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경 처장-김대업 회장 간담… 이달 제도 종료, 향방 논의
약사회 "종료 혹은 연장 여부, 이달 20일 결정된다고 들었다"

'공적마스크' 개념을 만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가 원래대로 이달 30일에 끝날 수 있을까. 식약처와 대한약사회는 공적마스크 출구 전략을 고민하는 모양새다.

좋은 평가를 받아 온 공적마스크가 이젠 시장의 '부담'이 될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김대업 약사회장의 발언에 따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4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이 4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실)

이달 1일부터 정부는 마스크 공적판매 물량을 생산량의 '80%'에서 '60%'로 줄였다. 공적마스크보다 낮은 가격의 사적마스크가 시중에 유통되면 오히려 "공적마스크가 비싸다"는 인식도 갖게 된다는 논리다.

이에 이의경 식약처장도 "충분히 그 점을 고려하겠다"고 동의했다. 공적마스크 제도가 고시 종료일대로 이달 30일에 끝날지, 연장될 지는 정부 결정에 달렸다.  

이 처장은 4일 오후 공적마스크 주요 공급처로서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힘 쓴 전국 약국들과 대한약사회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약사회를 찾았다. 이어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을 만나 약국 현장의 애로사항과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따른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이 처장과 김 회장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80여 분간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공적마스크 개념이 비롯된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와 관련 현장 상황, 코로나19 확산세를 검토해 연장·종료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광민 약사회 정책기획실장은 출입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달 30일 고시가 종료 이후 체계를 논의했다. 양 측은 제도 운영 방향을 상의하며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는 데 있어 불안과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의경 처장이 대한약사회 사무국을 들러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제공=대한약사회)
이의경 처장이 대한약사회 사무국을 들러 직원들을 격려했다. (사진제공=대한약사회)

다만 '공적마스크' 공급은 약사회나 식약처만의 사업이 아닌,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진 국가적 사업이라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이 실장 설명이다.

현재 결정된 것은 전혀 없지만 이의경 처장은 이달 중순 공적판매 현장과 수급 상황을 보면서 결정된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늦어도 6월 20일까지 결정될 것을 들었다고 이광민 실장은 밝혔다.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사진제공=김병주 참약사약국 대표약사)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약국(사진제공=김병주 참약사약국 대표약사)

이에 대해 약사회는 현재 공적마스크 가격이 고정적이라 민간유통 시장과 비교하자면 제도를 운영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식약처에 전했다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공적마스크 제도는 가격과 공급을 안정시켰다. 다만, 보건용 마스크 생산업체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며 "여름에는 마스크가 남는 데다 가격적 요소에도 부담이 된다. 종합적인 틀에서 정책을 고민해달라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적마스크보다 저렴한 가격의 사적마스크가 유통되면 약국과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공적마스크 제도의 유지를 검토한다면 민간 시장 확대와 국민 수요 감소 등 코로나19 확산과 아울러 전방위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 재확산 등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해 식약처와 약사회는 마스크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기도 했다.

이 실장은 "약국이 공적마스크 판매를 하냐 마냐의 문제를 넘어 제도 자체가 시장 상황에 순기능일지, 부담일지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한 것"이라며 "오늘 회의를 통해 식약처와 결정하거나 합의한 사항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실장은 5일(오늘)부터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는 '비말 차단용 마스크'가 전국 약국을 통해서도 공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실장은 "처장님과 비말 차단용 마스크 공급을 논의하진 않았다. 공적마스크에 포함된다는 계획도 전혀 없다고 한다"며 "향후 시장 유통에 맡겨질 텐데, 약국도 의약외품 마스크의 판매처인 만큼 당연히 유통, 판매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의경 식약처장과 김대업 약사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공적마스크' 향방을 고민하자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처장은 "어려웠던 상황, 전국 약사님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 2월 말, 3월 초 마스크 대란 때는 해결될까 걱정도 있었다"며 "5부제라는 큰 배를 띄우면서 식약처와 약사회가 같이 승선해 함께 파도와 비바람 헤치면서 안정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처장은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 등교 개학이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생활방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마스크 수고를 더 부탁드리고자 한다"며 "애로사항은 마스크 범부처 TF가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감사하다. 국가적 재난극복 과정에서 식약처와 약사회, 2만3000여 약국이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사회가 약국과 약사에게 보내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 기쁘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그 과정에서 식약처도 고생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장의 포화 속에 마스크 한 장들고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향후 사항에 대해 원만히 정리되는 간담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식약처에서 김영옥 의약품안전국장, 문은희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장이, 약사회에선 김동근 부회장, 이광민 정책실장, 김대진 정책이사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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