만, 가격이 올라갑니다. 배송은 내일 도착합니다.”

또, J동 B약국에도 전화를 걸었다. “제가 지방에 살고 있는데, 임팩타민 프리미엄 배송받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이 약국 또한 흔쾌히 가능하다는 대답과 연락처와 이름을 남기면 가격과 배송 소요 기간을 상세히 알려 주겠다고 답변했다.

폐쇄형으로 운영되며 지역 생활 정보를 주고받는 일명 ‘지역 맘카페(이하 맘카페)’와 일부 약국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불법 거래가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이 약국 약사는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 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 약사법 제50조제1항을 위반한 것이다.

맘카페 회원들과 약국 간 커넥션은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해외직구 전문인 M카페에서 서울 N동 P약국, 지방 I지역 맘카페에서 W약국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당시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의 페이스북 글
당시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의 페이스북 글

3년 전 대한약사회는 ‘의약품 택배 배송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문제약국들로부터 자발적 근절을 약속을 받았으나 불법행위는 계속되고 있었다. 당시 조찬휘 약사회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간담회 결과를 공유하며 “향후 의약품 택배 배송 신고 또는 적발될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관계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까지 밝혔었다.

그렇다면 약국들이 맘카페 회원 등을 대상으로 택배판매를 하는 이유는 뭘까?

약사회 전 임원인 P씨는 “경영이 어려워진 일부 대형약국들이 폐쇄형 커뮤니티나 지인 추천 등을 이용해 불법 택배 판매를 하고 있는데, 은밀히 이루어지다 보니 실체가 쉽게 드러나지는 않는다”며 “일반택배 차량을 이용해 약을 배송하다 보면 손상되거나 변질할 수 있는데, 불법 이전에 국민 건강 보호 차원에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2008년 판결에서 “제50조제1항 본문의 규정은 의약품이 주문, 조제, 인도, 복약지도 등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이 약국 또는 점포 내에서 이루어지거나 그와 동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약사와 의약품 구매자 간 직접적인 대면을 전제로 한 판매만을 인정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한약사회와 행정당국은 일부 약국들의 불법적 음성거래를 방조하지 말고 사태를 파악한 후 근절될 수 있도록 단속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