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MA는 장기간 노출되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그렇게 발표했다. 적어도 3년간 노출되면 1만1800명 중 1명 꼴로 암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네릭사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됐다. 업체명과 품명이 국민들에게 공개되고, 판매금지니 급여정지니 등등 딱지가 붙었다.

정작 이들 제품을 허가한 건 식약처인데 그렇게 단죄하고 있다. 그래도 국민을 위한 조치라니 일단 공감한다고 치자.

이번 발사르탄 사태는 황하이사 원료에서 시작해 대봉엘에스 원료까지 2차 파동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식약처는 6일 꼼꼼한 자료를 준비해 발표했다. 복지부도 함께 힘을 보탰다. 자료는 정제돼 있어서 그 자체로도 이해될만큼 정리가 잘 돼 있었다.

좀 우스운 건 황하이사와 제조방법이 다르다면 NDMA가 검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자신했는데, 적어도 등록기록상으로는 다른 용매를 쓴 대봉엘에스 원료에서 검출된 결과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희박'이 왜 '검출'로 바뀐건 지.

어쨌든 대봉엘에스 원료를 사용한 완제의약품을 복용 중인 18만명이 넘는 환자는 또 약을 바꿔야 할 상황이 됐다. 더구나 이중 1만5000여명은 지난 황화이사 원료 완제의약품을 복용하다가 하필 대봉엘에스 원료 완제의약품으로 바꾼 환자다보니 식약당국은 고사하고 해당 품목으로 재처방하거나 교환해 준 의료기관과 약국도 민망해졌다.

식약처는 그래도 지난번 매뉴얼과 동일하게 환자를 확인해서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재처방 등을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6일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주문한 내용이다.

그런데 같은 날 오전 관련 식약처 브리핑에는 전문언론이 없었다. 아니 데일리팜이 유일하게 현장에 있었다. 우연히 취재과정에서 브리핑 사실을 접하고 허겁지겁 담당기자가 오송행 SRT를 타고 내려가 겨우 현장 그림의 일부가 됐다.

구전에 의하면 "오고 싶으면 와도 된다"고 선심을 쓰듯한 말을 들었다고 한다. 발사르탄 사태를 풀어가면서 의약계에 손을 벌리고 있는 식약처가 전문언론을 응대하는 태도다.

사실 전문언론과 식약처는 오랜기간 친구였다. 허물을 덮어주고 못 본 채 해서가 아니다. 대중지나 방송은 이슈가 터지면 식약처에 매운 채찍을 들고 항상 관찰하고 있었다는 듯이 살을 쏘아대지만 전문언론은 항상 식약처, 산업계 등과 동고동락하면서 견제와 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적어도 의약품 영역에서 이런 견제와 균형은 오랜기간 지속돼 왔고, 전문언론은 현 의약품 규제과학이 확립되는 데 일조해왔다고 자부한다. 이런 세월이 수십년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기자가 데일리팜 의약행정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종종 느꼈던 일이지만, 대중언론 출신 대변인이 취임한 뒤로부터 전문언론은 뒷전이라는 말이 돌았다. 후배기자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땐 미안하게도 그를 나무랬다. 더 열심히 하라고.

그러다가 이번 발사르탄 사태에서 이른바 전문언론 '패싱'을 경험하고, 식약처의 전문언론에 대한 진정성을 이제서야 알게됐다. 대중언론만 다독이면 된다? 그런 것들. 그 때 핀잔을 당했던 후배에게 미안하다.

전문언론에서 15년 '약밥'을 먹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쑥스럽다. 더구나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이라는 새 모토를 내걸고 창립한 지 4개월째 접어든 히트뉴스여서 더 그렇다. 그래도 '패싱'에 대한 기록은 남겨야 할 것 같아 이렇게 쓴다.

"식약처는 2018년 8월 어느날, 발사르탄 사태를 풀어가기 위해 의약계에 손을 빌리면서 정작 전문언론은 '패싱'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